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완봉입니다.
대표님, 혹시 본인 명의의 개인사업체나 가족이 운영하는 법인과, 대표님이 대표이사로 있는 법인 사이에 부동산 매매, 자재 납품, 금전 대여 거래를 준비하고 계신가요?
"어차피 양쪽 다 내 회사나 다름없는데, 계약서만 쓰고 거래하면 되지."
"감정평가까지 받아서 정확히 시가대로 송금할 거니까 문제될 게 없잖아?"
이런 생각을 단 한 번이라도 하셨다면, 지금 즉시 거래 진행을 멈추셔야 합니다. 아무리 공정한 가격으로 거래했어도, 심지어 법인 지분 100%를 가진 1인 주주라 해도, '이 절차'를 빠뜨리면 계약 전체가 법적으로 무효가 됩니다. 나아가 세무조사나 소수주주와의 분쟁 과정에서 업무상 배임죄로 형사 처벌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중소기업 대표님들이 가장 쉽게 빠지는 법적 함정, 상법 제398조 '이사 등의 자기거래'에 대해 실무적 관점에서 알기 쉽게 설명드리겠습니다.
쉽게 말해 "내가 대표로 있는 법인과 나(또는 내 가족·관계 회사) 사이의 거래"를 뜻합니다. 법인의 자금이 대표이사 개인이나 특수관계인의 주머니로 흘러들어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것을 막기 위해 상법이 엄격하게 규제하는 조항입니다.
규제 대상의 범위는 생각보다 넓습니다.
대표님 개인 사업체는 물론, 배우자 명의 법인, 자녀가 운영하는 회사와 대표님 법인이 거래하는 것 모두가 자기거래에 해당합니다. 자산 양수도, 제품 매매, 임대차 계약, 금전 대여, 담보 제공 등 명목을 불문하고 모든 유상 거래가 포함됩니다.
가장 흔한 오해입니다. "감정평가까지 받아서 시가로 거래했으니 회사에 손해가 없다"고 하시지만, 대법원은 거래 가격의 공정성뿐만 아니라 이사회의 사전 승인이라는 절차적 요건도 반드시 충족할 것을 요구합니다. 아무리 공정한 가격이었어도 이사회 승인이 없었다면 그 거래는 원칙적으로 무효입니다.
"어차피 내 회사인데 이사회가 무슨 소용이냐"고 하시지만, 대법원은 1인 주주 회사라 해도 법인과 개인은 법적으로 완전히 분리된 주체이며, 회사 재산은 채권자들의 공동 담보가 되므로 자기거래 제한 규정이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1인 회사라도 적법한 절차 없이 거래하면 무효이고 배임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상법 제398조는 '미리' 이사회의 승인을 얻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사후 추인은 매우 엄격한 요건 아래 제한적으로만 인정되거나 아예 인정되지 않을 위험이 큽니다. 계약서에 서명하고 대금을 송금하기 전에 반드시 이사회 결의가 완료되어 있어야 합니다.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거나, 회사에 불만을 가진 소수주주 또는 채권자가 '자기거래 무효 소송'을 제기하면 대표님은 거래 자산이나 대금을 전부 원래대로 돌려놓아야 합니다. 거래 상대방이 제3자인 경우에도, 그 제3자가 이사회 승인이 없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상황이라면 계약의 효력을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사전 절차 없이 법인 자금을 대표이사 개인 회사에 빌려주거나 자산을 넘긴 행위는, 이자가 지급되었거나 시가로 거래되었더라도 회사에 이해충돌의 위험을 초래한 것 자체로 배임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세무조사나 주주 간 소송 과정에서 이 사실이 드러나면 형사 피고인이 되어 실형을 선고받을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인 이사회 결의는 '재적 과반수 출석, 출석 과반수 찬성'이지만, 자기거래 승인은 재적이사 총수의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합니다.
자본금 10억 미만 소규모 회사는 이사를 1~2명만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법 제383조 제4항에 따라 이사가 1~2인인 구조에서는 이사회가 구성되지 않습니다.
의사록에 단순히 "대표이사와 법인 간 거래를 승인한다"라고만 적으면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상법 제398조는 "해당 거래에 관한 중요사실을 밝히고" 승인받을 것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반드시 포함해야 할 사항:
- 거래 대상 (부동산 지번, 자산 내역 등)
- 거래 금액 및 대금 지급 방법 (시가 산정 근거 포함)
- 금전 대여의 경우 이자율, 담보 제공 여부, 변제기 등
감정평가서나 시세 비교 자료를 의사록에 첨부 서류로 함께 철해두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
Q1. 대표이사 자녀가 운영하는 법인에 공장을 무상으로 임대하려 합니다. 이사회 승인만 받으면 되나요?
아닙니다. 이사회 승인을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받았더라도, 상법 제398조는 거래의 내용과 절차가 공정해야 한다는 실체적 공정성도 요구합니다. 무상 임대는 회사에 일방적인 손실을 끼치는 거래이므로, 이사회가 승인하더라도 대표이사는 배임죄 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반드시 시가에 맞는 적정 임대료를 책정해야 합니다.
Q2. 두 법인의 대표이사를 제가 겸임하고 있습니다. 두 법인 사이의 거래도 자기거래에 해당하나요?
네, 해당합니다. 이를 '겸직이사에 의한 자기거래'라고 합니다. 이 경우 A 법인과 B 법인 양쪽 모두에서 각각 이사회를 개최하여 이사 3분의 2 이상의 찬성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한쪽이라도 절차를 빠뜨리면 그 법인 기준에서 계약이 무효가 됩니다.
Q3. 이사회 승인 없이 이미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금이라도 사후 이사회를 열면 무효를 면할 수 있나요?
원칙적으로 상법 제398조는 사전 승인만을 규정하고 있어, 사후 추인으로 무효인 계약을 소급하여 유효로 만들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이미 거래가 완료된 경우라면 신속하게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거래를 적법하게 해제하고 원상복구하거나, 거래의 공정성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 증빙(감정평가서, 세무 자료 등)을 보완하여 형사적 배임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
Q4. 이해관계가 있는 이사는 이사회 의사정족수 산정에 포함되나요?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특별이해관계 있는 이사는 이사회에 출석하여 의견을 개진할 수 있으므로 의사정족수(회의 개최에 필요한 출석 이사 수) 산정에는 포함됩니다. 다만 결의 성립에 필요한 찬성표(의결정족수)에는 산입되지 않습니다. 정족수 계산이 복잡하고 흠결 시 전체 결의가 무효가 될 수 있으므로 사전에 면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다 보면 법인 자금과 개인 자금의 경계가 흐려지기 쉽고, '내가 다 지배하는 회사들이니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판단이 평생 일군 사업을 위기에 빠뜨리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상법 제398조 자기거래 규정은 세무조사나 주주 분쟁에서 가장 먼저, 가장 날카롭게 지적되는 항목 중 하나입니다.
법률사무소 완봉은 기업 법무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특수관계인 거래·이사회 의사록 정비·배임 리스크 검토 등에 대한 실무 상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재 추진 중인 거래가 있으시다면,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먼저 리스크 검토를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사실관계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법률 전문가의 개별 자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