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완봉입니다.
빌려준 돈 5,000만 원을 돌려받지 못해 수개월째 고통을 겪던 A씨. 채무자 B씨가 전화도 받지 않고 문자 메시지까지 읽고 무시하며 잠적하자, 결국 A씨는 B씨가 운영하는 개인 사무실을 직접 찾아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사무실 문이 열려 있어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간 A씨는 B씨를 대면하자마자 "제발 내 돈 좀 돌려달라"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B씨는 미안해하기는커녕 비명을 지르며 "허락도 없이 왜 남의 영업장에 들어오냐, 당장 나가지 않으면 주거침입과 퇴거불응죄로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고함을 쳤습니다. 당황한 A씨가 "돈을 주기 전까지는 못 나간다"며 약 15분간 승강이를 벌이는 사이, B씨는 실제로 112에 신고를 했고 며칠 뒤 A씨는 경찰로부터 '퇴거불응 및 공동주거침입 혐의 피의자 조사' 통보를 받게 되었습니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정당하게 채권을 행사하려 한 채권자가 도리어 형사 처벌 위기에 놓인 것입니다. 도대체 법은 왜 채무자가 아닌 채권자를 피의자로 지목하는 걸까요? 억울한 형사 피의자가 되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무혐의나 불송치 결정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많은 채권자분들이 "채무자의 사무실에 찾아가는 것은 내 돈을 받기 위한 정당한 행위이므로 죄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민사상 채권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형사상 범죄 구성요건을 자동으로 없애주지는 않습니다.
형법 제319조 제1항에 따르면 사람의 주거, 관리하는 건조물, 선박이나 항공기 또는 점유하는 방실에 침입한 자는 처벌을 받습니다.
다행히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20도12630 등) 이후 판단 기준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과거에는 '거주자의 주관적 의사에 반했는가'를 넓게 인정했으나, 이제는 '객관적·외형적으로 드러난 행위 태양이 주거의 사실상 평온 상태를 해쳤는가' 를 기준으로 봅니다.
채무자의 사무실이나 매장처럼 일반인의 출입이 어느 정도 허용된 공간에, 노크 후 조용히 진입하는 통상적인 방법으로 들어갔다면 상대방의 주관적 의사에 반했다는 사정만으로 주거침입죄가 쉽게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처음에 아무리 평온하게 들어갔더라도, 점유자가 "지금 당장 나가달라"고 명확히 요구했음에도 응하지 않았다면 퇴거불응죄가 성립합니다.
지인이나 동료와 함께 2인 이상이 방문했다면 문제가 훨씬 심각해집니다.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폭처법)상 공동주거침입 및 공동퇴거불응 혐의가 적용되어 단순 범죄보다 형량이 2분의 1까지 가중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채무자들은 채권자의 방문을 기회 삼아 형사 고소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소를 취하해 줄 테니 채권 일부를 탕감해 달라'는 식의 악의적 합의를 유도하기 위함입니다. 이런 덫에 걸려들지 않으려면 경찰 조사 단계부터 채무자의 프레임을 깨부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상대방은 고소장에 "채권자가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위협했다"는 식으로 사실을 부풀렸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물리적 위력 행사나 협박, 언어폭력이 전혀 없었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본인이 참여한 대화를 직접 녹음한 파일이 있다면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대화 당사자 일방의 녹음은 불법 감청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주변 CCTV나 블랙박스 영상도 신속히 확보해두어야 합니다.
형법 제20조는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당행위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합니다. 다음 요건을 충족한다면 위법성이 조각(사라짐)되어 무혐의 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경찰서에서 피의자 출석 요구 전화를 받으면 누구나 당황합니다. 하지만 이 시기의 대처가 사건의 성패를 가릅니다.
전화를 받자마자 덜컥 조사 일정을 잡지 마십시오. "변호인을 선임하여 일정을 조율하겠다"고 정중히 답변한 뒤, 즉시 정보공개포털(open.go.kr)을 통해 고소장을 청구하십시오. 상대방이 어떤 혐의를 어떻게 구성했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방어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경찰 조사관 앞에서 민사 채권의 억울함을 격하게 토로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수사관은 출입 당시의 구체적인 정황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이처럼 객관적이고 차분한 논조로 진술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Q1. 채무자 사무실 문이 열려 있어서 들어갔는데도 주거침입이 되나요?
일반인의 출입이 허용된 상가나 개방된 사무실에 통상적인 방법으로 진입한 경우라면, 점유자의 주관적 의사에 반했다는 이유만으로 주거침입죄가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임원실처럼 사적 공간이 명백하거나 별도의 보안 장치가 있는 내부 공간에 무단으로 들어갔다면 침입으로 인정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Q2. "이 얘기만 마저 듣고 가라"며 5분간 서서 대화한 것도 퇴거불응죄인가요?
퇴거 요구를 받은 즉시 응하지 않으면 시간의 길고 짧음과 무관하게 퇴거불응죄의 구성요건에는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소지품을 챙기거나 대화를 정중히 마무리하기 위한 최소한의 시간이었다면 정당행위로 위법성이 조각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자리에 주저앉거나 고함을 지르는 등 적극적 거부 행동이 없었음을 밝히는 것이 핵심입니다.
Q3. 채무자 직장에 한두 번 찾아간 것이 스토킹 범죄로 고소당할 수도 있나요?
돈을 돌려받으려는 목적이라 하더라도, 채무자가 명시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반복적으로 직장이나 주거지 앞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가 누적되면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1~2회 대화를 요청하기 위한 방문이었다면 스토킹의 '고의' 및 '지속성·반복성'이 없음을 적극적으로 소명해야 합니다.
Q4. 경찰 조사 전에 채무자와 합의하는 것이 나을까요?
고소 취하를 바라며 민사 채권을 섣불리 깎아주는 합의는 피해야 합니다. 채무자가 노리는 프레임에 스스로 걸어 들어가는 결과가 됩니다. 먼저 고소장을 분석해 혐의 입증 가능성을 판단한 뒤, 혐의가 약하다면 무혐의(불송치)를 목표로 대응하고, 법리적으로 불리한 부분이 있을 때만 전략적으로 합의를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법률사무소 완봉에서는 채권자가 억울하게 형사 피의자로 전락한 상황에 대한 전문 상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수사기관의 유도 신문에 불리한 진술을 남기지 않도록 진술 방향을 철저히 정비하고, 형법상 정당행위 요건을 빈틈없이 입증하는 변호인 의견서를 통해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 내겠습니다.
퇴거불응·주거침입 피의자 통보를 받으셨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2026년 7월 16일 기준 법률 및 판례를 바탕으로 작성된 일반적인 정보 제공용 콘텐츠입니다. 개별 사건의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법적 판단 및 대응 전략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사건 발생 초기 단계에서 반드시 전문 변호사와 직접 상담하시기를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