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완봉입니다.
"우리 기술과 저쪽의 네트워크가 만나면 대박이 날 것 같습니다. 일단 시너지를 내는 게 중요하니 협력 계약부터 체결하려고요."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맞이한 대표님들의 상기된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저희는 반가움과 동시에 깊은 우려를 느낍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전략적 제휴'나 '공동 개발 협력'은 매력적인 제안이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 회사의 미래를 상대방에게 저당 잡히게 만드는 교묘한 '독소조항'들이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웃으며 악수하고 서명한 계약서 한 장이, 3년 뒤 회사 매각을 가로막거나 핵심 기술을 합법적으로 빼앗아 가는 무기가 되어 돌아올 수 있습니다. 오늘은 비즈니스 현장에서 가장 빈번하게 문제가 되는 전략적 제휴 계약의 독점 및 지식재산권 관련 독소조항과 그 대응책을 실무적인 관점에서 짚어드리겠습니다.
대기업이나 플랫폼 기업과 제휴할 때 가장 흔히 마주하는 조항이 바로 '배타적 협력(Exclusivity)' 조항입니다. 상대방은 우리 기술이 경쟁사에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이 조항을 강력하게 요구하곤 합니다.
이 문구의 무서운 점은 '동종 또는 유사한 사업'이라는 표현의 모호함에 있습니다. 산업 간 경계가 빠르게 무너지는 요즘, 우리 회사가 추진하는 신사업이 언제든 '유사 사업'으로 묶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한 제조 스타트업은 이 조항 때문에 해외 판로 개척 기회를 잡고도 파트너사의 소송 위협에 막혀 기회를 포기해야 했습니다.
[실무 팁]
- 독점의 대상을 'A 제품의 B 기능'처럼 최대한 좁고 구체적으로 한정하십시오.
- 기간은 계약 종료와 동시에 끝나도록 협상하고, 종료 후 경쟁 금지 기간(Non-compete)이 필요하다면 그에 합당한 별도 보상금을 요구해야 합니다.
협력을 통해 새로운 기술이나 데이터가 만들어질 때, 양사는 보통 '공동으로 소유한다'는 조항에 합의합니다. 공평해 보이지만, 법률적으로 '공동 소유(공유)'는 독이 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지식재산권법에 따르면, 공동 소유 중인 특허나 저작권은 상대방의 동의 없이 제3자에게 라이선스를 주거나 양도할 수 없는 것이 원칙입니다. 우리 회사가 개발에 주도적으로 기여한 기술임에도 파트너사가 반대하면 다른 곳에 활용할 수 없는 '교착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쉬운 용어 설명]
- 실시권(Licensing Right): 지식재산권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소유권을 갖지 않더라도 사용 권한을 확보할 수 있으며, 어느 범위까지 허용할지를 계약서에 명확히 정해두는 것이 핵심입니다.
[대응 전략]
- "원천 기술은 기존 소유자가 갖고, 협력을 통해 파생된 기술(Derivative Works)에 대해서만 실시권을 공유한다"는 방식으로 권리를 계층화하십시오.
- 공동 소유가 불가피하다면, '상대방 동의 없이도 제3자에게 통상실시권을 부여할 수 있다'는 특약을 반드시 포함해야 합니다.
전략적 투자자(SI)들이 제휴 계약 시 단골로 넣는 조항입니다. 우리 회사가 제3자에게 주식을 팔거나 핵심 자산을 매각하려 할 때, 파트너사가 같은 조건으로 우선 매수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문제는 이 조항이 있으면 제3의 매수 희망자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실사 비용을 들여 가격만 올려줬다가 파트너사에게 채이는 구조라면 누가 입찰에 참여하겠습니까? 이 조항 하나 때문에 회사의 몸값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거나 M&A 자체가 무산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실무 팁]
- 우선거절권 대신 '우선협상권(Right of First Negotiation)' 으로 수위를 낮추십시오. 우선협상권은 일정 기간 먼저 협상할 기회만 주는 것이므로 훨씬 부담이 적습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제휴 계약에서 발생하는 '불공정한 전속거래 강요'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상대방이 시장 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일방적으로 불리한 독점권을 강요한다면,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습니다.
또한 최근 판례 경향을 보면, 계약서에 명시된 문구뿐만 아니라 '계약 체결 과정에서의 신의성실'을 매우 중요하게 따집니다. 체결 당시 충분한 설명이 없었거나 한쪽에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조항은 법원에서 '권리 남용'으로 무효가 될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Q1. 이미 독소조항이 포함된 계약서에 날인했습니다. 번복할 방법이 없을까요?
원칙적으로 서명한 계약은 유효합니다. 다만 해당 조항이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특약에 해당하거나, 민법 제103조(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에 위반될 정도로 과도하다면 무효 소송이나 효력 정지 가처분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정변경의 원칙'에 따라 계약 체결 당시 예상치 못한 중대한 상황 변화가 있다면, 조항 수정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해 협상을 재개하는 것이 실무적인 접근 방법입니다.
Q2. 글로벌 기업과의 영문 계약서인데, 준거법이 외국법이면 대응이 어렵나요?
매우 까다로워집니다. 다만 서비스나 제품이 국내에서 제공된다면 한국의 강행법규(공정거래법 등)가 적용될 여지가 있습니다. 특히 '분쟁 해결(Dispute Resolution)' 조항에서 중재지가 해외로 지정되어 있으면 비용이 상당히 커질 수 있으므로, 계약 전 반드시 '대한상사중재원' 또는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관할을 조정하는 협상을 선행하시기 바랍니다.
Q3. 독소조항을 빼자고 하면 파트너십 자체가 깨질까 봐 걱정됩니다.
유능한 파트너라면 합리적인 리스크 관리를 존중합니다. 오히려 독소조항을 지적하지 않는 것이 계약 검토 역량이 부족하다는 신호를 주는 셈입니다. "우리 회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이 장기적인 협력에도 도움이 된다"는 논리로 조항의 범위와 기간을 조정하는 역제안을 하시는 것이 전략적입니다.
Q4. 계약 검토는 언제 받는 것이 좋을까요?
도장을 찍기 전이 가장 좋습니다. 계약서 초안을 처음 받은 시점에 법률 검토를 시작하면, 협상 여지가 충분히 남아 있어 실질적인 조항 수정이 가능합니다. 서명 후에는 선택지가 크게 줄어드는 만큼, 가능한 한 계약 검토를 서두르지 마시고 전문가의 확인 후 진행하시길 권장합니다.
계약서는 '좋을 때'를 위해 쓰는 것이 아니라, '나빠질 때' 우리 회사를 지키기 위해 쓰는 것입니다. 단 한 줄의 문구가 회사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십시오.
법률사무소 완봉에서는 전략적 제휴 계약, 공동 개발 협약, 지식재산권 귀속 등 기업 간 계약과 관련한 법률 상담 및 계약서 검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상대방과의 관계를 해치지 않으면서 실리를 챙기는 협상 방향을 함께 찾아드리겠습니다.
지금 체결하려는 계약서에 한 줄이라도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다면, 도장을 찍기 전 마지막으로 한 번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