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완봉입니다.
어렵게 Series B 투자 유치에 성공하여 50억 원 규모의 투자 확약서(LOC)를 체결하고 최종 납입만을 앞둔 스타트업 대표님. 그런데 마지막 순간, 단 5%의 지분을 가진 기존 Series A 투자사 한 곳이 '신주 발행 동의서'에 서명을 거부합니다. 이유도 황당합니다. "우리 지분을 이전 라운드 평가액보다 2배 높은 가격에 되사주거나, 이번 투자 조건을 전면 수정해 주지 않으면 동의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납입 예정일은 코앞인데, 당장 이번 달 직원 급여와 서버 비용도 빠듯한 상황에서 기존 투자사의 '알박기식' 거부권(Veto) 행사는 스타트업에게 사형 선고나 다름없습니다. 많은 창업자분들이 "계약서에 '사전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적혀 있으니 어쩔 수 없다"며 절망하시곤 합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마십시오. 우리 법은 계약서상의 명시적 권리라 할지라도 이를 부당하게 남용하는 행위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오늘은 부당한 동의권 남용에 맞서 후속 투자를 완수하고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실전 법률 가이드를 안내해 드립니다.
스타트업 투자계약서나 주주간계약서에는 대개 다음과 같은 조항이 포함됩니다.
"회사가 신주 또는 주식연계사채(CB, BW)를 발행하는 경우, 투자사의 사전 서면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를 '경영사항 사전동의권' 또는 '거부권(Veto Right)'이라고 합니다. 본래 이 조항은 소수 주주인 투자사가 대주주(창업자)의 독단적 경영이나 지분 가치 희석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입니다.
그러나 일부 투자사는 이 권리를 회사 감시·견제라는 본래 목적이 아닌, 창업자를 압박하여 사적 이익을 취하는 수단으로 악용합니다. 계약 조항의 문구에 얽매여 타협을 시도하기 쉽지만, 합리적인 경영상 필요가 있음에도 오직 자신의 사익만을 위해 동의를 거부하는 것은 계약상 권리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 행위입니다.
과거 일부 하급심에서는 투자사의 사전동의권이 '주주평등 원칙'에 위배되어 원천 무효라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2023. 7. 13. 선고 2021다293213 판결)은 소수 주주를 보호하기 위한 사전동의권 자체는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보았습니다.
핵심은 대법원이 남겨둔 강력한 예외입니다. 대법원은 위 판결에서 다음과 같이 선언했습니다.
"소수주주가 합리적 이유 없이 과도하게 지배주주의 경영을 간섭하거나 통제하여 당해 회사 또는 전체 주주들에게 손해를 입히는 경우에는, 신의성실 원칙 또는 권리남용 금지 원칙에 따라서 그 권한행사를 통제할 수 있다."
계약서에 사전동의권이 명시되어 있더라도, 이를 합리적 이유 없이 남용하여 회사를 파국으로 몰아가는 행위는 민법 제2조(신의성실·권리남용 금지)에 의해 제동을 걸 수 있다는 뜻입니다.
상대의 거부가 합리적 이유가 없다는 점을 법원에서 입증해야 합니다.
법률대리인을 통해 공식 내용증명을 발송합니다.
납입 기일이 임박했다면 지체 없이 법원의 문을 두드려야 합니다.
VC나 자산운용사인 경우, 그들의 아킬레스건을 활용합니다.
Q1. 계약서에 "사전 동의 없이 유상증자를 진행하면 투자원금의 2배를 위약벌로 지급한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무시하고 투자를 진행해도 되나요?
위약벌 조항은 원칙적으로 유효하지만, 대법원은 위약벌도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라 법원이 감액할 수 있으며, 투자사의 동의 거부 자체가 신의칙 위반으로 인정된다면 위약벌 청구 명분을 잃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법적 리스크가 존재하므로, 단독 행동 전에 반드시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권리남용 입증 증거'를 확실히 준비한 뒤 실행하셔야 합니다.
Q2. '동의의사표시 가처분' 결정이 나오기까지 얼마나 걸리나요?
사안의 시급성에 따라 다르지만,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은 통상 신청 후 3~6주 내외에 결정됩니다. 납입 기일이 임박했다는 점을 강하게 소명하고 심문기일을 신속히 지정해 줄 것을 요청하면 더 빠른 판단을 받을 수 있습니다.
Q3. 부당한 거부권 행사로 후속 투자가 최종 무산되었습니다. 실제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투자사의 합리적 이유 없는 거부로 인한 직접적 손해(기회비용, 도산 손실 등)를 입증할 수 있다면 민법상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다만 법원은 인과관계를 엄격히 심사하므로, 계약 체결 직전 단계였음을 증명할 서류(LOC, 투자계약서 초안 등)를 철저히 보존해 두어야 합니다.
Q4. "우리를 액면가보다 높은 가격에 엑시트시켜 주면 동의해 주겠다"는 이메일이 있습니다. 이것만으로 권리남용이 입증되나요?
매우 강력한 핵심 증거입니다. 대법원이 말하는 '합리적 이유 없는 거부'의 전형적 사례가 바로 자신의 지분을 고가에 처분하기 위해 회사의 필수적인 자금 조달을 방해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해당 이메일·문자·녹취를 바탕으로 가처분이나 소송을 구성하면 법원을 설득하기 훨씬 수월해집니다.
밤낮없이 일구어 온 회사가 기존 투자자의 부당한 욕심으로 무너지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계약서에 도장이 찍혀 있다는 사실만으로 위축될 필요는 없습니다. 대법원 판례와 민법상 신의성실 원칙은 대표님과 회사를 지켜줄 든든한 방패입니다.
법률사무소 완봉은 스타트업 투자 분쟁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계약서 분석부터 채증 작업, 가처분 신청, 소송 대리까지 원스톱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골든타임을 놓치기 전에 편하게 문의해 주십시오.
본 게시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사안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법적 판단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대응에 앞서 반드시 법률 전문가의 개별 자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