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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법무 2026.08.16

납품받은 기계에 하자가 있는데 돈 다 주라니요? B2B 검수증 서명 후 뒤늦게 발견한 불량품, 상법 제69조 독소 피하고 대금 감액받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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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완봉입니다.

"기계를 들여놓고 몇 번 돌려보지도 못했는데, 핵심 부품에 하자가 발견되었습니다. 공급업체에 고쳐달라고 하니, 이미 검수증에 사인했으니 대금을 전액 치르라고 적반하장으로 나옵니다. 정말 돈을 다 줘야 하나요?"

제조업이나 유통업을 운영하시는 대표님들과 실무자분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문의 중 하나입니다.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이르는 고가의 정밀 기계나 원자재를 납품받았는데 뒤늦게 불량이 발견되었을 때의 당혹감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더욱 억울한 것은 "하자 있는 물건을 받았으니 대금을 줄 수 없다"고 버텼다가, 상대방이 제기한 물품대금 청구 소송에서 허무하게 패소하여 기계값은 값대로 다 치르고 수리비까지 독박 쓰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B2B(기업 간) 거래에는 일반 소비자에게 적용되는 민법과 달리, 상법 제69조라는 매우 엄격한 규정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글에서는 검수증에 서명한 후 뒤늦게 발견한 하자에 대해 대금 감액을 이끌어내고 전액 지급 독박을 면하는 법률적 돌파구를 전해드립니다.


TL;DR (핵심 요약)

  1. 상법 제69조의 함정: B2B 거래에서는 물품 수령 즉시 검사하여 하자 통지를 하지 않으면, 뒤늦게 하자가 발견되어도 대금 감액이나 손해배상 청구가 원칙적으로 불가능합니다.
  2. 법률적 돌파구: 공급사의 악의(하자를 알고도 숨김) 입증, 대법원 판례에 따른 채무불이행(불완전이행) 손해배상 청구 활용, 또는 맞춤 제작물 공급계약(도급) 성격 주장을 통해 방어할 수 있습니다.
  3. 실무 대응: 하자 발견 즉시 내용증명과 사진·동영상 증거를 확보하고, 향후 계약 시 검수 가동 기간을 명시하는 특약을 반드시 추가해야 합니다.

1. B2B 거래의 보이지 않는 함정, 상법 제69조란?

일반적으로 민법상 하자담보책임은 매수인이 하자를 '안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권리를 행사하면 됩니다. 시간적 여유가 꽤 있는 편입니다.

하지만 기업 간 거래에서는 상법 제69조 제1항이 최우선으로 적용됩니다.

상법 제69조(매수인의 목적물의 검사와 하자통지의무) 제1항
"상인간의 매매에 있어서 매수인이 목적물을 수령한 때에는 지체없이 이를 검사하여야 하며 하자 또는 수량의 부족을 발견한 경우에는 즉시 매도인에게 그 통지를 발송하지 아니하면 이로 인한 계약해제, 대금감액 또는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한다. 매매의 목적물에 즉시 발견할 수 없는 하자가 있는 경우에 매수인이 6월내에 이를 발견한 때에도 같다."

이 조항은 상거래의 신속성과 안정성을 위해 매도인을 보호하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으며, 법원은 매우 엄격하게 해석합니다.

  • 외관상 즉시 발견할 수 있는 하자: 납품받은 즉시 검사하고 곧바로 통지해야 합니다. 며칠만 지체해도 하자담보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 즉시 발견할 수 없는 잠재적 하자: 기계를 실제로 가동해야만 확인되는 내부 결함 등에는 6개월이라는 제척기간(법적 권리 행사 기간)이 적용됩니다. 6개월이 지나 발견했다면, 하자가 아무리 중대하더라도 상법상 하자담보책임을 근거로 대금 감액을 요구할 수 없습니다.

2. 검수증 서명과 입증책임의 무서움

실무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납품 당일 무심코 서명하는 검수증(또는 인수증)입니다. 공급업체는 기계를 내려놓으며 "물건 들어왔으니 여기 서명해 주세요"라고 요청하고, 바쁜 실무자는 정밀 테스트도 해보지 못한 채 사인을 해줍니다.

소송으로 가게 되면, 이 검수증 서명은 "매수인이 물건을 정상적으로 수령하고 검사까지 완료하여 하자가 없음을 확인했다"는 강력한 증거로 작용합니다.

특히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하자 통지를 적시에 했다는 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전적으로 매수인(구매자)에게 있습니다. "상대방이 하자 있는 기계를 납품했다"는 점만 밝혀서는 부족하고, "법이 정한 기한 내에 제대로 검사하고 통지했다"는 것까지 구매자가 증명해야 합니다.

3. 대금 전액 독박을 막아줄 3가지 돌파구

검수증에 서명했고 6개월 기간도 아슬아슬하게 지나갔다면, 그대로 대금 전액을 물어주어야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아래 3가지 실무적 돌파구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① 공급업체의 '악의' 입증 (상법 제69조 제2항)

상법 제69조 제2항은 매도인이 하자에 대해 악의인 경우에는 즉시 검사 및 통지 의무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규정합니다. 여기서 '악의'란 공급업체가 납품 당시 결함을 알고도 숨겼거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알 수 있었는데 방치한 경우(중과실)를 의미합니다.

  • 실무 팁: 공급업체의 제조 공정상 결함 문서, 내부 직원과의 이메일·문자 대화, 설계 도면상의 명백한 오기 등을 확보하여 "불량임을 알고도 납품했다"는 점을 입증하면 상법 제69조의 시간 제한을 무력화할 수 있습니다.

② '채무불이행(불완전이행)' 법리 활용 (대법원 판례)

많은 기업 대표님들이 놓치는 결정적인 판례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상인 간의 매매에서 상법 제69조 제1항의 검사·통지 의무는 하자담보책임에만 적용될 뿐, 민법상 채무불이행의 일종인 불완전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명확히 판시하고 있습니다.

계약 내용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 불량 기계를 납품한 행위는 단순한 '물건의 하자'를 넘어 '계약 자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잘못(채무불이행)'에 해당합니다. 채무불이행 책임은 상법 제69조의 6개월 제한을 받지 않고 일반 상사 채권 소멸시효인 5년이 적용됩니다. 따라서 하자담보 기간을 놓쳤더라도, 상대방의 불완전이행으로 발생한 손해를 상계하여 대금을 감액하겠다는 주장으로 물품대금 청구에 강력히 대응할 수 있습니다.

③ '맞춤 제작물 공급계약' 성격 주장 (도급계약 준용)

납품받은 기계가 기성품이 아니라, 우리 회사의 주문 사양에 맞추어 제작된 맞춤형 기계인 경우입니다. 판례는 이러한 계약을 단순한 매매가 아닌 '도급(일을 완성하는 계약)'의 성격이 강하다고 봅니다. 도급계약에는 상법 제69조의 검사·통지의무 특칙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납품 후 수개월이 지나 가동 중 결함이 발견되어도 하자보수 청구 및 손해배상 청구권을 온전히 행사할 수 있습니다.

4. 지금 당장 실무자가 취해야 할 3단계 대응 액션플랜

현재 납품 대금 독촉을 받고 있으나 기계 하자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다면, 소송으로 번지기 전에 아래 3단계를 즉시 실행하십시오.

  1. 1단계: 검수증 서명 문구 확인 및 실가동일 증빙 확보
  2. 서명한 검수증에 '외관상 이상 없음' 외에 '성능 검사 완료'까지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3. 기계를 실제로 설치하고 시운전을 시작한 날짜(작업 일지, 전력 사용량, 시운전 동영상 등)를 객관적으로 정리합니다. 이는 '즉시 발견할 수 없었던 하자'임을 입증하는 기초 자료가 됩니다.

  4. 2단계: 지체 없는 내용증명 발송 (가장 중요)

  5. 구두나 전화로 "기계가 이상하다"고 말한 것은 추후 소송에서 증명하기 어렵습니다.
  6. 하자를 인지한 즉시, 오작동 사진·에러 코드 화면·전문가 진단서 등을 첨부하여 "상법 제69조에 따른 하자 통지 및 보수 요구" 내용증명을 발송해야 합니다. '즉시 통지'했다는 법률적 흔적을 남기는 핵심 조치입니다.

  7. 3단계: 일방적 대금 지급 중단 대신 '이행최고 및 잠정 유예 합의서' 작성

  8. 무작정 대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연체이자가 가산된 물품대금 청구 소송을 당하게 됩니다.
  9. "하자가 보수될 때까지 잔금 일부(예: 30%)의 지급을 잠정 유예하고, 공급사가 기한 내 보수를 완료한다"는 합의서나 서면 약정을 유도하는 것이 소송 전 단계에서 가장 안전한 방어선입니다.

자주 하는 질문 (Q&A)

Q1. 기계를 납품받고 검수증에 서명했는데, 설치 공간 문제로 3개월간 방치했다가 가동했습니다. 이때 발생한 결함도 '즉시 발견할 수 없는 하자'로 보호받을 수 있나요?

기계를 실제로 작동해 보아야만 확인되는 내부 시스템 오류나 기능적 결함은 '즉시 발견할 수 없는 하자'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정당한 이유 없이 장기간 검사를 게을리한 경우 법원이 검사 의무 위반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보관할 수밖에 없었던 객관적 사정(예: 공장 리모델링 기간 등)을 증명하고, 가동 개시 직후 즉시 통지했다는 점을 함께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2. 계약서에 '상법 제69조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넣어도 법적 효력이 있나요?

네, 효력이 있습니다. 상법 제69조는 계약 당사자 간의 합의로 배제하거나 변경할 수 있는 임의규정입니다. "본 계약에 따른 물품의 검수 기간은 납품 후 30일로 하며, 최종 시운전 합격 시까지 검수 완료로 보지 아니한다"거나 "상법 제69조의 하자 통지 기간 대신 민법상 하자담보책임 기간을 준용한다"는 특약을 계약서에 명시해 두면, 불리한 상법 조항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Q3. 불완전이행을 주장하려면 상대방의 고의나 과실이 있어야 한다는데, 중소기업 입장에서 이를 어떻게 입증하나요?

채무불이행 책임은 매도인의 귀책사유(고의·과실)가 필요하지만, 실무적으로는 "계약서상 약정된 사양과 다른 하자 있는 기계를 납품했다"는 사실이 입증되면 상대방의 과실은 사실상 추정됩니다. 도리어 공급사가 "우리는 잘못이 없고 매수인의 조작 미숙 때문이다"라는 점을 입증하여 책임을 면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기계 자체의 객관적 불량 상태를 정밀하게 입증하는 것으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습니다.

Q4. 납품받은 기계 하자로 저희 거래처에 납품할 완제품 생산이 중단되어 위약금 손해까지 입었습니다. 이 손해도 청구할 수 있나요?

이러한 손해는 법률상 '특별손해'에 해당합니다. 민법 규정에 따라, 상대방(공급사)이 계약 당시 또는 납품 당시 "이 기계가 멈추면 제3자에게 막대한 위약금을 물게 된다"는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만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계약 체결 시 기계의 용도와 오작동 시 발생하는 손해 규모를 상대방에게 미리 서면이나 이메일로 고지해 두면 추후 청구가 수월해집니다.


법률사무소 완봉의 조언

기업 간 거래에서 상법 제69조는 매수인에게 다소 가혹하게 느껴질 수 있는 규정입니다. 그러나 불량 기계를 떠안고도 대금 전액을 지급해야 하는 위기에 처했더라도,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계약서 문구, 대법원 판례의 예외 법리를 꼼꼼히 분석하면 반드시 돌파구는 열립니다.

물품대금 청구 소송을 앞두고 있거나 내용증명을 받아 대응책을 고민하고 계신다면, 첫 단추를 어떻게 꿰느냐에 따라 수억 원의 희비가 갈릴 수 있습니다.

법률사무소 완봉에서는 납품 하자 분쟁 및 물품대금 청구 소송에 대한 전문 상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사실관계를 신속히 분석하여 명쾌한 솔루션을 제시해 드리겠습니다.

본 블로그에 게재된 정보는 일반적인 법률 지식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구체적인 사건의 결과는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신 후 법적 조치를 취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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