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 가맹점주 협의회에서 내용증명이 날아왔습니다. 본사에서 공급하는 전용 소스뿐만 아니라 일반 냅킨이랑 물티슈, 청소용 세제까지 본사에서만 사게 하는 건 '구속조건부거래'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겠다고 합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완봉입니다. 최근 프랜차이즈 본사(가맹본부)를 운영하는 대표님들과 실무자분들로부터 위와 같은 문의를 자주 받고 있습니다. "브랜드 통일성을 지키고 품질을 유지하려면 우리 제품을 쓰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라고 억울함을 호소하시지만, 법의 잣대는 냉정합니다.
특히 가맹사업 필수품목 관련 규제가 대폭 강화되면서, 과거 관행대로 "품질 유지"라는 명목 아래 각종 부자재 구매를 강제했다가는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달하는 과징금이나 공정위 제재를 맞닥뜨릴 수 있습니다. 가맹점주들의 권리 의식이 높아진 지금은 단체 행동이나 공정위 신고로 이어지는 속도도 매우 빠릅니다.
오늘은 불공정거래행위 중 하나인 '구속조건부거래' 위반 리스크를 피하면서도 브랜드의 고유성을 합법적으로 지켜내는 가맹계약서 개정 전략을 실무 팁과 함께 정리해 드립니다.
가맹사업법 제12조 제1항 제2호는 가맹점사업자가 취급하는 상품 또는 용역의 거래상대방을 부당하게 구속하거나 제한하는 행위, 즉 '구속조건부거래'를 불공정거래행위로 보고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우리 브랜드로 장사하려면 다른 곳에서 재료 사지 말고, 내가 지정한 곳에서만 사라"며 거래 상대방을 강제하는 행위입니다. 다만, 아래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에 한해 특정 거래상대방과의 거래를 강제할 수 있으며, 이를 가맹사업법상 '필수품목(구입강제품목)'이라고 합니다.
많은 가맹본사가 저지르는 실수는, "우리가 지정한 규격이어야 톤앤매너가 맞는다"거나 "대량 구매해서 싸게 공급하는 게 점주에게도 이득이다"라는 자의적인 판단으로 일반 물티슈·빨대·세제, 심지어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공산품(설탕, 식용유, 마요네즈 등)까지 필수품목으로 지정해 구매를 강제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품목들은 브랜드 고유의 맛이나 서비스 정체성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낮기 때문에, 공정위 조사나 분쟁조정 단계에서 구속조건부거래 위반으로 판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필수품목 관련 감시는 갈수록 촘촘해지고 있습니다. 가맹본사가 반드시 숙지하고 이행해야 할 법적 의무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브랜드 품질과 통일성을 유지하면서도 법적 리스크를 피하는 정교한 계약 조항 설계가 필요합니다. 실무에 즉시 반영할 수 있는 4가지 전략을 소개합니다.
현재 공급 중인 전체 물품 리스트를 법률 전문가와 함께 검토하여 '진짜 필수품목'과 '권장품목'을 명확히 분류하세요.
- 필수품목: 특허 공법이 적용된 소스류, 독점 계약 원두 등 타사 제품으로 대체 시 브랜드 고유의 맛·품질이 훼손되는 품목
- 권장품목: 일반 규격 봉투, 청소용 소독제, 대기업 제조 공산품 등
권장품목에 대해서는 "동일한 품질 사양을 충족하는 타사 제품을 자율적으로 조달하여 사용할 수 있다"는 조항을 계약서에 명시하면 불필요한 법적 시비를 원천 차단할 수 있습니다.
"본사가 시장 상황을 고려하여 임의로 조정할 수 있다"는 식의 조항은 무효인 데다 과징금 유발 요인이 됩니다. "제조사 공급 원가에 본사의 물류·조율 대행 수수료(O%)를 합산하되, 원자재 가격 변동 시 분기별로 연동하여 조정한다"와 같이 제3자가 보아도 납득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을 계약서에 담아야 합니다.
구두 간담회에서 단가 인상을 논의한 뒤 가격을 올리는 방식은 '성실 협의'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계약서에 공식적인 협의 프로세스를 명문화하세요.
- 단가 인상 또는 품목 추가 예정일로부터 최소 30일 전 서면 사전 통지
- 통지 후 14일 이내 가맹점주(또는 등록 단체) 대표단과 공식 회의 소집
- 협의 과정과 최종 결과를 전체 가맹점주에게 투명하게 공지
이 절차를 이행한 기록(회의록, 서면 통지서 등)을 보관해 두면, 추후 "일방적인 가격 인상 갑질"이라는 신고에도 강력한 방어막이 됩니다.
로고가 인쇄된 컵·냅킨·포장 상자처럼 브랜드 통일성이 중요하지만 시중 제작이 가능한 품목은 품질 승인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훨씬 안전합니다.
"가맹점사업자는 본사가 제시한 인쇄 규격, 용지 재질(평량), 색상 스펙을 충족하는 부자재를 자율적으로 외주 제작하여 사용할 수 있다. 단, 제작 전 샘플을 본사에 제출하여 사전 품질 승인을 받아야 하며, 본사는 정당한 사유 없이 승인을 거부하지 아니한다."
이렇게 설계하면 점주는 자율성을 얻고, 본사는 비주얼 품질을 유지하면서 법 위반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Q1. 계약서에 "본사 사정에 따라 가격을 변경할 수 있고, 가맹점은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는 특약을 합의 하에 적어뒀는데, 이것도 효력이 없나요?
네, 효력이 없습니다. 가맹사업법은 강행규정이므로 당사자 간 합의가 있더라도 법이 정한 성실 협의 의무를 회피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이런 일방적 면책 조항은 공정위 조사나 약관심사 단계에서 '불공정 약관'으로 판정되어 조항 자체가 무효가 될 뿐 아니라, 본사의 악의를 입증하는 근거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Q2. 필수품목 가격 인상을 위해 협의를 시작했는데 가맹점주들이 무조건 반대만 합니다. 단가를 영원히 못 올리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법이 요구하는 것은 가맹점주와 성실하게 대화하는 절차적 의무이지, 전원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원부자재 인상 근거를 객관적인 자료로 투명하게 제시하고, 본사의 마진 인하 노력 등 성실한 협의 과정의 증거를 확보했다면, 합의가 최종 결렬되더라도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Q3. 브랜드 고유 레시피가 담긴 소스나 밀키트도 가맹점주가 직접 만들어 쓰겠다고 요구하면 허용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브랜드 독창적인 맛과 특허 기술이 적용된 전용 소스나 원부자재는 '동일성 유지와 상표권 보호'에 직결되는 핵심 품목으로 필수품목 인정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적법한 절차(정보공개서 기재, 공급가격 산정방식 명시)를 모두 갖췄다면 본사 거래를 강제할 수 있으며, 점주가 이를 무단으로 자체 제작할 경우 계약 위반을 이유로 시정 요구 및 해지 절차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Q4. 이미 공정위에 신고가 접수된 상황이라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신고 접수 이후에는 계약서를 급하게 수정하는 것이 오히려 "불공정 행위를 은폐하려 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기존 계약서와 실제 거래 내역, 협의 기록 등을 면밀히 검토하여 방어 논리를 구축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공정위 조사 대응 경험이 있는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즉시 구하시기 바랍니다.
가맹사업 필수품목과 구속조건부거래 리스크는 단순한 가맹점주 불만을 넘어, 가맹본사의 브랜드 가치를 흔들고 막대한 과징금 처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입니다. 공정위 신고가 접수되거나 언론에 공론화된 이후에 계약서를 수정하려 하면 조사 강도가 오히려 세질 수 있습니다. 아직 큰 갈등이 드러나지 않은 지금, 선제적으로 가맹계약서와 정보공개서를 최신 법률 기준에 맞게 정비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입니다.
법률사무소 완봉에서는 프랜차이즈 가맹본사의 가맹계약서 검토·개정, 필수품목 재분류 자문, 공정위 대응 등에 관한 전문 상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계약서 조항 하나를 제대로 정비해 두는 것이 수억 원의 잠재적 리스크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패입니다.
본 블로그의 내용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일반적인 설명이며, 가맹본부의 구체적인 업종·거래 구조·품목 특성에 따라 법적 판단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법률 전문가의 개별 자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