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완봉입니다.
기획을 수시로 바꾸며 무리한 추가 요구를 하던 발주처. 밤을 새워가며 겨우 결과물을 납품했더니, 이제 와서 "약속된 납기보다 한 달 늦어졌다"며 지체상금을 공제하고 잔금은 한 푼도 줄 수 없다고 버팁니다. 심지어 지체상금이 남은 잔금보다 많으니 돈을 더 뱉어내라며 으름장을 놓기도 하죠.
외주 개발사, 디자인 에이전시, 인테리어 및 건설 수급업체들이 현장에서 가장 흔하게 겪는 억울한 상황입니다. 정작 딜레이의 원인은 사사건건 피드백을 늦게 주고 수시로 요구사항을 바꾼 발주처에 있는데, 계약서에 적힌 '하루당 1,000분의 1.5' 같은 지체상금 조항 하나 때문에 공든 탑이 무너지고 적자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발주처의 억지 지체상금 청구에 맞서, 수행사(수급인)가 법적으로 귀책사유 없음을 증명하고 이미 주장된 지체상금을 무력화하거나 대폭 감액시킬 수 있는 실무적인 방어 전략을 구체적으로 소개합니다.
지체상금 분쟁이 생기면 "발주처가 내 잘못을 먼저 증명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법의 잣대는 다릅니다.
민법상 지체상금은 손해배상액의 예정(민법 제398조)으로 분류됩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계약서에 지체상금 조항이 있는 한 납기가 지연되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수급인의 귀책사유는 원칙적으로 추정됩니다.
즉, "발주처의 잦은 요구 변경과 피드백 지연 때문에 불가피하게 늦어졌다"는 사실을 증명할 책임은 전적으로 수행사(수급인)에게 있습니다. 이 입증책임을 가볍게 여겨 구두로 억울함만 호소하다가는 법원에서 지체상금 폭탄을 그대로 얻어맞게 됩니다.
발주처의 방해나 협조 지연으로 늘어난 기간은 지체상금 계산에서 빼야 합니다. 이를 '귀책사유 없는 지체 기간의 공제'라고 합니다.
단순히 "상대방 때문에 늦어졌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법원과 조정위원을 설득하려면 날짜별 인과관계를 타임라인으로 시각화하여 입증해야 합니다.
IT 개발이나 디자인 용역의 경우 이메일, 슬랙(Slack), 잔디(Jandi), 지라(Jira) 등의 기록이 결정적인 무기가 됩니다.
- 잘못된 대응: "기획 변경이 많아서 일정이 꼬였습니다." (구체성 없음, 패소 지름길)
- 올바른 대응: "당초 계약상 'A 기능' 개발이었으나, 발주처가 2026년 2월 5일 이메일로 'B 및 C 추가 API 연동'을 요구하였고, 관련 상세 기획서를 전달받은 날짜는 2026년 2월 19일로, 이 과정에서 총 14일의 일정 연장이 불가피했습니다."
계약서에 "수행사가 시안을 송부하면 발주처는 3일 이내에 검토 의견을 준다"는 조항이 있다면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수행사가 시안을 보냈는데 발주처가 15일 만에 피드백을 주었다면, 약정된 3일을 제외한 12일은 전적으로 발주처 귀책에 의한 지연 기간입니다. 이메일 송수신 일시와 회신 일시를 표로 정리해 '지연 발생 일수'를 정량화하여 청구해야 합니다.
발주처들이 잔금을 주지 않기 위해 가장 많이 쓰는 핑계가 바로 "버그가 많아서 아직 미완성이다"라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대법원 판례상 주요 기능 구현 및 최종 공정을 완료했다면 일부 오류(버그)가 있더라도 일은 '완성'된 것으로 봅니다. 잔금은 일단 지급해야 하며, 버그는 '지연'이 아닌 '하자보수(A/S)'의 영역에서 해결해야 합니다. 따라서 객관적인 배포 로그와 시연 영상을 증거로 확보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일부 일정 관리 실패 등 수행사에게도 귀책사유가 인정되어 지체상금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법적으로 지체상금을 대폭 줄이는 감액 청구 방법이 있습니다.
민법 제398조(손해배상액의 예정)
②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은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
법원은 계약의 목적, 계약금액 대비 지체상금의 비율, 발주처가 실제로 입은 손해의 크기, 거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지체상금이 지나치게 과도하다고 판단되면 직권으로 50%에서 많게는 90%까지 감액해 줍니다.
감액 주장을 펼칠 때 준비해야 할 3가지 논리
1. 실제 손해의 부존재 입증: 발주처가 해당 결과물을 당장 상용화하여 수익을 내는 단계가 아니었거나, 납기 지연으로 인한 실질적인 금전적 손해가 거의 없다는 점을 파고들어야 합니다.
2. 당사자 간 경제적 지위 차이: 대형 발주처와 중소 개발사(스타트업) 간 거래에서, 지체상금 전액 부과가 중소기업의 생존을 흔들 정도로 가혹하다는 점을 주장합니다.
3. 용역 대금 대비 비율 문제: 지체상금 총액이 잔금을 초과하거나 전체 계약금의 30%를 넘는 등 일반적인 거래 관념상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사실을 판례를 통해 뒷받침해야 합니다.
발주처가 "지체상금 공제하고 잔금 주겠다"거나 "소송하겠다"고 나오는 시점이라면, 감정적 대응을 멈추고 아래 3단계를 즉시 밟아야 합니다.
이후 소통은 구두 통화 대신 이메일이나 내용증명 등 서면으로만 진행하여 기록을 남기세요.
추가 과업 범위 대조 명세서 작성
최초 계약서상 과업지시서(SOW)와 발주처가 최종적으로 요구한 스펙을 항목별로 비교하는 표를 만드세요. 원래 계약에 없던 신규 페이지 개발, 추가 API 연동 등이 발주처의 요구로 실행되었음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전문 변호사를 통한 검수 요청 및 대금 청구 내용증명 발송
Q1. 계약서에 납기 연장 조항을 따로 적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지체 기간 공제를 주장할 수 있나요?
네, 가능합니다. 계약서에 명시적인 조항이 없더라도 민법의 대원칙에 따라 수급인에게 귀책사유가 없는 지연은 지체상금 대상 기간에서 제외됩니다. 발주처의 기획 변경이나 피드백 지연이 객관적으로 증명된다면 법적으로 지체 기간에서 당연히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Q2. 공식 문서 없이 카카오톡이나 전화로만 추가 요구를 받았는데, 이것도 증거가 되나요?
충분히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전화 통화 녹취록이나 카카오톡 대화 캡처 역시 발주처가 계약 범위를 넘어서는 요구를 지시했다는 증거로 인정됩니다. 다만 단편적인 메시지보다는 "이 지시로 인해 기존 설계가 어떻게 변경되었고 며칠이 추가 소요되었는지"를 기술적으로 연결하여 설명하는 보고서 형태의 자료를 함께 준비하면 훨씬 유리합니다.
Q3. 발주처가 "버그가 하나라도 남아있으면 납품 완료가 아니다"라며 완료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법적으로 매우 잘못된 주장입니다. 판례는 시스템의 핵심 기능이 구동되고 예정된 최종 공정이 마무리되었다면 일부 버그나 오류가 있더라도 '일이 완성'된 것으로 봅니다. 버그는 하자보수 보증기간 내에 수정하면 되는 사안이므로, 핵심 기능 구현 완료 및 배포 로그를 제시하며 잔금 청구를 정상적으로 진행하시면 됩니다.
Q4. 소송으로 가면 비용과 시간이 너무 많이 들지 않을까요?
무작정 법원으로 가기 전에 '내용증명 송부 → 전략적 협상 → 민사조정' 단계를 먼저 거치는 것을 권장합니다. 법률 대리인을 통해 객관적인 타임라인과 예상 감액률을 제시하면, 발주처 역시 소송 비용 부담과 패소 리스크를 인식하고 조기에 합의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외주 용역 계약은 만드는 것만큼이나 '끝맺음'을 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발주처의 부당한 요구로 발생한 납기 지연인데도 모든 페널티를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수행사들을 볼 때마다 안타깝습니다.
이러한 분쟁은 계약서 문구 몇 줄을 읽는 것을 넘어, 실제 개발 공정과 기획 변경의 인과관계를 기술적 관점에서 정확히 이해하고 법리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역량이 승패를 가릅니다.
법률사무소 완봉은 IT 개발, 디자인 에이전시, 하도급 용역 분쟁에 대한 실무 상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발주처로부터 지체상금 통보를 받고 잔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계신다면 아래로 문의해 주세요.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작성되었으며, 개별 사안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반드시 정식 법률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