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완봉입니다.
최근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유망한 서비스나 모바일 앱, 솔루션을 통째로 인수하여 자사 비즈니스에 접목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대규모 합병(M&A)보다 절차가 간편하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이유로, 많은 대표님들이 '자산 양수도 계약(Asset Purchase Agreement)' 형태를 선택하시곤 합니다.
"우리는 저 회사 사람들은 필요 없고, 소스코드랑 회원 데이터베이스(DB)만 사 오는 거니까 아무 문제 없겠지?"
지금 이런 생각을 하고 계신다면, 회사 존립을 흔들 수 있는 심각한 법적 지뢰를 밟고 계신 것일 수 있습니다. 계약서 제목에 '자산 양수도'라고 명시해 두었더라도, 법적 실질이 '영업 양도'로 판단되는 순간 이전 회사 직원들의 미지급 임금, 퇴직금, 그리고 고용 관계 자체를 통째로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양수 대금은 5,000만 원이었는데, 인수 직후 노동청으로부터 전 직원의 미지급 퇴직금 1억 2,000만 원을 지급하라는 청구를 받고 파산 위기에 처한 스타트업 사례가 결코 남의 일이 아닙니다. 오늘은 이러한 실수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자산 양수도와 영업 양도의 구별 기준, 그리고 실무적인 계약서 방어 전략을 상세히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스타트업이 타사 서비스를 인수할 때 가장 흔히 범하는 실수는 '거래 대상의 명칭'에만 집착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법원은 계약서 제목이 아닌 실질적인 거래 내용을 기준으로 영업 양도 여부를 판단합니다.
앱 하나만 사 왔다고 생각했더라도, 회원 DB·브랜드 상표권·운영 서버를 모두 가져오고 기존과 동일한 방식으로 서비스를 운영한다면, 법적으로는 단순 자산 매매가 아니라 '영업 양도'로 판단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인수 계약서를 작성할 때 많은 대표님들이 넣는 문구가 있습니다.
"양수인은 양도인의 근로자를 승계하지 않으며, 이로 인한 노무상 책임은 양도인이 전적으로 부담한다."
그러나 이 특약은 법원이나 노동청 앞에서 무용지물이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영업 양도가 인정되는 상황에서 근로자를 승계 대상에서 제외하는 특약에 대해 다음과 같이 판단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판례의 태도]
"영업이 포괄적으로 양도되면 원칙적으로 근로관계도 양수인에게 포괄 승계된다. 일부 근로자를 승계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특약은 실질적으로 '해고'와 다름없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정한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만 유효하다." (대법원 2020. 11. 5. 선고 2018두54705 판결 등)
즉, 인수 거래가 영업 양도로 평가된다면, 계약서에 "직원을 승계하지 않는다"고 적어두었더라도 정당한 이유 없는 승계 배제는 부당해고가 됩니다. 결과적으로 인수 기업은 전 직원을 복직시키거나, 해고예고수당·미지급 임금·퇴직금 채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됩니다.
원치 않는 고용 승계와 퇴직금 리스크를 피하면서 안전하게 서비스를 인수하려면 계약서를 어떻게 설계해야 할까요? 실무에서 반드시 반영해야 할 핵심 안전장치 4가지를 소개합니다.
계약서에 양수 대상을 '서비스 일체' 또는 '사업부 전체'처럼 두루뭉술하게 적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거래 대상을 구체적이고 한정적인 물적·지적 자산으로만 특정해야 합니다.
[실무 조항 예시]
"본 계약에 따른 양도 목적물은 [별첨 1]에 기재된 소프트웨어 소스코드, [별첨 2]에 기재된 상표권 및 특허권에 한정한다. 양도인의 영업 조직, 채무, 계약상 지위 및 소속 임직원과의 근로관계 등 본 계약에서 명시적으로 정하지 아니한 권리·의무 일체는 양수 대상에서 배제되며, 양도인에게 그대로 잔류한다."
양수 대금을 지급하기 전에 양도인이 직원들과의 노무 관계를 완전히 정리했는지 서류로 확인해야 합니다. "정리하겠다"는 구두 약속만 믿고 돈을 송금하면 안 됩니다.
거래 종결(Closing) 전까지 양도인이 소속 직원들로부터 받은 사직서, 퇴직금 및 미지급 임금 정산 확인서, 계좌 이체증을 제출하도록 의무화하고, 이를 잔금 지급의 선행조건(Condition Precedent)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가능하다면 관할 노동청에서 발급하는 '임금체불 없음 확인원'을 요구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기존 서비스를 인수하더라도 이전 회사의 인적 조직 체계를 그대로 유지하는 모습은 피해야 합니다. 핵심 개발자나 운영자가 반드시 필요하다면, 포괄 승계 형태가 아닌 완전히 새로운 신규 채용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인수 후 발생할 수 있는 우발 채무에 대비해 강력한 면책 및 손해배상 조항을 넣어야 합니다. 양도인이 "임금체불이나 퇴직금 미지급 등 어떠한 노무 분쟁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진술·보증하게 하고, 위반 시 손해배상 책임을 명확히 규정합니다.
나아가 전체 인수 대금 중 10~20% 정도의 잔금은 거래 종결 후 3~6개월간 에스크로 계좌에 예치해 두고, 양도인 측 근로자들이 고용 승계나 퇴직금 청구 등 법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것을 확인한 후 지급하는 구조가 실무상 매우 효과적입니다.
Q1. 계약서에 "본 계약은 영업 양도가 아니다"라고 명시하면 법적으로 안전한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법원은 계약서의 형식적 명칭이나 문언보다 실질적인 거래 형태를 우선하여 판단합니다. 종래의 영업 조직이 유지된 채 양수인이 동일한 영업 활동을 영위하고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살피기 때문에, 선언적 문구만으로는 보호받기 어렵습니다. 방어 조항 설계와 유기적 일체성 해체 조치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Q2. 인수 대상 회사의 직원이 단 2명뿐인데, 이 경우에도 포괄 고용 승계 법리가 적용되나요?
인원수와는 무관합니다. 상시 근로자 수가 적더라도 인적 조직이 물적 시설과 결합하여 유기적 일체성을 유지한 채 이전되었다면 영업 양도로 인정될 수 있으며, 이 경우 고용 승계 의무가 그대로 발생합니다.
Q3. 양도 회사 직원들이 퇴직금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전 대표가 잠적했습니다. 저희가 고용 승계를 거부하더라도 퇴직금을 대신 물어내야 하나요?
해당 인수 계약이 법적으로 영업 양도에 해당한다고 평가되면, 기존 근로자들이 양수인을 상대로 승계된 근로관계에 따른 퇴직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고용 승계를 원치 않는다"고 거부하더라도, 법적 영업 양도로 판단되는 순간 전 대표가 체불한 퇴직금까지 양수인이 책임지게 될 위험이 매우 큽니다. 사전 권리 분석과 철저한 계약 검토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입니다.
Q4. 회원 DB만 따로 사는 경우에도 영업 양도로 볼 수 있나요?
DB 단독 거래는 통상 자산 매매로 보지만, DB와 함께 브랜드·도메인·운영 인력을 패키지로 가져오고 동일한 서비스를 이어 운영한다면 영업 양도로 볼 여지가 생깁니다. 거래 구성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핵심입니다.
Q5. 양도인이 직원들과의 관계를 정리했다고 했는데, 나중에 직원 한 명이 몰래 청구를 해올 수도 있나요?
있습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②번에서 설명한 에스크로 구조와 진술·보증 조항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양도인에게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시키고, 잔금 일부를 유예해 두면 예상치 못한 청구가 발생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타사 서비스를 인수해 비즈니스를 확장하는 과정은 스타트업에게 큰 기회이지만, 법률적 리스크를 간과했다가는 오히려 회사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고용 승계와 퇴직금 채무는 재무제표에 잡히지 않는 우발 채무 중 폭발력이 가장 큰 항목입니다.
인수 거래나 자산 양수도 계약을 앞두고 계신다면, 도장을 찍기 전에 반드시 기업 법무와 인사노무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법률사무소 완봉은 자산 양수도 및 영업 양수도 계약에 관한 전문 상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대표님의 비즈니스가 예상치 못한 노무 분쟁으로 흔들리지 않도록, 계약의 첫 단추부터 함께 점검해 드리겠습니다.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법적 자문이나 판단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반드시 법률 전문가와의 직접 상담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