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완봉입니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타사의 사업부를 인수하거나, 반대로 비핵심 사업부를 정리해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자 '영업양수도'를 추진하는 기업이 많습니다. 영업양수도 계약서(APA)를 작성하면서 자산 가치 평가, 부채 면책 여부, 지식재산권 이전 등을 꼼꼼히 검토하는 대표님과 담당자분들이 많으신데요.
정작 의외로 많은 분들이 놓치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인력 승계' 문제입니다.
"사업부 전체를 넘기기로 계약했으니, 거기서 일하던 직원들도 당연히 같이 넘어가는 거 아닌가요?"
이렇게 생각하고 계신다면 지금 당장 그 생각을 멈추셔야 합니다. 근로자는 물건이나 기계장치가 아닙니다. 우리 법원은 영업양수도 과정에서 근로자에게 '승계 거부권(이의제기권)'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무시한 채 거래를 진행했다가는, 양도인은 잔류 인력을 처리하지 못해 부당해고 소송에 휘말리고, 양수인은 핵심 인력이 빠진 껍데기만 인수하게 되어 계약 자체가 무너지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M&A 인사노무 실무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근로자 승계 거부 사태'의 법리적 배경과, 이를 예방하기 위한 구체적인 동의서 징구 프로세스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우리 대법원은 "영업양수도가 이루어진 경우 원칙적으로 해당 근로자들의 근로관계는 양수 기업에 포괄적으로 승계된다"고 봅니다. 이를 포괄적 고용승계의 원칙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원칙일 뿐, 강제되는 강행 규정이 아닙니다. 대법원은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계약의 당사자성을 존중하여 아래와 같은 한계를 명확히 두고 있습니다.
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1다45217 판결
"영업양도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근로자들의 근로관계가 양수 기업에 포괄 승계되지만, 근로자가 반대의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양수기업에 승계되는 대신 양도기업에 잔류하거나, 양도·양수기업 모두에서 퇴직할 수도 있다."
이 권리를 실무에서는 '근로자의 승계 거부권(이의제기권)'이라고 부릅니다. 민법 제657조 제1항도 "사용자는 노무자의 동의 없이 그 권리를 제삼자에게 양도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근로자가 거부하면 강제로 소속을 바꿀 수 없다는 법적 근거가 됩니다.
사업부를 통째로 넘겼기 때문에 양도회사에는 더 이상 해당 업무를 수행할 조직이나 자산이 없습니다. 그런데 그 부서의 직원이 "나는 양수회사로 가기 싫다. 원래 회사에 남겠다"며 승계를 거부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때 많은 경영진이 "우리는 이제 그 사업을 안 하니까 고용할 수 없다"며 직원을 해고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는 부당해고로 판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영업의 일부 양도 자체는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는 정당한 이유가 되지 않습니다. 이들을 해고하려면 근로기준법 제24조가 규정하는 경영상 해고(정리해고) 요건—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해고 회피 노력,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 기준 선정, 근로자 대표와의 성실한 협의—을 엄격하게 충족해야 합니다. 단순히 사업부가 없어졌다는 사실만으로는 이 요건을 통과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결국 일도 주지 못하면서 월급만 계속 지급하거나, 상당한 합의금을 주고서야 관계를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양수인은 해당 사업부의 핵심 인력의 가치를 보고 프리미엄을 얹어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런데 거래 종결일(Closing Date)이 다가오자 핵심 인력들이 "인수되는 회사로 가기 싫다. 위로금을 받고 퇴사하겠다"며 승계를 거부합니다.
중요한 인재들이 모두 빠지고 빈 껍데기 설비만 남는다면 양수인 입장에서는 인수를 진행할 이유가 없습니다. 결국 계약 파기(해제)를 선언하거나 대규모 대금 감액을 요구하며 소송전으로 비화하게 됩니다.
인수 계약서에 "본 계약 대상 사업부 소속 근로자 전원(또는 핵심 인력의 95% 이상)의 서면 고용승계 동의서 징구를 거래 종결의 선행조건(Conditions Precedent)으로 한다"는 조항을 반드시 넣어야 합니다. 동의 징구에 실패했을 때 양수인이 페널티 없이 계약을 보류하거나 철회할 수 있는 방어막이 생깁니다.
계약 체결 직후 양사 경영진은 대상 근로자들을 모아 공식 설명회를 열어야 합니다. 법원 판례상 근로자가 '상당한 기간 내에 이의를 제기했는지'를 판단할 때, 회사가 영업양도 사실·이유·근로조건 변화 등을 충분히 고지했는지를 중요하게 봅니다. 인수 후에도 기존 근속기간·퇴직금·복리후생이 어떻게 유지되는지를 투명하게 밝혀 불안감을 해소해야 동의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설명회 이후 지체 없이 개별 근로자로부터 서면 고용승계 동의서를 징구해야 합니다. "공지일로부터 14일 이내에 동의 여부를 회신해 주시기 바라며, 기한 내 회신이 없거나 거부할 경우 인사상 조치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안내해야 합니다. 동의서 양식에는 승계 사실의 인지, 자발적 동의, 근로조건 승계 범위(근속기간 인정 등)가 구체적으로 담겨야 법적 효력을 온전히 발휘합니다.
끝내 승계를 거부하고 양도회사에 남겠다고 선언한 인력이 생길 수 있습니다. 거래 종결 전에 이들에 대한 처리 방향을 미리 확정해 두어야 합니다.
- 타 부서로의 전환배치(전보) 가능 여부 검토
- 상당한 수준의 위로금을 제시하는 희망퇴직 프로그램 운영
- 부득이한 경우 근로기준법 제24조 요건을 갖춘 경영상 해고 절차 준비
대기발령을 일방적으로 내리거나 권고사직을 강요하면 직장 내 괴롭힘이나 부당노동행위 문제로 번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법률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Q1. 근로자가 승계 거부 의사를 밝힐 수 있는 기한은 언제까지인가요?
대법원은 "영업양도 사실을 안 날로부터 상당한 기간 내"에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고 봅니다. 법에 정해진 구체적인 일수는 없으나, 회사가 정보를 충분히 제공했다면 통상 2주에서 한 달 내외를 상당한 기간으로 봅니다. 반대로 회사가 정보를 충분히 고지하지 않았다면 수개월 뒤에도 이의를 제기할 수 있어 리스크가 장기화되므로, 신속하고 투명한 정보 고지가 중요합니다.
Q2. 회사 분할의 경우에도 직원이 승계를 거부할 수 있나요?
영업양수도와 회사분할은 법리적으로 다릅니다. 영업양수도는 '계약'에 의한 이전이므로 개별 근로자의 동의(거부권)가 필수적입니다. 반면, 상법상 회사분할은 법률의 규정에 의한 포괄 승계이므로 적법한 설명·협의 절차를 거쳤다면 원칙적으로 개별 동의 없이도 고용관계가 신설회사로 자동 승계됩니다. 다만 협의 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었다면 예외적으로 이의제기권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Q3. 고용승계 시 기존 퇴직금을 중간 정산하는 것이 가능한가요?
근로관계가 포괄 승계되면 원칙적으로 퇴직금 청구권도 양수회사로 승계되어 근속기간이 합산됩니다. 다만 근로자가 자발적으로 양도회사에서 퇴직하고 퇴직금을 정산받은 뒤 양수회사에 신규 입사하는 방식을 선택했다면 근속의 단절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회사가 일방적으로 정산을 강제하거나 형식적인 사직서만 받은 경우 무효로 처리될 수 있으므로, 세심한 서류 작업이 필요합니다.
Q4. 승계를 거부한 직원을 경영상 이유로 해고할 수 있나요?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요건이 매우 까다롭습니다. 단순히 "사업부가 양도되어 일을 줄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는 정리해고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타 부서 전환배치 노력 등 적극적인 해고 회피 노력을 문서로 입증할 수 있어야만 부당해고 판정을 피할 수 있습니다.
영업양수도는 단순한 자산의 거래가 아니라, 유기적으로 일하고 있는 조직과 사람의 이동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재무·기술 실사(Due Diligence)에는 상당한 비용을 투자하면서도, 인사노무 실사와 근로자 승계 리스크 검토는 가볍게 여겨 딜 전체를 그르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근로자의 승계 거부권은 법원이 확고하게 보장하는 권리입니다. M&A를 기획하는 초기 단계부터 인사노무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설명회 구성, 동의서 양식 설계, 잔존 인력에 대한 리스크 시뮬레이션을 완료해 두어야만 사후 부당해고 소송과 계약 파기 위험에서 회사를 지킬 수 있습니다.
사업부 매각이나 인수를 준비하고 계신다면, 첫 단추를 끼우기 전에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법률사무소 완봉에서는 영업양수도·M&A 인사노무 분야의 전문 상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개별 법률 자문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실제 영업양수도 진행 시에는 반드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법률 전문가의 자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