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완봉입니다.
정식 법인을 세우기도 전에 골방이나 공유 오피스에 모여 밤새 코딩을 하던 시절이 있습니다. "우리 대박 나면 지분을 나누고, 너는 CTO로서 이 기술을 끝까지 책임져라." 서로 굳은 약속을 나누며 개발에 매진했고, 드디어 정식 법인을 설립해 본격적인 투자 유치를 준비하려던 찰나. 사소한 경영 방향 충돌로 핵심 개발을 전담하던 공동창업자 A씨가 갑작스럽게 퇴사를 선언합니다.
진짜 문제는 그 이후에 터집니다. A씨가 짐을 싸서 나가며 던진 한마디, 혹은 퇴사 직후 대리인 변호사를 통해 날아온 내용증명 한 통이 회사의 목줄을 쥐게 됩니다.
"정식 법인이 설립되기 전에 제 개인 컴퓨터로 직접 개발한 소스코드는 저작권법상 제 개인 저작물입니다. 법인은 이 코드를 사용할 권한이 없으니, 당장 서비스 운영을 중단하고 소스코드를 전량 폐기하십시오."
기관 투자 심사를 코앞에 두고 서비스 중단 요구라니, 대표님 입장에서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따로 없을 것입니다. 정식 계약서나 직무발명보상제도가 갖춰지기 전인 극초기 단계의 창작물, 정말로 나간 동업자의 개인 소유일까요? 회사는 이대로 서비스를 접고 코드를 처음부터 다시 짜야만 하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미리 준비만 해둔다면 방어할 수 있습니다. 오늘 글에서는 정식 법인 설립 전 동업자가 개발한 핵심 소스코드를 법인의 정당한 자산으로 인정받기 위한 법리적 근거와, 상대방이 정식 경고장을 날리기 전 '골든타임' 동안 확보해야 할 실무 증거 수집 수칙을 상세히 안내해 드립니다.
많은 대표님이 오해하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내가 창업 자금도 대고 생활비도 챙겨 줬으니 당연히 그 결과물은 회사 것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법은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회사에 소속된 직원이 업무 중 개발한 결과물은 저작권법 제9조에 따라 '업무상 저작물'로 인정되어 저작권이 회사에 자동으로 귀속됩니다. 하지만 많은 스타트업은 법인이 정식으로 설립(등기)되기 전부터 이미 개발을 시작합니다.
법인이 존재하지 않던 시절, 즉 '개인' 혹은 '민법상 조합(2인 이상이 상호 출자하여 공동 사업을 경영하기로 약정한 단체)' 단계에서 개발된 소스코드는 법률상 '회사'의 소유가 될 수 없습니다. 저작권법 제2조 및 제10조에 따라, 저작권은 계약 유무를 떠나 실제 코드를 한 줄 한 줄 작성한 '자연인(창작자)'에게 원시적으로 귀속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원시적 귀속'이란 별도 절차 없이 창작과 동시에 첫 소유권이 창작자에게 바로 발생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설립 이후 별도의 '지식재산권(IP) 양도 계약서'나 '권리 승계 합의서'를 명확히 작성하지 않았다면, 법적으로는 소스코드의 주인이 여전히 퇴사한 동업자 개인으로 남아 있게 됩니다. 투자 유치나 서비스 론칭을 앞두고 "내 코드를 쓰지 말라"는 요구에 직면했을 때 많은 대표가 당황하는 이유가 바로 이 법적 공백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회사는 서비스를 중단하고 코드를 처음부터 다시 짜야만 할까요? 다행히 법원은 계약서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기계적인 판단을 내리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프로그램저작권이 양도되었음이 외부적으로 표현되지 아니한 경우 저작자에게 권리가 유보된 것으로 유리하게 추정함이 상당하다"면서도, "계약 내용이 불분명한 경우 구체적인 의미를 해석함에 있어 거래 관행이나 당사자의 지식, 행동 등을 종합하여 해석함이 상당하다"라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0다50250 판결 등 참조).
즉, 서면 저작권 양도 계약이 없더라도, 전후 정황을 종합적으로 해석했을 때 '이 소스코드는 당연히 법인에 귀속시키기로 묵시적 합의(묵시적 양도)'가 있었거나, 최소한 '법인이 이 서비스를 영구적·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독점적 이용허락)'했다고 볼 수 있는 객관적 정황이 있다면, 퇴사자의 사용 중단 요구를 무력화할 수 있습니다.
퇴사한 동업자가 저작권 침해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기 전, 대표이사가 반드시 확보해야 할 5가지 증거 수집 수칙입니다. 퇴사자가 정식 경고장을 보내고 클라우드 권한을 변경하거나 메신저 기록을 삭제하기 전인 지금이 바로 '골든타임'입니다.
퇴사한 동업자가 법인 지분(예: 30%)을 무상 또는 저렴하게 가져갔다면, 그 지분이 '핵심 기술 개발 및 이를 법인 자산화하는 대가'였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개발 결과물은 개인 소유로 남겨두기로 했다면, 사실상 아무 자산도 없는 법인의 지분을 그만큼 나누어 줄 이유가 없다는 점이 법리적 근거가 됩니다.
- 확보할 증거: 지분과 소스코드 귀속을 연결 짓는 초기 카카오톡·슬랙(Slack) 대화 캡처, 주주간 계약서 초안, 초기 주주 동의서.
소스코드를 빌드하고 서비스를 구동하는 데 든 비용을 법인이 부담했다면, 해당 결과물이 법인 소유라는 강력한 방증이 됩니다.
- 확보할 증거: GitHub 프로 플랜 결제, AWS 서버 비용, 개발 장비 구입비, 외부 라이브러리 라이선스 비용 등을 법인 카드로 결제했거나 대표이사가 정산해 준 이체 내역 및 영수증.
개발자 스스로가 이 소스코드가 법인의 소유임을 전제로 대외적으로 공표했다면, 이제 와서 "내 개인 소유"라고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합니다.
- 확보할 증거: 퇴사자가 법인 계정으로 앱스토어·플레이스토어에 앱을 등록한 기록, 기술 책임자로서 인터뷰한 보도자료, 정부지원사업(예비창업패키지, 초기창업패키지 등) 신청서에 해당 기술을 법인 자산으로 기재하고 직접 서명·날인한 서류.
투자 제안서(IR Deck)에 해당 기술이 법인의 핵심 자산으로 소개되어 있고, 퇴사한 동업자도 이를 알고 동의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합니다.
- 확보할 증거: 투자사 미팅 피드백 메일, IR Deck 최종본을 동업자들과 공유하며 나눈 단톡방 대화 내용.
결별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지분을 가지고 나갈 테니 코드는 계속 써라" 또는 "지분 정리해 주면 코드 사용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 등 사용을 허락하거나 양도를 전제로 정산을 요구했던 대화는 소송에서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증거가 됩니다.
- 확보할 증거: 퇴사 협상 당시의 회의록, 통화 녹음 파일, 이메일 답신. (※ 당사자 간 대화 녹음은 법적으로 합법이며 매우 강력한 증거로 활용됩니다.)
Q1. 퇴사자가 GitHub 저장소를 통째로 삭제하거나 비공개로 돌려버렸습니다. 형사 처벌이 가능한가요?
가능합니다. 소스코드의 법적 저작권이 퇴사자 개인에게 유보되어 있다고 볼 여지가 있더라도, 법인이 이를 기반으로 정식 서비스를 운영 중이었다면 해당 저장소는 법인의 업무상 주요 자산이자 정당한 운영 권한이 있는 정보통신망에 해당합니다. 이를 무단으로 삭제하거나 접근을 차단한 행위는 형법상 전자기록등손괴죄 및 업무방해죄,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2. 퇴사자가 "특허는 법인 명의지만, 법인 설립 전에 내가 쓴 특허 명세서 초안과 핵심 알고리즘 소스코드는 내 개인 저작물"이라며 사용료를 요구합니다. 타당한가요?
타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법인 명의로 특허가 출원·등록까지 완료되었다면 특허법상 권리는 명백히 법인 소유입니다. 또한 동업자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법인 명의 출원에 협조했다면, 이는 소스코드와 기술 명세서에 대한 권리를 법인에 '묵시적으로 양도'했음을 증명하는 강력한 근거 중 하나가 됩니다.
Q3. '묵시적 양도'가 인정되면 저작권 자체가 법인으로 완전히 넘어가는 건가요?
'묵시적 양도'가 법원에서 인정되면 저작재산권 자체가 법인에 귀속된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양도까지는 인정받기 다소 부족하더라도, 당사자들의 행동 정황상 '법인에게 기한의 제한 없이 독점적으로 해당 소스코드를 사용할 수 있는 권한(독점적 이용허락)'을 부여했다고 인정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느 쪽이든 법인의 서비스 운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상대방의 사용 중단 청구를 막는 데 충분한 방어 근거가 됩니다.
Q4. 이런 분쟁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초기 스타트업이 지금 당장 해야 할 조치는 무엇인가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지식재산권 승계 및 직무발명 승계 계약'을 명문화하는 것입니다. 초기 창업 멤버 전원에게 "법인 설립 전후를 막론하고, 본 서비스와 관련하여 창작한 모든 저작물·소스코드·기획안·디자인의 권리는 법인 설립과 동시에 법인에게 원시적·영구적으로 양도된다"는 내용의 지식재산권 양도 계약서 및 직무발명 승계 약정을 즉시 체결하시기 바랍니다. 갈등이 표면화되기 전, 관계가 원만한 시기에 이 작업을 마쳐두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본 글에서 제공하는 법률 정보는 일반적인 가이드라인이며, 개별 스타트업의 동업 계약 형태·개발 참여 시점·기여도·자금 출처 등에 따라 구체적인 법적 판단과 소송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동업자 결별 및 IP 분쟁 징후가 포착되었다면, 독자적으로 대응하기보다 기업 법무 및 지식재산권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맞춤형 대응 전략을 수립하시기 바랍니다.
법률사무소 완봉에서는 스타트업 설립 초기 IP 분쟁, 동업자 결별에 따른 소스코드 귀속 문제, 지식재산권 양도 계약 등에 대한 전문 상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핵심 소스코드를 둘러싼 분쟁 징후가 포착되셨다면, 골든타임 내에 법적으로 유효한 증거를 확보하고 대응 논리를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