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완봉입니다.
지금 당장 자금을 수혈받지 못하면 다음 달 직원 월급도 주기 어려운 한계 상황. 피눈물을 머금고 회사의 가치를 이전 라운드보다 절반 이하로 낮춘 '다운라운드(Down-round)' 투자를 어렵사리 성사시켰습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브레이크가 걸립니다.
"우리 지분이 희석되는 꼴은 못 봅니다. 계약서상 사전동의권이 있으니, 이번 신주 발행에 동의해 줄 수 없습니다."
과거 투자 유치 당시 기쁜 마음으로 서명했던 '사전동의권'과 '희석방지(Anti-dilution) 조항'이 회사의 목을 죄는 족쇄가 되어 돌아온 순간입니다. 회사가 망하면 기존 투자자의 지분도 결국 휴지조각이 될 텐데, 이들은 왜 생존을 위한 마지막 비상구마저 가로막는 걸까요?
오늘 글에서는 후속 투자 계약서 최종 날인을 앞두고 기존 주주의 비토(Veto)에 가로막힌 창업자가 취할 수 있는 현실적인 법률적 돌파구를 짚어드립니다.
많은 창업자가 주주간계약서에 서명할 때 사전동의권 조항을 대수롭지 않게 넘깁니다. 하지만 투자 시장이 냉각된 지금, 이 조항은 회사의 생사여탈권을 쥐는 가장 무서운 무기가 됩니다.
특정 주주에게 사전동의권을 부여하는 것이 '주주평등의 원칙'에 위배되어 무효가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2023년 7월 13일 선고한 판결(2021다293213)을 통해 의미 있는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차등적 취급을 정당화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사전동의권 약정은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본 것입니다.
그러나 법원은 투자자의 손만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같은 판결에서 대법원은 중요한 한계를 명시했습니다.
"투자자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과도한 권한행사로 인하여 회사나 주주들에게 손해를 주는 경우,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권리남용금지 원칙에 따라 권한행사를 통제할 수 있다."
즉, 회사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합리적 대안도 없이 오로지 지분 희석을 막겠다는 사익만을 위해 동의권을 행사한다면, 이는 신의칙 위반 또는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법적 효력을 잃을 수 있습니다.
창업자(이사)는 이 상황에서 심각한 딜레마에 빠집니다.
실무적으로 먼저 이해해야 할 핵심은, '회사법적 효력'과 '주주간계약(채권 계약)의 효력'이 분리된다는 점입니다.
주주간계약은 주주들 사이의 채권적 약정입니다. 따라서 기존 주주의 동의 없이 이사회 결의로 신주를 발행하더라도, 그 신주발행 자체는 회사법적으로 유효합니다. 기존 주주가 신주발행 무효소송을 제기하더라도 법원에서 인용될 가능성은 극히 낮습니다.
문제는 계약 위반에 따른 민사상 책임입니다. 동의 없이 신주 발행을 강행한 직후, 기존 투자자가 가압류를 걸거나 대표이사 개인 자산을 묶어버린다면 회사는 신규 투자금을 써보지도 못하고 무너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작정 강행하기보다는, 상대방의 거부가 '권리남용'임을 입증할 수 있는 정교한 법적 빌드업이 필수입니다.
추후 분쟁으로 이어질 경우를 대비해, 기존 투자자의 거부가 악의적 방해 행위였음을 객관적인 자료로 남겨두어야 합니다.
1단계 통지에도 불구하고 투자자가 묵묵부답이거나 억지를 부린다면, 본격적인 법률적 경고를 보낼 차례입니다.
기존 투자자에게 '명분'과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제공하는 우회 설계안을 협상 카드로 제시해야 합니다.
Q1. 동의 없이 신주를 발행했는데, 신규 투자자의 지분은 법적으로 안전한가요?
네, 안전합니다. 주주간계약 위반은 당사자 간의 채권적 문제일 뿐, 상법상 적법한 절차를 거쳐 발행된 신주의 효력 자체를 무효화할 수 없습니다. 신규 투자자는 법적으로 온전한 주주의 지위를 취득합니다. 다만 신규 투자사가 분쟁 리스크를 우려할 수 있으므로, 법률 대리인을 통해 "기존 주주의 동의 거부가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리스크가 관리 가능하다"는 점을 신규 투자사 법무팀에 사전에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Q2. 계약서에 '동의 없이 신주 발행 시 투자금의 2배를 위약벌로 지급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 조항도 무조건 지켜야 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위약벌 약정이 과도하게 무겁고 불공정할 경우, 법원은 이를 감액하거나 민법 제103조(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 위반으로 보아 무효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특히 회사의 파산 위기라는 급박한 상황에서 오직 상대방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청구하는 위약벌은, 법원에서 대폭 감액되거나 효력이 부인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Q3. 이사회 구성원이 2명뿐입니다. 이사회 결의만으로 다운라운드를 진행할 수 있나요?
자본금 10억 미만의 소규모 회사는 이사를 1~2인만 둘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상법상 이사회가 구성되지 않으므로, 신주발행은 주주총회 결의로 결정해야 합니다. 만약 반대하는 기존 투자자가 특별결의 저지선(33.4%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면 주총 통과 자체가 어려울 수 있으므로, 정관 규정과 지분 구조를 면밀히 분석한 뒤 반드시 사전 법률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Q4. 기존 투자자가 법원에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가처분 재판의 핵심은 '보전의 필요성'과 '피보전권리'의 존부입니다. 회사는 법원에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회사는 즉시 도산하며, 이는 신청인(기존 투자자)을 포함한 모든 주주에게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끼친다"는 점을 적극 소명해야 합니다. 철저한 재무 자료 입증이 뒷받침된다면 가처분 신청은 기각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운라운드는 단순히 기업 가치를 낮춰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이 아닙니다. 회사의 생존이라는 절대적 명분과 기존 투자자의 방어권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종합적인 법률 전쟁입니다.
계약서에 서명했다고 해서 모든 길이 막힌 것은 아닙니다. 철저한 법리적 해석과 정교한 우회 구조 설계를 통해 막힌 자금줄을 뚫고 회사를 지킬 수 있는 비상구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법률사무소 완봉에서는 다운라운드 투자 분쟁, 주주간계약 해석, 기업 생존을 위한 긴급 법률 대응에 대한 전문 상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혼자 고민하며 골든타임을 놓치지 마시고, 지금 바로 연락 주십시오.
본 블로그의 내용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사안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법적 판단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법률 전문가의 개별 자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