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완봉입니다.
공동 창업자와 갈등 끝에 지분을 정리하고 마침내 '남남'이 되었을 때, 많은 대표님이 비로소 무거운 짐을 내려놓았다고 안도합니다. 서로 도장 찍은 청산 합의서에 "향후 이 계약과 관련하여 어떠한 민·형사상 이의도 제기하지 않는다"라는 문구까지 넣어두었으니, 이제 완전히 끝난 일이라 생각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비극은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찾아옵니다. 동업 관계를 정리하고 홀로 법인을 이끈 지 8개월쯤 지났을 무렵,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 사전통지서가 날아오거나, 동업 기간에 공급했던 장비의 결함으로 거래처가 수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오는 상황이 그렇습니다. 세무조사 결과 동업 시절 처리한 비용 중 일부가 증빙 미비로 불인정되어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를 합쳐 총 3억 5,000만 원의 추징금이 부과되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억울한 마음에 전 동업자에게 연락해 "이 세금은 우리 같이 일할 때 생긴 것이니 반반씩 부담하자"고 요구하면, 상대방은 이렇게 답합니다. "지분 양도하고 합의서까지 다 썼는데 왜 이제 와서 딴소리냐? 합의서에 '일체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고 적어뒀잖아. 법대로 해라."
혼자서 수억 원의 채무를 떠안고 도산 위기에 처한 대표님들께 명확히 말씀드립니다. 청산 계약서에 '우발채무 분담' 조항을 따로 적지 못했고, 강한 수준의 '부제소 합의'까지 했더라도, 전 동업자에게 그의 지분만큼 세금과 채무를 청구하여 회수할 수 있는 법적 방법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전 동업자가 소송 과정에서 가장 강력하게 꺼내드는 방어 카드는 부제소 합의(不提訴合意)입니다. "이미 이의 제기를 하지 않기로 정산 계약을 체결했으니, 이 소송은 부적법하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재판청구권을 포기하는 부제소 합의의 효력을 판단할 때 매우 엄격한 기준을 적용합니다. 핵심은 합의 당시 당사자가 예상할 수 있었던 상황에 한해서만 효력이 미친다는 점입니다.
대법원 판례의 태도
"당사자가 예상할 수 없는 법률관계에 대한 부제소 특약은 효력이 없으며, 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거나 사전에 부제소 특약을 하는 것은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대법원 1998. 3. 27. 선고 97다49732 판결 등 참고)
동업 청산 계약서를 작성할 당시, 재무제표나 장부에 세무조사 추징이나 거액 손해배상 청구 가능성이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았다면, 그 채무는 합의 시점에 객관적으로 인지하거나 예측할 수 없었던 우발채무입니다. 따라서 법원은 계약서에 "일체의 소를 제기하지 않는다"고 적혀 있더라도 이러한 우발채무에는 그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봅니다. 부제소 합의를 무력화하고 본안에서 실질적인 다툼을 벌일 수 있는 문이 열리는 것입니다.
"계약서에 '추후 세금이 나오면 반반씩 낸다'는 말이 없는데, 법적 근거가 있나요?"라고 묻는 분들이 많습니다. 청산 계약서에 관련 약정이 없더라도 민법의 두 가지 원칙이 청구 근거가 됩니다.
법적으로 동업 관계는 민법상 조합(組合)으로 평가됩니다. 외형상 주식회사 형태를 취했더라도, 실질이 두 사람이 자본을 대고 공동 운영하는 인적 결합이라면 주주 간 내부 관계에는 조합 유사의 법리가 적용됩니다.
동업 기간에 발생한 세금이나 거래처 채무는 공동으로 책임져야 할 조합채무입니다. 지분 정리 후 이 채무가 현실화되어 잔존 창업자 혼자 전액을 변제했다면, 전 동업자의 부담 부분까지 대신 갚아준 셈입니다. 대법원(2022다211416 판결 등)은 조합원 중 1인이 조합채무를 변제한 경우, 별도의 해산·청산 절차 없이도 다른 조합원에게 곧바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동업 청산 당시에는 '그 시점의 부채'만 반영하여 지분 가치를 산정했을 것입니다. 만약 3억 5,000만 원의 잠재 세금 채무를 알았더라면, 전 동업자가 가져갈 정산금은 그 절반인 1억 7,500만 원만큼 줄었어야 합니다. 전 동업자는 우발채무의 존재를 모른 채 온전한 지분 가치를 챙겨 나갔고, 남은 사람이 그 세금을 홀로 납부했다면, 전 동업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세금 분담 의무를 면한 이득을 얻은 것입니다. 이에 대해 부당이득반환청구로 환수할 수 있습니다.
법리가 아무리 탄탄해도 소송은 결국 '입증'의 싸움입니다.
첫째, 우발채무의 원인 행위가 동업 기간에 발생했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세무조사 결과통지서·결정결의서를 확보하여, 추징 원인이 된 과세기간이 전 동업자와 함께했던 시기임을 매칭시켜야 합니다. 손해배상 소송의 경우에도 납품 계약서, 사고 발생 시점을 담은 이메일이나 업무 메신저 기록으로 원인 행위가 동업 기간임을 확정 지어야 합니다.
둘째, 합의 당시에 해당 채무 발생을 전혀 예측할 수 없었음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청산 계약서 작성 당시 상호 교환한 재무상태표나 정산 내역서를 증거로 제출하여, 해당 세금이나 손해배상 채무가 장부에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 정산금 산정 과정에서 이 채무가 완전히 배제되었다는 사실을 판사에게 각인시키는 것이 핵심입니다.
셋째, 실제로 내가 돈을 지출하여 채무를 소멸시켰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구상권이나 부당이득반환 청구는 실제로 납부를 완료해야 성립합니다. 아직 납부 전이라면 법원으로부터 기각당할 우려가 있습니다. 분할납부 중이라면 납부한 영수증 범위 내에서 청구 금액을 설정하고, 나머지는 추후 청구하는 방식으로 소송을 설계해야 합니다.
Q1. 법인 주식을 양도하고 나간 경우에도 조합 법리를 적용할 수 있나요?
A. 원칙적으로 주식회사의 채무는 법인의 채무이지 주주 개인의 채무가 아닙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외형상 주식회사라도 실질이 동업자 간 인적 결합에 기초한 경우, 주주 간 내부 정산 관계에 민법상 조합 규정을 유추 적용합니다. 법인이 세금을 납부하여 법인 가치가 감소하고 잔존 주주가 피해를 입었다면, 동업 약정의 손익분배 비율에 따라 상대방에게 구상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Q2. 전 동업자가 "나는 영업만 담당했고 세무·재무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분담 의무를 면할 수 있나요?
A. 면할 수 없습니다. 동업 관계에서 손익 분배와 채무 부담은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지분 비율에 따릅니다. 역할 분담상 재무를 맡지 않았다는 사정은 내부 업무 방식에 불과할 뿐, 공동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우발채무에 대한 분담 의무 자체를 면하게 해주는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Q3. 세금이 고지되었으나 회사가 당장 돈이 없어 납부를 못 하고 있습니다. 체납 상태에서는 소송이 불가능한가요?
A. 실제 납부(출재)가 완료되어야 완전한 구상권이 성립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전액을 즉시 납부하기 어렵다면, 세무서에 분납 신청을 하여 일부라도 납부한 뒤 소송을 시작하는 전략을 취할 수 있습니다. 또한 "향후 회사가 세금을 납부할 경우 전 동업자는 지분 비율만큼 분담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의 이행 청구를 예비적으로 병합하는 정밀한 소송 설계도 가능합니다.
Q4. 소송 기간과 비용은 어느 정도 예상해야 하나요?
A. 구상금·부당이득반환 소송은 통상 1심 기준으로 6~10개월 내외가 소요됩니다. 입증 자료가 잘 정리되어 있을수록 기간이 단축됩니다. 승소할 경우 소송촉진법에 따른 연 12%의 지연이자를 가산하여 받을 수 있으며, 변호사 보수를 포함한 소송 비용의 상당 부분도 패소한 상대방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
동업 청산 합의서를 다소 미흡하게 작성했더라도, 법은 공동 채무를 혼자 뒤집어쓴 창업자를 방치하지 않습니다. 당시 예측할 수 없었던 수억 원의 세금이나 배상금을 혼자 감당하며 도산 위기에 처해 있다면, 지금이 법률 전문가의 도움이 가장 절실한 때입니다.
법률사무소 완봉에서는 동업 분쟁 및 구상금 청구 소송에 대한 전문 상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동업 정산서의 구체적인 문구, 지분 관계, 우발채무의 성격 등 사실관계에 따라 소송 전략과 승소 가능성은 크게 달라지므로, 관련 서류를 지참하시어 대면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