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회식이 끝난 늦은 밤, 인사불성이 된 동료를 그냥 두고 갈 수 없어 부축해 택시에 태워 보냈습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귀가했는데, 며칠 뒤 청천벽력 같은 연락이 옵니다.
"준강제추행 혐의로 고소가 접수되었으니, 경찰서에 나와 조사를 받으십시오."
선의로 베푼 호의가 순식간에 성범죄 혐의로 돌아온 순간, 억울함과 배신감으로 눈앞이 캄캄해질 것입니다. 직장 동료 사이라면 형사 처벌뿐 아니라 사내 징계나 소문으로 생계까지 위협받을 수 있어 당혹감은 더욱 커집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감정적 호소는 금물입니다. 경찰 첫 조사를 앞두고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해야 억울한 누명을 벗을 수 있는지, 실무적인 가이드를 정리해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완봉입니다.
법적으로 대응하려면 먼저 혐의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심신상실'이란 술·약물·수면 등으로 의식을 잃거나 정상적인 판단 능력을 완전히 상실한 상태이고, '항거불능'이란 물리적·심리적 저항이 불가능하거나 극히 어려운 상태를 뜻합니다.
준강제추행이 성립하려면 피의자가 피해자의 무방비 상태를 알면서도 악용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신체 접촉을 했다는 주관적 고의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귀하의 행위가 단순 호의였음을 밝히려면, 신체 접촉에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려는 고의가 없었으며 오직 '안전을 위한 부축'이었음을 객관적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경찰 조사에서 피의자들이 가장 많이 범하는 실수는 수사관 앞에서 "정말 억울합니다, 좋은 뜻으로 도왔을 뿐입니다!"라고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것입니다. 수사기관은 감정이 아닌 객관적 사실과 증거로 움직입니다. 횡설수설하거나 무작정 억울함만 호소하면 "변명으로 일관한다"는 부정적인 인상을 주기 쉽습니다.
경찰 조사 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사건 당일 행적을 1분 단위로 쪼개어 객관적 타임라인으로 정리하는 것입니다.
진술의 일관성은 신뢰도를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입니다. 이 타임라인은 머릿속이 아닌 서면으로 꼼꼼히 정리해 두어야 첫 조사부터 재판까지 흔들림 없이 유지할 수 있습니다.
성범죄 사건에서 고소인은 흔히 "그날 기억이 전혀 없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성적 수치심이 들었다"고 주장합니다. 이때 고소인의 만취 상태가 법적으로 어떻게 평가되느냐에 따라 무혐의 여부가 갈립니다.
대법원(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 등)은 알코올로 인한 상태를 두 가지로 엄격히 구분합니다.
실무적으로는 고소인이 완전히 의식을 잃은 '패싱아웃' 상태가 아닌, 스스로 인지하고 행동할 수 있었던 '블랙아웃' 상태였음을 소명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부축받는 중에도 고소인이 스마트폰으로 택시 앱을 켜 목적지를 검색했다거나, 질문에 대답했다거나, 스스로 차 문을 열고 탑승했다면, 이는 준강제추행의 고의를 부정하는 강력한 방어 논리가 됩니다.
출석 요구를 받으면 당황해서 서둘러 나가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매우 위험합니다. 일정을 최소 일주일 뒤로 조정하고 아래 증거를 먼저 확보하십시오.
① 고소장 정보공개청구
정보공개포털을 통해 고소장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어떤 신체 접촉을 문제 삼는지, 사실관계를 어떻게 서술했는지 파악해야 올바른 방어 논리를 세울 수 있습니다.
② 동선 내 CCTV 및 블랙박스 확보
술집 내부, 엘리베이터, 거리 CCTV, 택시 블랙박스 영상은 백 마디 말보다 강력한 무죄 증거가 됩니다. 일반 사설 CCTV의 보관 기간은 1~2주에 불과하므로, 법원에 증거보전신청을 하거나 수사기관에 즉시 확보를 요청해야 합니다.
③ 메신저 대화 및 통화 녹취
사건 전후에 주고받은 메시지는 고소인 진술의 신빙성을 흔드는 결정적 자료입니다. 사건 다음 날 고소인이 "어제 부축해 줘서 고마워" 등의 메시지를 먼저 보냈다면, 당시 성적 수치심을 느끼지 않았다는 유력한 방증이 됩니다. 통화 시에는 감정적으로 다투지 말고, 당시 상황을 자연스럽게 확인하는 내용으로 대화하며 반드시 녹음해 두십시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지식과 판례에 기초한 참고 자료이며, 개별 사건의 사실관계와 수사 방향에 따라 법적 판단 및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성범죄 수사는 초기 피의자신문조서가 재판까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경찰 출석 전 반드시 형사 전문 변호사와 심층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Q1. 부축 과정에서 어깨나 허리를 만졌는데, 신체 접촉 자체를 부인해야 하나요?
A. 절대 거짓으로 부인하지 마십시오. CCTV나 목격자 진술로 접촉 사실이 확인되면 진술 전체의 신빙성이 무너져 기소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집니다. 접촉 사실은 솔직히 인정하되, "고소인이 쓰러지려 해서 안전을 위해 불가피하게 부축한 것이며, 성적 목적은 전혀 없었다"는 점을 일관되게 소명해야 합니다.
Q2. 고소인이 "어제 저한테 실수하셨나요?"라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어떻게 답해야 하나요?
A. 증거 확보나 자백 유도를 위한 유도심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황해서 "미안해, 내가 실수했나 봐"라고 답하는 순간 혐의를 인정하는 유죄 증거가 됩니다. 단호하고 객관적으로 사실만 전달하십시오. "어제 네가 제대로 걷지 못해서 넘어지지 않도록 택시 타는 곳까지 안전하게 부축해 준 것뿐이다"라고 선을 그어야 합니다.
Q3. 직장 내 징계위원회 절차가 먼저 진행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형사 절차에서 무혐의가 확정되기 전이라도 사내 징계가 먼저 진행될 수 있습니다. 회사 측에 "성적 목적이 없는 부축이었으며, 형사 절차를 통해 소명 중"이라는 취지의 소명서와 증거를 제출해야 합니다. 형사 진술과 징계위 진술이 엇갈리면 치명적이므로, 이 단계부터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정교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Q4. 경찰 조사 일정을 연기할 수 있나요?
A. 네, 가능합니다. 출석 요구를 받았다고 바로 나갈 필요는 없습니다. "변호인 선임 및 조력을 받기 위해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담당 수사관에게 정중히 요청하면 보통 1~2주 뒤로 연기해 줍니다. 이 골든타임을 활용해 증거를 충분히 준비하십시오.
법률사무소 완봉에서는 준강제추행을 비롯한 성범죄 피의자 방어에 대한 전문 상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선의로 한 행동이 성범죄 혐의로 돌아왔을 때, 초기부터 정교한 방어 전략을 세우는 것이 무혐의로 가는 가장 빠른 길입니다. 경찰 첫 조사라는 중요한 갈림길에서 혼자 고민하며 골든타임을 놓치지 마시고, 먼저 상담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