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 오랜만에 만난 지인 혹은 소개팅 상대와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분위기가 무르익으며 술잔이 오갔고, 어느 순간 필름이 끊겼습니다. 다음 날 아침 눈을 떠 보니 모텔 침대 위였고, 상대방과 성관계가 있었음을 짐작하게 하는 흔적들이 보입니다. 서로 "많이 취했네, 조심히 들어가"라며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는데, 며칠 뒤 경찰로부터 '준강간 혐의로 고소가 접수되었으니 피의자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연락을 받습니다.
너무 억울하고 당황스럽습니다. 나 역시 당시 기억이 제대로 나지 않는데, 상대방은 내가 자신을 항거불능 상태로 만들어 준강간했다고 고소한 것입니다. 이처럼 서로 취해 기억이 없는 '쌍방 블랙아웃' 상황에서의 준강간 피소는 일반적인 성범죄 사건보다 훨씬 까다로운 법리적 대응이 필요합니다.
형법 제299조(준강간)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한 자'를 처벌합니다. 처벌 수위는 일반 강간죄와 동일하게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매우 무겁습니다.
무죄를 주장하기 위해 가장 먼저 이해해야 할 개념은 '블랙아웃(Black-out)'과 '패싱아웃(Passing-out)'의 차이입니다.
즉, 상대방이 당시 자발적으로 성관계에 동의했으나 다음 날 기억하지 못하는 '블랙아웃' 상태였다면 준강간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피해자 측이 자신의 기억 공백을 '의식 상실(패싱아웃)'로 오해하거나 왜곡하여 고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피의자들은 억울한 마음에 "나도 기억이 안 나는데 어떻게 억지로 관계를 했겠습니까?"라고 항변하곤 합니다. 그러나 이는 수사기관에 매우 불리한 진술이 될 수 있습니다.
준강간죄는 '상대방이 심신상실 상태임을 알면서 이를 이용하려는 고의'가 있어야 성립합니다. 나 역시 만취 상태여서 고의성이 없었음을 입증해야 하는데, 말로만 '기억 안 난다'고 하는 것은 범행을 회피하려는 태도로 비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말뿐인 주장이 아니라, 당시 상황이 쌍방 블랙아웃이었으며 상대방 역시 의사 결정이 가능한 상태였음을 증명해 줄 객관적인 간접 증거를 정밀하게 연결해야 합니다.
당일의 카드 결제 내역과 계좌 이체 기록은 단순한 돈의 흐름이 아니라, 당사자들의 '인지 능력'을 증명하는 핵심 지표입니다.
술집에서 나와 모텔 또는 주거지로 이동하는 과정을 세밀하게 분석해야 합니다.
사건 다음 날부터 고소당하기 직전까지 나눈 메시지(카카오톡, 문자 등)의 전후 맥락을 세밀하게 살펴야 합니다.
경찰은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시작합니다. 피의자 입장에서는 첫 경찰 조사 전, 수집한 간접 증거들을 연대기 순으로 정리한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하여 수사관의 선입견을 먼저 깨뜨려야 합니다.
이 세 가지 논리가 맞물려야 경찰 단계에서 '불송치 결정(무혐의)'으로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시킬 수 있습니다.
Q1. 상대방도 술에 취해 기억이 안 난다는데, 왜 저만 준강간으로 고소당한 건가요?
준강간은 '신체 접촉을 주도한 사람'이 상대방의 심신상실 상태를 악용했다고 의심받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이 '기억이 나지 않는 상태에서 원치 않는 성관계가 이루어졌다'고 일관되게 진술하면, 수사기관은 상대방을 피의자로 특정해 수사를 진행합니다. 억울하더라도 상대방이 적극적으로 동의했거나 동의했다고 믿을 만한 정황이 있었음을 객관적 증거로 소명해야 합니다.
Q2. CCTV가 가장 확실한 증거라는데, 개인이 혼자 요청하면 볼 수 있나요?
사생활 침해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우려를 이유로 업주가 거부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CCTV 보존 기간은 보통 1~2주로 짧기 때문에 시간이 지체되면 증거가 소멸합니다.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법원에 '증거보전신청'을 하거나 경찰에 정식 수사 협조를 요청하여 영상을 확보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3. 첫 경찰 조사에서 "저도 필름이 끊겨서 아무것도 모르겠습니다"라고 진술해도 되나요?
매우 위험합니다. 혐의를 무조건 부인하는 것처럼 보이거나, 상대방 진술의 신빙성만 높여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기억이 나지 않는 부분은 솔직히 밝히되, 카드 결제 내역이나 카카오톡 대화 등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기억은 나지 않지만 동의 하에 자연스럽게 이동하고 성관계가 이루어졌음이 정황상 명백하다'는 취지로 정교하게 진술해야 합니다.
Q4. 억울하지만 합의금을 주고 조용히 끝내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준강간죄는 합의를 하더라도 수사와 처벌이 계속되는 중범죄입니다. 무죄를 주장하는 상황에서 섣불리 합의를 시도하거나 합의금을 지급하면, 법원은 이를 '죄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로 해석해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있습니다. 무혐의를 목표로 한다면 합의 시도는 매우 신중해야 하며, 반드시 법률 전문가와 상의한 뒤 진행해야 합니다.
갑작스러운 준강간 피소는 평온하던 일상을 한순간에 뒤흔들어 놓습니다. 특히 양측 모두 기억이 온전치 않은 쌍방 블랙아웃 사건은 초기의 증거 수집과 논리 구성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법률사무소 완봉에서는 준강간 피의자 방어에 대한 전문 상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첫 경찰 조사를 받기 전, 골든타임을 놓치지 마시고 아래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본 블로그의 내용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작성되었으며, 개별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법적 판단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변호사와 직접 상담하시기를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