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다툰 뒤 학교에 낸 경위서에는 “밀쳤다”고 적었지만, 경찰 출석을 앞두고 당시 상황을 다시 정리해 보니 서로 몸이 부딪힌 과정이었다고 기억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단체대화방의 앞뒤 맥락이 빠진 채 제출돼 학생의 설명이 처음부터 거짓처럼 보일까 걱정하는 보호자도 적지 않습니다.
학교폭력 사안에서 학교 조사와 경찰 조사는 같은 일을 다루더라도 진행되는 절차와 확인하는 자료가 다를 수 있습니다. 학교에 제출한 문서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경찰에서 같은 표현을 반복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핵심 사실이 달라진다면, 무엇이 왜 달라졌는지를 시간순으로 설명할 준비가 필요합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상 학교폭력은 폭행이나 상해에만 한정되지 않습니다. 감금, 협박, 명예훼손·모욕, 공갈, 강요·강제심부름,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폭력 등 학생에게 신체적·정신적·재산상 피해를 주는 행위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 현장을 보거나 사실을 알게 된 사람은 학교 등 관계기관에 신고할 수 있고, 신고를 받은 학교장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 이를 알려야 합니다. 학교전담조사관은 피·가해 사실을 조사하고 사안조사보고서를 작성해 학교장, 전담기구, 교육지원청에 조사 결과를 보고하는 업무를 수행합니다.
다만 학교에 낸 경위서나 조사 과정의 설명이 법령상 정해진 명칭의 ‘학폭위 진술서’로 자동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이번 확인 범위에서는 학교전담조사관의 조사자료를 경찰이 반드시 제출받아 그대로 증거로 활용해야 한다는 일반 규정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학교 자료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학교에 제출한 문서, 대화 내용, 목격자 설명 등은 이후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함께 검토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학교용 문장과 경찰용 문장을 억지로 맞추는 것이 아니라, 실제 상황을 하나의 시간 흐름에 따라 일관되게 설명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학교에는 “장난으로 팔을 잡았다”고 적었지만, 경찰에서는 “상대방이 먼저 가방을 잡아당겼고 그 과정에서 팔을 잡게 됐다”고 설명하려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때 앞선 문서를 무조건 부정하기보다, 당시 어떤 질문을 받았고 어떤 내용을 빠뜨렸는지 정리하는 편이 필요합니다.
다음과 같은 순서로 준비해 볼 수 있습니다.
처음 제출한 문서를 그대로 확보합니다.
경위서, 확인서, 학교에 보낸 문자·이메일은 제출본과 초안을 구분해 보관합니다. 기억만으로 다시 작성하기보다 당시 사용한 표현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건 전후 상황을 시간순으로 적습니다.
장소, 시간, 함께 있던 학생, 대화의 시작, 신체 접촉 여부, 직후 행동을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억울했다”는 평가보다 누가 무엇을 했는지를 짧고 구체적으로 적는 편이 도움이 됩니다.
달라진 부분과 이유를 구분합니다.
‘학교에서 한 설명’, ‘현재 기억하는 사실’, ‘달라진 이유’를 나란히 적어 보세요. 당시 긴장해 일부 내용을 쓰지 못했는지, 질문이 특정 장면에 한정됐는지, 대화방이나 영상을 다시 확인한 뒤 기억이 구체화됐는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료는 원본과 전체 맥락을 보존합니다.
단체대화방은 문제 된 문장만 캡처하기보다 날짜, 참여자, 앞뒤 대화가 보이도록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영상은 파일 자체와 촬영 시각·전달 경위를 함께 정리하고, 목격자가 있다면 그 학생이 어디에서 무엇을 봤는지 메모해 둘 수 있습니다.
보호자가 작성한 문장과 학생이 직접 기억하는 내용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보호자가 사건 직후 들은 내용, 학생 본인의 기억, 자료로 확인되는 사실을 섞지 않고 출처별로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생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게 되는 경우, 경찰이나 검사는 신문 전에 진술거부권과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음을 알려야 합니다. 전체 질문 또는 일부 질문에 대해 진술을 거부할 수 있고, 진술거부를 이유로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됩니다.
모르는 내용을 추측해 답하거나 기억나지 않는 일을 단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실관계가 충분히 정리되지 않은 부분이라면, 자료를 확인한 뒤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밝히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변호인의 피의자신문 참여는 피의자 본인뿐 아니라 법정대리인,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변호인을 신문에 참여하게 해야 합니다. 소년에 대한 출석요구나 조사가 이뤄지는 경우에는 보호자 또는 보호자를 대신해 보호할 수 있는 사람에게 연락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조사 후 작성되는 피의자신문조서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조서는 학생에게 읽어 주거나 열람하게 해야 하며, 실제 진술과 다르거나 빠진 내용이 있다면 정정·변경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의견이 있다면 그 내용을 조서에 추가로 기재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신체 접촉의 방식·순서·횟수와 당시 발언은 표현 하나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회의는 원칙적으로 비공개입니다. 다만 피해학생·가해학생 또는 각 보호자는 회의록의 열람·복사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학생과 가족의 성명·주민등록번호·주소, 위원 성명 등 개인정보는 제외하고 공개됩니다.
회의록을 확인하게 된다면 상대방의 설명만 반박하기보다, 학생 진술이 어떻게 정리됐는지, 어떤 자료가 언급됐는지, 학생에게 설명할 기회가 있었는지를 차분히 대조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자료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상대 학생이나 목격자에게 진술을 바꾸도록 요구하거나 압박해서는 안 됩니다.
형사절차와 학교 내 조치, 민사상 책임은 자동으로 같은 결론에 이르는 관계가 아닙니다. 대법원도 형사재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는 사정만으로 민사책임이 당연히 부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 바 있습니다. 따라서 어느 한 절차의 결과만을 전제로 다른 절차 준비를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동으로 거짓말로 판단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핵심 사실이 달라졌다면 무엇이 달라졌고, 처음에는 왜 그렇게 적었는지를 자료와 시간순 설명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진술거부권은 중요한 권리이지만, 모든 질문에 일률적으로 행사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기억이 불분명하거나 자료 확인이 필요한 부분에서 추측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생 본인의 진술이 필요한 조사에서는 학생이 직접 기억하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다만 법정대리인 등은 변호인의 피의자신문 참여를 신청할 수 있고, 소년 조사 시에는 보호자 등에게 연락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일부 문장만 떼어 내면 대화의 의미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날짜, 참여자, 앞뒤 흐름이 보이는 자료를 원본 상태로 보관하고,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별도로 표시하는 방법이 좋습니다.
학교폭력 사안은 학생들의 관계, 대화 내용, 영상·목격자 자료, 학교 조사 경과 등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사실과 다른 진술을 맞추거나 자료를 임의로 편집하기보다 원자료와 실제 기억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법률사무소 완봉에서는 학교폭력 신고 후 경찰조사를 앞둔 학생과 보호자를 대상으로 학교 제출 자료, 대화·영상 자료, 예상 조사 쟁점에 관한 상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출석 전 사실관계와 자료 정리가 필요한 경우 02-6263-9093으로 문의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