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완봉입니다.
"피해자가 합의를 끝까지 거부하는데, 이제 저희 가족은 감옥에서 나올 방법이 없는 건가요?"
형사재판 1심 선고일, 설마 했던 실형 선고와 함께 피고인이 그 자리에서 법정구속되는 순간은 가족들에게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충격과 절망으로 다가옵니다. 특히 성범죄나 사기, 교통사고 치상 등 피해자가 있는 사건에서 '합의'는 감형의 가장 강력한 열쇠입니다. 그러나 피해자가 연락을 완전히 끊었거나, 감당하기 어려운 합의금을 요구하며 대화를 거부할 때 피고인 측은 깊은 무력감에 빠지게 됩니다.
그렇다면 정말 방법이 없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우리 법조계에는 피해자의 직접적인 합의 동의 없이도 피고인의 피해 회복 노력을 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형사공탁제도'가 존재합니다.
다만, 2026년 현재 법원과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기준은 과거에 비해 훨씬 엄격하고 정교해졌습니다. 단순히 돈만 법원에 맡겨두면 기계적으로 감형이 이루어지던 시대는 끝났기 때문입니다.
오늘 글에서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피고인이 항소심(2심)에서 형사공탁제도를 어떻게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실형을 집행유예로 뒤집을 수 있는지, 실무적인 관점에서 상세히 풀어드리겠습니다.
과거에는 피해자가 자신의 개인정보(성명, 주소, 주민등록번호 등) 제공에 동의하지 않으면 공탁 자체를 진행할 수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피고인이 부정한 방법으로 피해자의 연락처를 알아내 접촉하는 '2차 가해'가 빈번하게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부작용을 막기 위해 도입된 것이 바로 '형사특례공탁' 제도입니다(공탁법 제5조의2).
다만 이 제도를 '돈으로 죄를 사는 도구'로 여겨서는 안 됩니다. 법원 역시 제도의 악용을 막기 위해 엄격한 안전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법부와 국회는 피고인이 판결 선고 직전에 기습적으로 돈을 공탁하여 감형을 받은 뒤, 선고가 끝나자마자 공탁금을 회수해 버리는 소위 '기습공탁'과 '먹튀공탁'을 차단하기 위해 법률을 개정했습니다.
개정 형사소송법(제294조의5)에 따라, 피고인이 형사공탁을 신청한 경우 법원은 판결 선고 전 반드시 피해자 또는 그 유족의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 선고 며칠 전에 급하게 공탁을 진행하면 재판부가 피해자 의견을 들을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선고기일을 미루거나, 꼼수 공탁으로 판단하여 양형에 전혀 반영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개정 공탁법에 따라 피고인은 한번 공탁한 돈을 원칙적으로 임의로 회수할 수 없습니다.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수령을 거절하거나, 피고인이 최종 무죄 판결을 받는 등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회수가 허용됩니다.
2026년 현재 적용되는 대법원 양형기준에서는 전체 범죄군 양형인자에서 '(공탁 포함)'이라는 문구가 삭제되었습니다. 이는 "공탁을 했으니 당연히 감형한다"는 논리가 더 이상 통하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피해자의 실질적인 피해 회복을 위해 피고인이 얼마나 진정성 있게 노력했는지를 개별적으로 심사한 경우에만 감경 요소로 참작됩니다.
법원의 피해자 의견 청취 의무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공탁 사실이 피해자에게 송달되고 피해자가 의견을 제출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통상 2~3주)을 확보해야 합니다. 항소심 변론 종결일 또는 선고 예정일로부터 최소 한 달 전에는 공탁금을 납입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법 개정으로 회수가 제한되더라도, 변호인을 통해 "피해자가 언제든 공탁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회수청구권을 영구히 포기하겠다"는 취지의 서면을 재판부에 명시적으로 제출해야 합니다. 이는 피고인이 형기 후 공탁금을 돌려받으려 한다는 의심을 차단하는 유효한 양형 자료가 됩니다.
예고 없이 불쑥 공탁을 진행하면 피해자에게 또 다른 정신적 고통을 줄 수 있습니다.
- 1심과 2심 과정에서 변호인을 통한 간접 합의 타진 등 "피고인이 피해 회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으나 부득이하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는 정황을 재판부에 먼저 소명해야 합니다.
- 반성문과 탄원서 역시 형식적인 수준을 넘어, 자신의 잘못을 구체적으로 인지하고 지속적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공탁이 단순히 '돈으로 때우려는 시도'가 아님을 증명해야 합니다.
공탁금은 무조건 많다고 좋은 것도, 너무 적어도 안 됩니다.
- 사기 등 경제 범죄: 피해금 원금 및 이자에 준하는 금액
- 성범죄·상해 사건: 치료비와 동종 사건 판례 기준의 위자료를 반영한 합리적인 금액
상식 이하의 소액을 공탁할 경우 오히려 피해자를 기만했다는 인상을 주어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형사전문변호사의 자문을 받아 적정 금액을 산정하시기 바랍니다.
Q1. 피해자가 "공탁금을 받지 않겠다, 엄벌해 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하면 공탁의 효과가 없어지나요?
A. 피해자의 강한 거부 의사가 공탁의 효력 자체를 소멸시키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피해자의 엄벌 탄원과 피고인의 배상 노력을 함께 고려합니다. 진심 어린 반성 태도를 유지하며 합리적인 금액을 공탁하고 회수청구권까지 포기했다면, 완벽한 합의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피해 회복을 위한 상당한 노력'이 양형에 참작되어 집행유예로 감형되는 판결이 실제로 다수 존재합니다.
Q2.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아 구속 중인데, 2심에서 새로 공탁을 진행할 수 있나요?
A. 네, 가능합니다. 항소심에서도 새로운 양형 사정 변경으로서 공탁을 진행할 수 있으며, 실제로 1심에서 합의를 못 해 구속된 피고인이 2심에서 적극적인 형사공탁과 정상 소명을 통해 집행유예로 석방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Q3. 피고인이 구속 중인데, 공탁 절차를 가족이 대신할 수 있나요?
A. 피고인이 구치소에 있는 경우, 가족이나 변호인이 접견을 통해 위임장과 인감증명서 등 필요 서류를 받아 대행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절차가 다소 복잡하므로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4. 항소심에서도 기각되어 실형이 유지되면, 공탁금을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원칙적으로 돌려받을 수 없습니다. 무죄 판결이나 무혐의 처분이 아닌 이상, 단순히 항소가 기각되거나 실형이 유지되었다는 이유만으로는 공탁금을 임의로 회수할 수 없습니다. 공탁금은 피해자가 언제든 출급할 수 있는 상태로 계속 예치됩니다. 따라서 공탁은 신중하고 확실한 전략 아래 실행되어야 합니다.
법률사무소 완봉에서는 1심 실형 선고 이후 항소심 대응, 형사공탁 전략 수립, 양형 변론 등에 관한 전문 상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변화된 법률과 엄격해진 양형기준 속에서, 어설픈 공탁 시도는 재판부의 불신을 사고 피해자의 반발만 키우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피해자의 상황을 헤아리면서도 사법부가 인정할 수 있는 정교한 양형 변론과 진정성 있는 공탁 절차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 실질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아래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사건의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법적 판단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