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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법무 2026.05.13

서명 한 번에 수십억 배상? 기업 계약서 '책임 제한' 조항이 생존을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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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완봉입니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계약서는 곧 '방패'이자 '무기'입니다. 하지만 많은 대표님과 실무자분들이 계약서를 검토할 때 금액이나 납기, 물량 같은 '눈에 보이는 조건'에만 집중하곤 합니다. 그러다 정작 사고가 터졌을 때 회사의 존립을 뒤흔드는 것은 예상치 못한 '손해배상'의 범위입니다.

가령, 1억 원짜리 용역 계약을 체결했는데 사소한 실수로 상대방 회사의 서버가 다운되어 수십억 원의 영업 손실이 발생했다면 어떨까요? 계약서에 '책임의 한도'를 정해두지 않았다면, 여러분의 회사는 그 수십억 원을 고스란히 물어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기업 간 거래(B2B)에서 회사를 파산 위기로부터 구해줄 '책임 제한(Limitation of Liability)'과 '면책' 조항의 실무적 검토 포인트를 짚어드리겠습니다.


TL;DR (핵심 요약)

  1. 손해배상 범위를 '직접 손해'로 한정하고, '특별 손해'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배제해야 합니다.
  2. 총 배상액의 상한선(Cap)을 '직전 12개월간 지급받은 계약 금액' 등으로 설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3.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한 배상 책임을 제한한다는 문구를 통해 리스크의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세요.

1. '특별 손해'라는 시한폭탄을 제거하세요

우리 민법 제393조는 손해배상의 범위를 '통상손해'를 한도로 하되,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특별손해)는 상대방이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만 배상책임이 있다고 규정합니다.

하지만 실무에서는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라는 기준이 매우 모호합니다. 상대방은 "이 프로젝트가 늦어지면 우리가 하루에 1억 원씩 위약금을 물게 된다는 걸 당신들도 알고 있지 않았느냐"며 압박해 올 수 있습니다.

[실무 팁]
계약서에 반드시 "어떠한 경우에도 본 계약과 관련하여 발생한 일실이익, 영업 중단, 데이터 손실 등 간접적·부수적·결과적 손해나 특별 손해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 는 문구를 명시해야 합니다. 이러한 명시적인 배제 조항이 있는 경우, 법원은 당사자 간의 합의를 존중하여 특별손해 배상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2. 책임의 상한선(Liability Cap)을 설정하세요

리스크 관리의 핵심은 '최악의 상황에서 내가 얼마를 물어줘야 하는가'를 미리 확정 짓는 것입니다. 금액의 상한이 없는 계약은 회사의 명운을 건 도박과 다름없습니다.

가장 권장하는 방식은 다음 기준 중 하나를 선택해 상한선을 정하는 것입니다.

  • 해당 계약의 총 대금액
  • 사고 발생 시점 기준 직전 12개월 동안 실제 지급받은 금액
  • 가입된 책임보험의 보상 한도액

예를 들어, "본 계약과 관련하여 을이 부담하는 총 손해배상 책임은 어떠한 경우에도 갑이 을에게 실제로 지급한 계약 금액의 100%를 초과할 수 없다" 는 조항을 넣는 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설령 사고가 나더라도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손실을 통제할 수 있습니다.


3. 면책(Indemnification) 조항의 함정

계약서 뒷부분에 '면책' 또는 '보상'이라는 이름으로 들어가는 조항이 있습니다. 주로 제3자의 지식재산권 침해와 관련된 내용인데요.

여기서 주의할 점은 '방어 의무' 입니다. 상대방이 "제3자가 소송을 걸어오면 너희 비용으로 변호사를 선임해 우리를 방어하고, 모든 결과에 책임을 져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중소기업 입장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법률 비용 리스크를 그대로 떠안는 격입니다.

[대응 전략]
상대방에게 즉각적인 통보 의무를 부여하고, 우리 회사가 방어 절차를 주도할 권리를 확보하도록 조항을 수정해야 합니다. 또한, 우리가 제공한 가이드나 자료가 아닌 상대방의 지시에 따르다 발생한 침해에 대해서는 면책된다는 예외 조항을 반드시 삽입해야 합니다.


4. 불가항력 조항, 최신 리스크에 맞게 업데이트하셨나요?

과거에는 천재지변, 전쟁 정도만 불가항력 사유로 열거했지만, 최근에는 공급망 붕괴, 원자재 수급 불능, 주요 IT 인프라의 광범위한 장애 등을 포함하는 것이 추세입니다.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가 상시화된 현재, 단순히 '노력한다'는 수준을 넘어 "불가항력 사유가 발생하여 30일 이상 지속될 경우, 양 당사자는 손해배상 책임 없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는 해지권 부여 조항까지 세트로 묶는 것이 실무적으로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Q1. 상대방이 '갑'이라서 책임 제한 조항을 절대 넣어줄 수 없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무조건적인 상한선 설정이 어렵다면, '보험 가입'을 대안으로 제시해 보세요. 영업배상책임보험 등에 가입하고 그 보험금 한도 내에서만 책임을 진다는 방식으로 협상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뿐 아니라 상대방의 책임도 동일하게 제한하는 '상호 호혜적(Mutual)' 조항으로 바꿔 제안하면 관철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Q2. 고의로 잘못을 저질러도 계약서에 책임 제한 조항이 있으면 보호받을 수 있나요?

아닙니다.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 로 인한 손해에 대해서는 책임 제한 조항이 무효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계약서의 책임 제한 조항은 주로 '경과실'로 인한 리스크를 방어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Q3. 약관규제법이 B2B 계약에도 적용되나요?

네. 법원은 기업 간 거래라 하더라도 한쪽이 일방적으로 작성한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예: 고객의 해지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사업자의 고의·중과실에 대한 책임을 면제하는 조항)에 대해서는 약관규제법을 적용해 무효로 판단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독소적인 조항은 오히려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유의하세요.

Q4. 계약 상대방이 외국 기업인 경우에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나요?

국제 거래에서는 준거법 조항에 따라 적용되는 법률이 달라집니다. 우리나라 법을 준거법으로 지정했다면 위에서 설명한 기준이 적용되지만, 상대국 법이 준거법이 되는 경우에는 해당 국가의 책임 제한 법리를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국제 계약서를 체결할 때는 반드시 준거법과 분쟁 해결 조항을 함께 점검하시기 바랍니다.


마치며

계약서는 잘 작성하면 비즈니스를 가속하는 엔진이 되지만, 잘못 작성하면 회사를 삼키는 늪이 됩니다. 특히 손해배상과 책임 제한 조항은 사고가 나기 전까지는 그 무서움을 실감하기 어렵습니다. 지금 책상 위에 있는 계약서에 '책임의 상한'이 있는지, '특별 손해'가 명확히 배제되어 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 주의사항: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조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계약 검토나 분쟁 대응은 반드시 전문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법률사무소 완봉은 기업 계약 검토, 국제 거래 자문, 기업 분쟁 대응, 지식재산권 보호 등 B2B 거래 전반에 걸친 법률 상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계약서 검토가 고민되신다면 언제든 편하게 연락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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