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완봉입니다.
이직을 앞둔 개발자 A씨는 그동안 직접 작성한 핵심 소스코드를 개인 USB와 클라우드에 백업했습니다. 이직할 회사에 자신의 기술적 역량을 증명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목적이었습니다. 디자이너 B씨 역시 야근하며 완성한 UI/UX 시안과 이미지 리소스를 개인 저장장치에 옮겨 담았습니다. 경쟁사에 유출하거나 악용할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데 퇴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전 직장으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내용증명이 날아옵니다.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 유출)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형사 고소하겠다'는 경고였습니다. 며칠 뒤에는 경찰 수사관으로부터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으러 나오라"는 전화까지 받게 됩니다.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이런 상황에 처한 분들을 위해, 첫 경찰 조사 전 수사 단계에서 무혐의를 끌어낼 수 있는 실무 법리 소명 전략을 정리했습니다.
IT·디자인 직군 종사자분들이 흔히 하는 착각이 있습니다. "내가 직접 짠 코드이고, 내가 디자인한 시안인데 포트폴리오로 쓰는 게 무슨 문제냐"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근로계약 관계에서 직원이 업무로 작성한 산출물은 원칙적으로 회사의 소유이자 자산에 해당합니다. 회사의 명시적 승인 없이 이를 개인 드라이브, 이메일, 외부 저장장치(USB 등)로 반출하는 행위는 아래 두 가지 혐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경찰 연락을 받고 "업계 관행이었다", "몰랐다"고 하소연하는 것은 최악의 대응입니다. 수사기관은 관행을 이유로 혐의를 조각해 주지 않습니다. 반드시 법리로 무장하고 첫 조사에 임해야 합니다.
전 직장이 고소장에서 주장하는 자료가 법률상 영업비밀이 아님을 입증하는 것이 첫 번째 방어선입니다.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로 인정받으려면 ①비공지성, ②경제적 유용성, ③비밀관리성이라는 3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이 중 하나라도 깨뜨리면 영업비밀 유출 혐의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비공지성이란 해당 정보가 업계나 공공에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아 보유자를 통하지 않고는 입수할 수 없어야 한다는 요건입니다.
회사가 해당 자료를 실제로 비밀로 관리했는지를 다투는 영역입니다. 최근 하급심 판례 흐름을 보면, 회사가 엄격한 보안 통제를 하지 않았다면 비밀관리성을 부정하여 무죄를 선고하는 사례가 상당수 존재합니다.
이런 사정이 인정되면 법원은 "회사가 이를 비밀로 관리했다고 볼 수 없다"며 영업비밀 성립을 부정합니다.
영업비밀 요건을 무너뜨렸다고 방심해서는 안 됩니다. 회사는 "영업비밀이 아니더라도 회사 자산을 무단으로 가져갔으니 업무상 배임이다"라며 압박해 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배임죄 방어의 핵심은 '불법영득의사'와 '회사 손해 발생 위험'을 차단하는 것입니다.
배임죄가 성립하려면 자기 또는 제3자의 부당한 이익을 도모하고 회사에 손해를 가하려는 적극적인 고의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해당 파일의 반출로 인해 전 직장의 매출이 타격을 입거나 기술적 독점 지위가 흔들리는 등 구체적인 손해 발생 위험을 초래하지 않았음을, 당시 프로젝트의 완수 여부와 시장 상황을 근거로 소명해야 합니다.
Q1. 아직 이직할 회사에 보여주지 않았는데도 고소가 성립하나요?
네, 성립할 수 있습니다. 부정경쟁방지법 및 배임죄는 자료가 실제로 타사에 적용되지 않았더라도, 권한 없이 반출하여 '손해 발생 위험'을 초래한 시점에 기수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제출하지 않았으니 무죄"가 아니라, "백업 행위 자체에 불법 영득 목적이 없었고 손해 발생 위험도 없었다"는 법리적 방향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Q2. 입사 때 포괄적 비밀유지 서약서를 썼다면 비밀관리성이 자동으로 인정되나요?
아닙니다. 포괄적인 비밀유지 서약서에 서명했다는 사실만으로 비밀관리성이 당연히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판례는 서약서의 존재뿐만 아니라 회사가 실제로 해당 기술을 비밀로 분류하고 외부 유출을 실질적으로 통제했는지 등 실질적 관리 실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Q3. 경찰 출석 전 전 직장과 합의를 시도하는 게 좋을까요?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혐의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르게 합의를 시도하면, 오히려 수사기관에 범죄 혐의를 간접적으로 인정하는 꼴이 될 수 있고 터무니없는 합의금을 요구당할 수도 있습니다. 먼저 변호사와 함께 반출 자료의 법적 성격을 분석하고 무혐의 가능성을 진단한 뒤 합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4. 경찰이 노트북·스마트폰 포렌식을 요구합니다. 응해야 할까요?
영장 없이 무조건 모든 기기를 임의제출하는 것은 신중해야 합니다. 사생활 자료나 현 직장의 정보까지 무분별하게 추출되어 또 다른 법적 분쟁을 낳을 수 있습니다. 제출하더라도 수사 대상을 '문제가 된 특정 폴더 및 파일'로 엄격히 한정하여 압수조서에 명시하도록 하고, 변호인 입회하에 포렌식을 참관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이직이라는 새로운 출발점에서 전 직장의 형사 고소는 큰 두려움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런 준비 없이 첫 경찰 조사에 임하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될 위험이 높아집니다. 첫 조사는 무혐의 불송치 결정을 받아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점입니다.
법률사무소 완봉에서는 IT 소스코드의 기술적 특성과 부정경쟁방지법의 성립 요건을 면밀히 분석하여, 소스코드 대조 의견서 작성, 첫 조사 동행, 불법영득의사 조각 법리 소명 등 영업비밀 유출 사건에 대한 전문 상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법적 판단 및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드시 전문가 상담을 통해 대응책을 마련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