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완봉입니다.
"회사의 핵심 특허와 공장 부지가 단돈 몇억 원에 다른 회사로 넘어가 버렸습니다."
동업 관계로 시작한 비상장법인의 주주나 투자사들이 가장 경악하는 순간 중 하나는, 대표이사가 다른 이사들이나 주주들 모르게 회사의 핵심 자산을 헐값에 매각해 버린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을 때입니다.
대부분은 곧바로 대표이사를 업무상 배임죄로 고소하는 것부터 생각합니다. 형사 처벌도 중요하지만, 형사 고소만으로는 이미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간 회사 자산을 자동으로 되찾아올 수 없습니다. 형사 재판이 진행되는 수개월, 수년 사이에 그 자산이 또다시 제3자에게 팔려나가 완전히 손을 쓸 수 없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영권을 지키고 회사를 정상화하려면, 체결된 매매 계약 자체를 무효로 만들고 빼앗긴 자산을 회사로 원상 복구시키는 민사적 해법에 즉시 집중해야 합니다. 이사회 승인 없이 진행된 독단적 계약을 깨뜨리고 자산을 안전하게 회수하는 구체적인 법적 경로를 안내해 드립니다.
대표이사는 회사를 대표하는 막강한 권한을 가집니다. 그러나 그 권한이 무제한은 아닙니다. 상법 제393조 제1항은 "중요한 자산의 처분 및 양도, 대규모 재산의 차입 등은 이사회의 결의로 한다"고 명시하여 대표이사의 독단적 결정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표이사가 이 규정을 어기고 이사회 결의 없이 자산을 매각했다면, 그 계약은 무조건 무효일까요?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르면, 거래 안전 보호를 위해 원칙적으로 계약은 유효한 것으로 봅니다. 이사회 결의가 없었다는 회사 내부 사정을 모르는 거래 상대방을 보호하기 위함입니다.
단, 예외가 있습니다. 거래 상대방이 계약 체결 당시 이사회 승인이 없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거나(악의),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알 수 있었을 때(중과실)에는 그 계약은 무효가 됩니다.
소송의 성패는 거래 상대방의 악의 또는 중과실을 얼마나 구체적인 증거로 입증해 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단순한 심증만으로는 법원을 설득할 수 없습니다. 계약 상대방의 중과실을 증명하기 위해 반드시 확보하고 주장해야 할 핵심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매각된 자산이 상법 제393조의 '중요한 자산'에 해당함을 밝혀야 합니다. 회사 전체 자산 규모 대비 처분된 자산의 가액 비중을 수치로 입증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기업 간 대규모 자산 거래 시 상대방은 통상 법률·재무 실사를 진행합니다. 실사 자료 요구 목록에 '이사회 의사록'이 포함되어 있었음에도 실제 결의가 누락된 것을 묵인하고 계약을 밀어붙였다면, 이는 악의 내지 중과실의 명백한 증거입니다. 관련 이메일, 메신저 대화록, 실사 질의서(Q&A) 등을 빠짐없이 확보해야 합니다.
시가 대비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으로 매각되었거나, 계약 진행 일정이 비상식적으로 급박했다면 상대방의 중과실을 입증하는 강력한 근거가 됩니다. 정상적인 거래라면 이사회 승인 여부를 꼼꼼히 확인했어야 함에도 헐값 매물을 서둘러 취득했다는 점을 부각해야 합니다. 감정평가서나 시세 비교 자료를 통해 헐값 거래임을 증명하십시오.
계약 상대방이 동종 업계 경쟁사이거나, 대표이사의 친인척·우호 주주 등 특수관계인인 경우 법원은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합니다. 회사 내부 사정을 쉽게 알 수 있는 지위에 있었던 만큼, 이사회 결의가 없었음을 몰랐다고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무단 처분 사실을 인지한 순간부터 골든타임입니다. 다음 3단계에 따라 즉각적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가장 먼저 매각된 자산이 제3자에게 다시 넘어가지 않도록 묶어두어야 합니다. 부동산이라면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 특허권 등 지식재산권이라면 '특허권처분금지가처분'을 법원에 즉시 신청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자산을 선의의 제3자에게 재매각하면 법적으로 되찾기가 훨씬 어려워지므로, 소송 전에 반드시 현 상태를 동결해 두어야 합니다.
가처분으로 자산을 묶어두었다면 본안 소송을 제기합니다. 이사회 결의 없는 처분행위로서 상대방의 악의·중과실을 이유로 계약이 무효임을 청구하고, 이미 이전된 등기의 말소 또는 자산의 회사 반환을 구하는 소송을 진행합니다. 앞서 언급한 4가지 입증 포인트에 관한 증거를 집중적으로 제출해야 합니다.
민사 소송과 병행하여 대표이사를 업무상 배임죄로 형사 고소합니다. 수사 과정에서 드러나는 공모 정황이나 부정한 거래 증거는 민사 소송에서 상대방의 악의를 입증하는 결정적 자료가 됩니다. 회사의 이사진이 소송 제기에 소극적이라면, 소수주주가 상법 제403조에 따라 주주대표소송을 직접 제기해 대표이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Q1. 정관에 '자산 처분 시 이사회 결의'를 요구하는 별도 규정이 없어도 무효를 주장할 수 있나요?
네, 가능합니다. 상법 제393조 제1항이 정한 '중요한 자산의 처분'에 해당하는 경우, 정관이나 이사회 규정에 별도 명시가 없더라도 상법 규정 자체에 따라 이사회 결의가 필요합니다. 내부 규정 유무와 상관없이 자산의 중요성만 입증하면 무효 주장이 가능합니다.
Q2. 대표이사가 지분 100%를 보유한 1인 주주인 경우에도 이사회 결의 누락이 문제가 되나요?
실질적으로 지분 100%를 보유한 1인 주주 겸 대표이사인 경우에는 법리가 달리 적용됩니다. 대법원은 1인 주주 회사의 경우, 형식적 이사회 결의가 없었더라도 1인 주주의 뜻에 합치하는 행위라면 회사의 의사결정이 있었던 것과 다름없다고 보아 거래를 유효로 인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동업자가 단 1%의 지분이라도 보유하고 있다면 이 법리는 적용되지 않으므로 무효를 철저히 다툴 수 있습니다.
Q3. 상대방이 "위조된 이사회 의사록을 보여주어서 속았다"고 주장하면 어떻게 되나요?
실무에서 빈번하게 등장하는 주장입니다. 완벽하게 위조된 의사록을 제시받은 경우 상대방의 중과실이 부정되어 계약이 유효로 남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의사록의 양식, 서명·날인의 진위 여부, 비상식적으로 짧은 소집 절차 등 상대방이 충분히 의심할 수 있었던 정황을 정밀하게 따져야 합니다. 조금만 주의했다면 위조 사실을 알 수 있었음을 밝혀낸다면 여전히 중과실을 인정받아 무효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본 글에서 다룬 법리는 개별 회사의 규모, 자산의 성격, 상대방과의 구체적인 거래 경위 및 증거의 유무에 따라 판단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대법원이 이사회 결의 없는 거래의 상대방 보호 범위를 중과실 기준으로 변경함에 따라 무효 입증의 난이도가 높아진 만큼, 무단 처분 사실을 발견한 즉시 전문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신속하게 증거를 보존하고 가처분 절차를 밟으시길 권장합니다.
형사 고소만 해두고 기다리다가는 회사의 알짜 자산이 완전히 유실되어 껍데기만 남은 회사를 마주하게 될 수 있습니다. 자산 처분을 막고 계약을 무효화하는 민사적 조치를 형사 절차와 병행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법률사무소 완봉은 기업 분쟁 및 경영권 갈등 사건에서 상대방의 악의·중과실을 입증하고, 계약 무효화와 자산 회수를 위한 구체적인 법적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자산 유출이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지체 없이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