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완봉입니다.
동업자 간의 갈등이나 사업 방향성 차이로 공동 사업을 정리하기로 합의하셨나요? 서로 감정 상하지 않고 원만하게 각자의 길을 가기로 구두로 약속했다면, 이제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은 합의서에 도장을 찍는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공동 창업자가 이 마지막 단계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릅니다. "남은 채무와 자산은 네가 알아서 하고, 난 이 정산금만 받고 빠질게"라는 말 한마디와 함께 꼼꼼한 검토 없이 합의서에 도장을 찍었다가, 몇 달 뒤 청천벽력 같은 세금 고지서나 거래처의 소송장을 받고 법률사무소를 찾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동업을 끝낼 때 '지금 당장 내 지분만큼 얼마를 돌려받는가'에만 집중하면 안 됩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있는 채무, 세금, 향후 발생할 우발적 법적 리스크를 완벽하게 차단하지 않으면, 갈라선 이후에 상대방의 잘못이나 회사의 빚이 고스란히 나에게 돌아올 수 있습니다.
도장을 찍기 직전인 지금, 내 자산과 신용을 지키기 위해 동업 해지 합의서에 반드시 담아야 할 정산 조항 설계법을 실무적인 관점에서 짚어드리겠습니다.
동업을 끝낸다고 하면 사업체 자체를 공중분해하여 나누는 '해산'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무에서는 한 사람은 사업체를 그대로 유지하고, 다른 한 사람만 지분을 정리하여 나가는 형태가 훨씬 많습니다.
법적으로 동업 관계는 민법상 조합에 해당합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2인으로 구성된 조합에서 조합원 1인이 탈퇴하면 조합 관계는 종료되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 자체가 해산되지는 않습니다. 조합원의 합유(공동 소유)에 속했던 재산은 남은 동업자의 단독 소유로 귀속되고, 탈퇴자는 탈퇴 당시의 조합 재산 상태를 기준으로 자신의 지분만큼 금전으로 정산받게 됩니다(대법원 2024다234239 판결 등 참조).
이때 주의할 점은 입증 책임입니다. 정산금을 받아내야 하는 탈퇴 동업자는 탈퇴 당시 조합에 어떤 자산과 부채가 있었는지를 스스로 증명해야 합니다. 합의서 작성 전, 세무 대리인을 통해 자산·부채 현황을 정리한 재무상태표를 확정해 두는 것이 분쟁 예방의 첫걸음입니다.
[가상 사례]
김 대표와 이 대표는 5:5 지분으로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운영했습니다. 사업 방향이 맞지 않아 이 대표가 나가기로 하면서, 두 사람은 "기존 은행 대출금 5,000만 원은 남아서 운영할 김 대표가 전부 상환한다"는 합의서를 작성했고, 이 대표는 지분 정산금을 받고 깔끔하게 물러났습니다.하지만 6개월 뒤 김 대표의 사업이 어려워져 대출이 연체되자, 은행은 이 대표에게도 상환을 요구하며 재산 가압류를 신청했습니다. 이 대표가 합의서를 보여주며 항변했지만, 법원은 이 대표에게도 변제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이 대표는 왜 억울하게 빚을 갚아야 했을까요? 바로 대외적 연대책임의 법리 때문입니다.
상법 제57조 제1항에 따르면, 동업 관계의 채무가 상행위로 인해 발생한 경우 동업자 전원이 채무 전액에 대해 연대책임을 집니다. 동업자끼리 "네가 다 갚아라"라고 합의한 것은 내부적인 약속일 뿐, 제3자인 채권자에게는 대항할 수 없습니다. 채권자가 동의하지 않는 한, 탈퇴한 동업자도 채무가 완전히 변제될 때까지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장부에 기록된 채무만 정리하고 끝내면 큰 오산입니다. 진짜 무서운 것은 장부에 잡히지 않는 채무입니다.
공동사업자의 경우 종합소득세는 지분율에 따라 분할 납부하지만, 부가가치세나 원천세는 공동사업체 전체에 연대납세의무가 생깁니다. 동업이 끝난 뒤 과거 동업 기간의 매출 누락이나 무자료 거래가 적발되어 세무조사를 받게 되면, 국세청은 탈퇴한 동업자에게도 가산세가 합산된 수천만 원의 세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본 합의 성립 이전의 공동사업 운영 기간 중 원인이 발생한 국세, 지방세, 4대 보험료 등의 미납액 또는 추징세액은 발생 시점과 무관하게 당시의 동업 지분율(예: 50:50)에 따라 상호 분담한다."
동업 기간 중 고객과 체결한 계약(인테리어 시공, 소프트웨어 개발 등)이 탈퇴 이후에 하자가 발생하여 손해배상 청구가 들어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탈퇴한 동업자도 계약 체결 당시의 공동 당사자였으므로 소송을 당할 위험이 있습니다.
"잔존 동업자는 본 합의일 기준 이행이 완료되지 않았거나 향후 유지보수 의무가 있는 기존 계약건을 전적인 자기 책임과 비용으로 이행하며, 이와 관련하여 제3자로부터 탈퇴 동업자에게 청구 또는 소송이 제기될 경우 잔존 동업자는 탈퇴 동업자를 면책하고 모든 손해를 배상한다."
도장을 찍기 전, 다음 4가지가 합의서에 반영되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세요.
Q1. 2인 동업 중 한 명이 나가면 반드시 폐업하고 새로 사업자등록을 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기존 사업자등록을 폐업할 필요 없이, 세무서에 공동사업자 변경(탈퇴)에 따른 사업자등록 정정신고를 하면 됩니다. 탈퇴자의 지분을 잔존 동업자가 인수하는 형태로 처리되어, 남은 1인이 단독 사업자로 계속 영업할 수 있습니다.
Q2. 합의서에 '이후 모든 채무는 잔존자가 책임진다'고 적고 공증까지 받았는데도 제게 독촉이 올 수 있나요?
네, 올 수 있습니다. 공증은 '당사자 간의 합의가 진실하다'는 것을 증명할 뿐, 제3자인 채권자에게 대항하는 효력은 없습니다. 채권자가 채무인수를 승낙하지 않는 한 대외적으로는 여전히 공동 채무자입니다. 다만, 채권자에게 대신 변제한 뒤 합의서와 공증 서류를 근거로 잔존 동업자에게 구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하여 돈을 돌려받을 수는 있습니다.
Q3. 동업자가 갑자기 나가면서 정산 절차에 전혀 협조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상대방이 정산 협의나 장부 공개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법원에 정산금(지분환급금) 청구 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소송 과정에서 법원의 감정 절차(사실조회,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 등)를 통해 조합 재산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판결을 통해 강제집행할 수 있습니다.
Q4. 동업 기간 중 취득한 특허권이나 상표권은 어떻게 정리해야 하나요?
지식재산권은 눈에 보이지 않아 합의서에서 빠뜨리기 쉬운 자산입니다. 어느 일방의 소유로 귀속할지, 아니면 공동 소유를 유지하며 로열티를 배분할지를 합의서에 명시해야 합니다. 일방이 단독 소유하기로 합의했다면, 합의서 작성과 동시에 특허청에 권리 이전 등록 서류를 접수해야 향후 권리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동업의 시작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하고 깔끔한 마무리입니다. 서로 웃으며 헤어지기로 악수했더라도, 법적 리스크를 걸러내지 못한 합의서 한 장이 몇 년 뒤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될 수 있습니다.
법률사무소 완봉은 동업 해지, 탈퇴 정산, 조합 청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법적 쟁점을 면밀히 분석하여 의뢰인의 자산과 신용을 방어하는 맞춤형 합의서를 설계해 드리고 있습니다. 도장을 찍기 전 단 한 번의 검토만으로도 수억 원에 달하는 우발채무 리스크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동업 관계 정리를 앞두고 계신다면 언제든지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전문가와의 상담을 거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