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완봉입니다.
힘든 시기를 지나 드디어 시리즈 A, 혹은 그 이상의 투자 유치를 앞두고 계신가요? 통장에 찍힐 거액의 투자금을 생각하면 설레겠지만, 이때가 바로 창업자의 인생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저희 사무소를 찾는 많은 대표님이 "투자자가 시키는 대로 도장을 찍었는데, 갑자기 회사를 나가라고 합니다"라며 뒤늦게 도움을 요청하시곤 합니다.
투자는 단순히 돈을 받는 것이 아니라 '경영권'을 나누는 과정입니다. 그런데 일부 투자 계약서에는 창업자의 손발을 묶고, 심지어 공들여 키운 회사를 송두리째 빼앗아 갈 수 있는 조항들이 숨어 있습니다. 오늘은 투자 시장에서 창업자를 가장 괴롭히는 치명적인 독소조항들과 그 대응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많은 스타트업이 RCPS(상환전환우선주) 형태로 투자를 받습니다. 여기서 '상환권'이란, 특정 기간이 지나면 투자자가 회사에 "주식을 다시 사 가라(돈 돌려줘)"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왜 독소조항인가요?
보통 상환권은 '배당가능이익'이 있을 때만 행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계약서에는 '회사가 자본잠식 상태가 되더라도 대표가 연대보증하여 상환한다'는 식의 문구가 포함되기도 합니다. 투자자가 수익 실현이 어렵다고 판단하면 상환권을 행사해 회사의 현금 흐름을 한순간에 끊어버릴 수 있습니다.
[실무 팁]
- 상환권 행사 가능 시점을 최대한 뒤로 미루세요 (예: 발행 후 5년 이후).
- 상환 가액에 적용되는 연 복리 이율이 과도하지 않은지 확인하세요 (통상 3~5% 수준).
- 대표이사 개인의 '연대보증' 조항은 어떠한 경우에도 삭제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동반매각청구권은 투자자가 자신의 지분을 제3자에게 팔 때, 대주주(창업자)의 지분도 함께 팔도록 강제하는 권리입니다. 투자자의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돕기 위한 장치이지만, 창업자에게는 독약이 될 수 있습니다.
왜 독소조항인가요?
대표님은 회사를 더 키우고 싶은데 투자자가 "지금 적당한 가격에 팔고 나가겠다"며 동반매각청구권을 행사하면, 대표님은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회사를 매각하고 경영권을 잃게 됩니다. 특히 헐값 매각이 진행될 때 창업자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무 팁]
- 최저 매각 가격 설정: "주당 최소 OO원 이상으로 매각할 때만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 하한선을 반드시 정해야 합니다.
- 우선매수권 확보: 투자자가 제3자에게 팔려고 할 때, 대표님이 그 주식을 먼저 살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해 방어막을 쳐야 합니다.
- 기간 제한: 사업 개시 후 최소 몇 년간은 행사할 수 없도록 유예 기간을 설정하세요.
투자자는 자신의 돈을 보호하기 위해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싶어 합니다. 이를 위해 계약서에 '투자자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하는 사항'들을 나열하는데, 이 리스트가 지나치게 길면 경영이 마비될 수 있습니다.
왜 독소조항인가요?
'자산 매각'이나 '합병'뿐만 아니라 '신규 채용', '5,000만 원 이상의 계약 체결', '마케팅 비용 집행'까지 투자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면 어떨까요? 대표님이 매일 투자자 눈치를 보느라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사이 경쟁사는 저만치 앞서가게 됩니다.
[실무 팁]
- '동의'가 아닌 '협의' 사항으로 문구를 수정하세요. 법적으로 동의는 거부하면 그것으로 끝이지만, 협의는 충분히 논의했다는 기록만으로도 절차를 이행한 것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 거부권이 적용되는 금액 기준을 회사 규모에 맞게 현실화하세요. 1,000만 원 단위가 아니라 1억 원 혹은 자본금의 10% 등으로 조정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Q1. 이미 도장을 찍었는데, 나중에 조항을 수정할 수 있나요?
네, 가능합니다. 이를 '변경계약'이라고 합니다. 다음 라운드 투자를 유치할 때 새로운 투자자가 기존 계약의 불합리함을 지적하며 수정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고, 현재 투자자와 원만히 협의하여 부속 합의서를 작성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Q2. 투자자가 '표준 계약서'라고 하는데, 그냥 믿어도 될까요?
세상에 완벽한 표준은 없습니다. 각 벤처캐피털(VC)마다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수정한 '그들만의 표준'이 있을 뿐입니다. 문구 하나, 토씨 하나에 따라 수십억 원의 가치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거쳐야 합니다.
Q3. '진술과 보장' 위반 시 위약벌 조항이 너무 센데 어떻게 하죠?
진술과 보장은 회사의 현재 상태(부채, 소송 유무 등)를 약속하는 것입니다. 고의나 중과실이 아닌 단순 착오에 대해서는 위약벌이 아닌 '실손해 배상'으로 제한하는 협상이 필요합니다.
Q4. 리픽싱(Refixing) 조항은 무조건 나쁜 건가요?
기업 가치가 떨어졌을 때 투자자의 주식 전환 가격을 낮춰주는 리픽싱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흔히 쓰입니다. 다만 하한선이 없는 리픽싱은 창업자의 지분을 크게 희석시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하한선(예: 최초 발행가의 70%)을 설정해야 합니다.
Q5. 투자 계약 검토, 변호사 비용이 부담스러운데 꼭 해야 하나요?
수천만 원, 수억 원의 연대보증 책임을 지거나 회사를 잃는 리스크에 비하면 검토 비용은 매우 저렴한 보험료와 같습니다. 계약서 전체를 수정하지 않더라도, 독소조항만 골라내어 협상 카드를 쥐는 것만으로도 결과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창업자는 비즈니스에 집중해야 합니다. 계약서 속에 숨겨진 법적 지뢰를 제거하는 일은 전문가의 몫입니다.
법률사무소 완봉에서는 스타트업 투자 계약 검토 및 경영권 보호에 대한 전문 상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서명하기 전 마지막 검토, 그 선택이 회사의 미래를 결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