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완봉입니다.
IT 스타트업의 개발 PM인 A씨는 사무실에 상주 근무하는 외주 개발자 B씨와 슬랙(Slack)으로 수시로 소통합니다. "B님, 오늘 배포 버전에서 결제 모듈 버그가 발견되었으니 최우선으로 수정 부탁드립니다", "내일 오전 10시 데일리 스크럼 회의에 꼭 참석해 주세요."
팀원처럼 한 공간에서 일하던 어느 날, 프로젝트 종료 후 B씨가 고용노동부에 근로자지위확인 진정을 내고 불법파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청의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으며 일했으니 나를 직접 고용하라"는 것입니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A씨에게, 슬랙 메시지 이력과 출퇴근 보고 카톡은 불법파견을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가 되어버렸습니다.
IT 업계에서 외주 인력을 활용할 때 체결하는 계약은 대개 '도급계약'입니다. 그러나 계약서 명칭이 '도급'이나 '용역'이라고 해서 법적으로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법원과 고용노동부는 계약의 형식적 명칭이 아니라 실질적인 노무 제공 및 지휘·감독의 형태를 기준으로 파견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대법원(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등)은 적법한 도급과 불법파견을 구별하는 5가지 핵심 기준을 확립하고 있습니다.
과거 불법파견 분쟁은 주로 제조업 생산 현장을 중심으로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IT 업계 분쟁에서는 슬랙, 카카오톡, 지라(Jira), 팀즈(Teams) 등 협업 툴에 남겨진 대화 이력과 업무 기록이 가장 강력한 증거로 활용됩니다.
대법원은 협업 툴이나 업무 매뉴얼을 통한 간접적·기술적 통제 방식도 사용자의 '상당한 지휘·명령'에 해당할 수 있다는 법리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실무에서 무심코 보낸 다음과 같은 메시지들은 법정에서 결정적인 빌미가 됩니다.
도급 계약에서 원청 PM은 외주사 PM(현장대리인)에게 '이러한 결과물이 필요하다'고 주문해야 합니다. 그러나 실무 편의상 원청의 기획자나 PM이 외주 개발자 개인에게 직접 태스크를 배정하고 피드백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명백한 직접 지휘·명령에 해당합니다.
원청의 출퇴근 시스템에 외주 인력을 등록해 관리하거나, 지각·조퇴 시 사유를 보고하도록 요구하는 행위입니다. 휴가 신청서를 원청 PM이 직접 결재하는 것 역시 파견법 위반의 소지가 있습니다.
자사 개발팀의 스프린트나 데일리 스크럼 회의에 외주 개발자를 정규 팀원처럼 참여시켜 실시간으로 업무 현황을 보고받고 역할을 분담하는 경우입니다. 법원은 이를 원청 조직에 실질적으로 편입된 것으로 봅니다.
보안상의 이유로 원청 PC나 가상 데스크톱(VDI)을 제공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다만, 정당한 임대차 계약이나 장비 제공 약정 없이 노트북·모니터·유료 개발 툴 라이선스 등 인프라 전체를 당연하게 원청 예산으로 제공하는 행위는 외주사의 독립적 설비 미비를 드러내는 요소가 됩니다.
불법파견으로 최종 판정받을 경우 기업이 입는 타격은 다음과 같습니다.
Q1. 상주 근무 자체만으로 불법파견이 되나요?
아닙니다. 단순히 상주 근무를 한다는 사실만으로 불법파견이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법원 역시 정보 보안 등의 이유로 상주 도급이 불가피한 경우를 인정합니다. 핵심은 상주 공간에서 지휘·감독권이 실제로 어떻게 행사되는가입니다. 업무 지시가 외주사 PM을 경유하고, 원청이 근태를 직접 통제하지 않는다면 적법한 도급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Q2. 외주 개발자의 결과물 오류를 직접 지적하고 수정을 요청하는 것도 문제가 되나요?
산출물의 오류를 지적하고 검수를 거절하는 행위는 도급인의 정당한 검수권 행사입니다. 다만 개발 프로세스 중간에 "이 코드를 이렇게 고치라"고 수시로 직접 개입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계약서상 기능 명세 대비 오류가 발생하였으니 수급인은 조속히 하자를 보수하라"고 외주사 PM을 통해 문서화된 이행 요구를 하는 방식이 안전합니다.
Q3. 슬랙 채널을 반드시 분리해서 사용해야 하나요?
협업 효율을 위해 단일 슬랙 워크스페이스를 사용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외주 인력은 '단일 채널 게스트'로 등록하여 별도의 외주용 채널(예: #ext_dev_project)에서만 소통하도록 제한하는 것이 좋습니다. 해당 채널에서도 원청 담당자는 외주사 PM을 태그하여 의견을 조율하는 문화를 정착시키십시오.
Q4. 계약서에 '본 계약은 파견이 아니며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특약을 넣으면 안전한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파견법은 강행규정이므로 당사자 간의 사적 합의로 법 위반 책임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실질적인 근무 형태가 불법파견에 해당한다면, 아무리 강력한 부제소 특약을 넣더라도 법원에서 무효 처리되며 직접고용 의무를 피할 수 없습니다.
많은 IT 기업들이 '관행'이라는 이유로, 혹은 스타트업 특유의 유연한 문화라는 명목 아래 상주 외주 개발자를 자사 팀원처럼 활용합니다. 그러나 한 번 발생한 불법파견 소송은 회사의 존폐를 흔들 만큼 치명적인 비용과 법적 리스크를 동반합니다.
법률사무소 완봉에서는 IT 아웃소싱 계약 구조 검토, 업무 지시 프로세스 진단, 도급 계약서 작성까지 불법파견 예방을 위한 전문 상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재 상주 외주 인력 운영 방식이 걱정되신다면 언제든지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포스팅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법률 전문가의 자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