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완봉입니다.
최근 고금리와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스타트업 업계의 자금줄이 급격히 마르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대표님이 예상치 못한 법적 위기에 직면하곤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투자사(VC 등)로부터 갑작스럽게 날아오는 'RCPS(상환전환우선주) 상환 청구 내용증명'입니다.
투자 계약서 조항에 따라 투자 후 3년이 경과하였으므로, 당사에게 투자원금 15억 원과 연복리 6%의 이자를 더한 상환금을 즉시 지급해 주십시오. 불응 시 법적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이처럼 느닷없이 수십억 원에 달하는 상환 청구서를 받아 든 대표님들은 눈앞이 캄캄해집니다. 운영 자금도 바닥을 드러내는 상황에서 당장 이 큰돈을 마련하지 못하면 회사가 부도 처리되거나 대표 개인이 형사 처벌을 받는 건 아닌지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이게 됩니다.
하지만 너무 당황하실 필요 없습니다. 상법은 주식회사의 존립을 보호하고 자본이 비정상적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강력한 방어벽을 마련해 두었습니다. 회사에 '배당가능이익'이 없다면, 투자사가 아무리 압박하더라도 당장 돈을 돌려줄 법적 의무가 없습니다.
오늘 글에서는 투자사의 RCPS 상환 요구에 맞서 대표님이 합법적·전략적으로 회사의 유동성을 지키고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실무 중심의 대응 전략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RCPS(상환전환우선주)는 원금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상환권', 우선주를 보통주로 바꾸는 '전환권', 배당을 우선적으로 받는 '우선권'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주식입니다. 겉보기에는 대출과 비슷해 보이지만, 상법상 RCPS는 엄연한 주식(자기자본)입니다.
이 차이에서 강력한 법적 방어막이 생깁니다. 은행 대출은 회사가 적자여도 반드시 갚아야 하지만, 주식의 상환은 상법에 의해 엄격한 제약을 받습니다.
상법 제345조(주식의 상환에 관한 종류주식)
① 회사는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회사의 이익으로써 소각할 수 있는 종류주식을 발행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회사의 이익'이 바로 배당가능이익입니다. 순자산액에서 자본금·자본잉여금·이익준비금·미실현이익 등을 뺀 뒤 남은, 실질적으로 주주에게 배당할 수 있는 잉여 자금입니다.
스타트업 상당수는 R&D·인건비 투자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어 배당가능이익이 0원이거나 마이너스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 상태에서 투자사에 상환금을 지급하는 행위는 상법상 '자본유지의 원칙'을 위반합니다. 오히려 대표님이 업무상 배임이나 자본 불법 환급에 따른 민·형사 책임을 지게 될 수 있습니다. 돈을 주지 않는 것이 아니라, '법적으로 줄 수 없는 상황'인 것입니다.
투자사들은 "계약서에 명시된 기간이 도래했으니 배당가능이익 여부와 관계없이 무조건 입금하라"고 압박하곤 합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확고합니다. 배당가능이익이 없는 상황에서의 상환 청구는 법적 효력이 없다는 것이 대법원 및 하급심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상법의 배당가능이익 제한 규정은 당사자 간 합의로도 배제할 수 없는 '강행규정'이기 때문입니다.
배당가능이익이 없다면 다음과 같은 법적 효과가 발생합니다.
투자사로부터 상환을 요구하는 서면을 받으셨다면, 아래 3단계에 따라 침착하게 대응하십시오.
최근 주주총회에서 승인된 재무제표(대차대조표)를 확보하고, 배당가능이익 존재 여부를 수치로 확인합니다.
회사는 상법으로 보호받더라도 대표이사 개인의 재산은 별도로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다음 조항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십시오.
이러한 독소조항이 있다면 투자사는 대표님의 개인 재산에 가압류를 신청하는 등 전방위 압박을 가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변호사와 함께 계약서 전반을 정밀 검토하고 방어 전략을 수립하십시오.
투자사의 압박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거나 "돈이 없으니 봐달라"고 감정에 호소하는 것은 최악의 대응입니다. 법률 전문가 명의로 아래 내용이 담긴 답변서(내용증명)를 발송하여 상대방이 무리한 소송을 재고하도록 해야 합니다.
명확한 법리적 답변을 받은 투자사 측 법무팀은 무리한 소송으로 승소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상환 기간 연장이나 보통주 전환 등 현실적인 협상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Q1. "계약서가 상법보다 우선하므로 적자여도 무조건 갚아야 한다"고 합니다. 사실인가요?
아닙니다. 배당가능이익으로 상환을 제한하는 상법 규정은 주주 간 형평성과 채권자 보호를 위한 강행규정입니다. 당사자 간 합의로 이를 배제하는 계약 조항은 법적으로 무효입니다.
Q2. 상환이 유예되는 동안 투자사는 어떤 지위를 갖게 되나요?
판례에 따르면, 상환 청구를 했더라도 실제로 주식이 소각되기 전까지는 주주의 지위를 그대로 유지합니다. 따라서 주주총회 소집 통지 등 주주로서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도록 주의하셔야 합니다.
Q3. 투자사가 대표이사 개인 자산을 가압류하겠다고 협박합니다. 실제로 가능한가요?
대표님이 계약서상 연대보증인으로 명시되어 있거나 개인 매수 약정에 직접 서명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합니다. 주식회사 제도에서 회사 채무와 대표이사 개인 재산은 엄격히 분리됩니다. 개인 서명이 없음에도 악의적으로 가압류를 시도하거나 협박한다면 오히려 법적으로 역대응할 수 있습니다.
Q4. 중간배당을 통해 억지로 배당가능이익을 만들어 상환하라고 압박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중간배당은 해당 사업연도 말 결산 시 배당가능이익이 발생할 것이 확실한 범위 내에서만 적법합니다. 무리하게 중간배당을 단행했다가 연말 결손이 발생하면 위법 배당에 해당하고, 이사가 변제 책임을 부담합니다. 투자사의 이런 요구에 쉽게 응해서는 안 됩니다.
RCPS 상환 분쟁은 상법에 대한 전문 지식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최초 투자 계약서의 문구 하나에 따라 방어 전략의 성패가 갈리는 복잡한 영역입니다.
법률사무소 완봉에서는 스타트업 투자 분쟁, 경영권 방어, 계약 독소조항 검토 등에 대한 전문 상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투자사로부터 상환 압박이나 내용증명을 받으셨다면, 법적 골든타임을 놓치기 전에 부담 없이 문의해 주십시오.
본 블로그의 내용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개별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계약서 조항에 따라 법적 판단 및 대응 방안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의 직접 상담을 통해 맞춤형 해결책을 마련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