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완봉입니다.
"대표님, 이거 내일까지 잔금 안 치르면 해외 라이선스 계약 날아갑니다. 일단 대표님 개인 계좌로라도 이체해 주세요."
스타트업을 운영하다 보면 하루에도 수십 번씩 쏟아지는 의사결정 속에서 이처럼 급박한 상황을 마주하곤 합니다. 대기업처럼 며칠씩 걸리는 전자결재 라인을 거치거나 이사회를 소집할 여유가 없는 스타트업 특성상, 많은 중요 결정이 대표이사의 "급하니까 일단 집행해라"라는 구두 지시나 슬랙(Slack),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실시간으로 이루어집니다.
문제는 회사가 순조롭게 성장할 때가 아니라, 투자사와의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거나 창업 멤버 간의 갈등으로 경영진이 교체되는 과도기에 터집니다. 새로 부임한 경영진이나 감사, 혹은 투자사 측에서 과거 자금 집행 내역을 샅샅이 뒤지며 "이사회 의결도 없이 대표이사 개인 지시만 받고 회사 자금을 무단 집행했다"면서, 실무자인 CFO나 이사, 심지어 재무 담당자까지 배임·횡령의 공범으로 엮어 형사 고소하겠다고 압박해 오는 것입니다.
"나는 그저 월급을 받으며 대표님이 시키는 대로 일했을 뿐인데, 내가 왜 감옥에 갈 위기에 처한 걸까?"
억울함과 불안감으로 밤잠을 설치고 계실 스타트업 임직원분들을 위해, 법률사무소 완봉이 '경영판단의 원칙'을 활용해 사법 리스크를 돌파하는 실무 전략을 안내해 드립니다.
형법상 업무상배임죄(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에게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끼치는 죄)와 업무상횡령죄(업무상 보관 중인 회사 자금을 무단으로 처분하거나 가로채는 죄)는 기업 형사 사건에서 가장 빈번하게 적용되는 죄목입니다. 이득액이 5억 원을 초과할 경우 특정경제범죄법(특경법)에 의해 가중처벌되어 벌금형 없이 실형이 선고될 수 있습니다.
많은 스타트업 임직원들이 "나는 대표이사의 지시를 받은 피고용인일 뿐이므로 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법원은 지시를 내린 대표이사뿐만 아니라, 그 지시가 위법하거나 회사에 손해를 끼칠 수 있음을 알면서도 자금 집행을 직접 실행하거나 도운 실무자를 공동정범(범죄를 함께 실행한 사람)이나 방조범(범죄를 용이하게 도운 사람)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특히 체계적인 내부 통제 시스템이 부족하고 구두 지시나 메신저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스타트업 특성상, 자금의 성격을 뒷받침할 공식 서류가 남아있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경영권 분쟁이나 주주 간 갈등이 발생하면, 실제로 이체 버튼을 누르고 업무를 기안했던 CFO나 재무 담당자가 억울하게 독박을 쓰는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회사의 비즈니스를 살리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면 처벌할 수 없다."
이것이 바로 기업 형사 사건의 판도를 바꾸는 경영판단의 원칙입니다. 우리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하며 이 원칙을 형사 책임 면책의 핵심 논리로 인정해 왔습니다.
"기업의 경영에는 원천적으로 위험이 내재하고 있어서 경영자가 아무런 개인적 이익을 취할 의도 없이 선의에 기하여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기업의 이익에 합치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신중하게 결정을 내린다 하더라도 그 예측이 빗나가 기업에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까지 업무상배임죄의 형사책임을 묻는다면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위배됨은 물론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 (대법원 판결례 요지 재구성)
실무자가 공범 혐의에서 벗어나려면, 자신이 집행한 업무가 당시 회사의 상황에서 전체 이익을 위해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합리적 경영 활동의 일환이었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회사 자금을 가로채려 했다는 불법영득의사나 회사에 해를 끼치겠다는 임무위배의 고의가 없었음을 법리적으로 밝혀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많은 임직원분들이 "정식 결재 서류나 이사회 의결서가 없는데 어떻게 무죄를 증명하죠?"라며 걱정합니다. 하지만 법정에서는 대기업의 결재 문서뿐만 아니라, 스타트업에서 흔히 쓰는 비정형 데이터도 충분한 입증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이 계좌로 5,000만 원 보내라"는 지시 메시지 하나만 캡처해서는 부족합니다. 왜 그 시점에 자금을 집행해야 했는지, 집행하지 않았을 때 회사에 어떤 손해가 예상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전후 대화 흐름 전체를 PDF 또는 텍스트 파일로 내보내어 보관해야 합니다. 이는 실무자에게 배임의 고의가 없었으며 회사 이익을 위한 합리적 판단이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정황 증거가 됩니다.
스타트업은 주간 전체 회의, 스탠드업 미팅, 노션 페이지나 구글 닥스를 통해 의견을 모으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법상 요건을 갖춘 이사회 의사록이 아니더라도, 임직원들이 해당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합의해 나간 흔적(노션 편집 히스토리, 댓글, 공유 이메일 등)을 타임라인 순으로 정리해 제출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이것은 밀실에서의 횡령이 아니라, 전 직원이 투명하게 인지하고 동의했던 경영 판단의 연장선이었다"는 점을 수사기관에 설득할 수 있습니다.
배임·횡령 사건에서 가장 강력한 무죄 논리는 "실무자인 나에게 사적 이익이 단 한 푼도 유입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집행된 자금이 실무자나 그 가족, 지인의 계좌를 거치지 않고 정당한 비즈니스 파트너나 거래처의 법인 계좌로 직접 송금된 내역과, 이에 상응하는 용역 계약서·세금계산서·이메일 견적서 등을 매칭하여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자금의 최종 목적지가 사익과 무관하다는 점이 증명되는 순간, 수사기관의 기소 동력은 급격히 약해집니다.
절대로 당황하여 단체 슬랙방을 탈퇴하거나, 대화 이력을 삭제하거나, 업무용 노트북을 초기화하는 실수를 해서는 안 됩니다. 이는 "증거를 인멸하려 한다"는 강한 의심을 사 구속 영장 청구 등 최악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즉각 감정적으로 답변하기보다는 "당시의 경영상 필요성과 비즈니스 정황을 증빙할 자료를 정리하여 공식 서면으로 성실히 답변하겠다"고 시간을 확보한 뒤, 이 골든타임에 스타트업 형사 전문 변호사와 함께 소명서의 방향을 잡아야 합니다.
많은 실무자들이 "저는 대표님이 시켜서 어쩔 수 없이 이체했을 뿐입니다"라고 단순 방어합니다. 그러나 이는 "위법한 행위인 줄 알면서도 대표의 위세를 두려워해 범행을 도왔다(방조)"는 취지의 자백으로 해석될 위험이 큽니다.
진술은 철저히 비즈니스 논리에 맞춰져야 합니다. "당시 상황에서 이것은 회사의 손해를 최소화하고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합리적인 경영상 선택이었으며, 대표이사의 지시 역시 그러한 사업적 타당성에 기초한 정당한 지시라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논리적으로 소명해야 무혐의 처분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Q1. 대표이사의 구두 지시로 송금했는데, 이사회 의결이 없었다면 무조건 배임죄인가요?
A1. 그렇지 않습니다.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은 것은 절차적 하자일 뿐, 그것이 곧바로 형사상 배임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절차적 하자가 있더라도 실질적으로 회사 전체의 이익을 위해 자금이 사용되었고 합리적인 경영상 판단의 근거가 있었다면 배임죄의 고의가 부정되어 무죄가 선고될 수 있습니다.
Q2. 지시에 따랐을 뿐인 실무자(CFO·회계 담당)인데, 사적 이익을 취하지 않았어도 처벌받나요?
A2.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직접 돈을 가로채지 않았더라도, 대표이사나 제3자가 부당한 이익을 얻고 회사에 손해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면서 자금 집행을 도왔다면 배임·횡령죄의 방조범 또는 공동정범으로 기소될 수 있습니다. "사적 이익이 없었다"는 점과 함께 "회사에 손해를 끼칠 고의가 전혀 없었고 합리적 경영 활동이라 믿었다"는 점을 함께 입증해야 안전합니다.
Q3. 투자 계약서나 주주간 계약서를 위반한 자금 집행도 경영판단의 원칙으로 면책되나요?
A3. 사안에 따라 다릅니다. 계약 위반은 원칙적으로 민사상 채무불이행이나 위약벌의 영역입니다. 계약 조항을 일부 위반하여 자금을 집행했더라도, 그것이 회사의 도산을 막거나 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불가피하고 합리적인 선택이었다면 형사상 배임죄는 성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계약 위반 사실 자체가 곧바로 형사 처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Q4. 단체 슬랙방이 삭제되었거나 메시지가 자동 삭제되어 증거가 없는데 어떡하죠?
A4. 남아있는 정황 증거들을 정교하게 연결해야 합니다. 슬랙 대화가 사라졌더라도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업무 이메일 송수신 이력, 노션 페이지 편집 기록, 구글 캘린더 미팅 일정, 동료와 나눈 개인 카카오톡 대화 등을 종합하여 당시의 비즈니스 타임라인을 재구성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포렌식으로 삭제된 메시지를 복구하거나 간접 증거들을 체계적으로 구조화하는 법률 대리인의 역할이 특히 중요한 단계입니다.
스타트업의 빠른 의사결정 방식과 보수적인 형사 사법 체계 사이에는 큰 인식의 간극이 있습니다. 수사기관은 스타트업의 신속한 자금 집행을 '방만한 자금 유출'이나 '임의적 배임'으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억울하게 배임·횡령 공범의 혐의를 받게 되었다면, 초기 감사 단계나 첫 경찰 조사 전에 반드시 스타트업 비즈니스의 특성을 이해하는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방어 전략을 설계하시기 바랍니다.
법률사무소 완봉에서는 스타트업 배임·횡령 사건 및 경영권 분쟁에 관한 전문 상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대표이사의 지시 이행으로 뜻하지 않은 사법 리스크에 처하셨다면, 아래 연락처로 문의해 주십시오.
※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법적 판단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안이 급박하시다면 반드시 전문 변호사와의 직접 상담을 통해 개별 대응책을 마련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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