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 제가 제 자식 죗값 다 치르겠습니다. 회삿돈 횡령한 거 저희가 어떻게든 마련해서 갚을 테니, 제발 경찰에 고소만은 하지 말아 주세요."
믿었던 경리나 직원의 공금 횡령을 적발한 순간, 회사는 큰 충격에 빠집니다. 그나마 직원의 부모나 가족이 찾아와 눈물을 흘리며 대신 갚겠다는 '보증 각서'를 써주면 가슴을 쓸어내리게 마련입니다. '부모 재산이라도 있으니 다행이다'라며 마음이 약해져 형사 고소를 미루고 합의서를 작성해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법률 전문가의 검토 없이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보증서'나 '연대보증 각서'를 작성했다가, 몇 년 뒤 부모가 발뺌할 때 소송을 걸어도 단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원인은 바로 「신원보증법」이라는 강력한 법적 걸림돌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단순한 보증 계약이 왜 허무하게 무효화되는지, 그리고 부모의 재산을 확실하게 묶어둘 수 있는 '중첩적 채무인수' 설계법에 대해 실무적인 해결책을 안내해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완봉입니다.
직원의 공금 유용이나 횡령 사고가 터졌을 때, 대표님들이 가장 흔하게 범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바로 직원의 부모에게 '연대보증서'나 '신원보증서'를 받아두고 형사 고소를 미뤄주는 것입니다.
우리 법에는 보증인을 가혹한 책임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특별법인 「신원보증법」이 존재합니다. 부모가 써준 각서가 법적으로 '신원보증계약'으로 해석된다면, 다음과 같은 조항들 때문에 채권 회수가 불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존속기간의 엄격한 제한 (신원보증법 제3조)
기간을 정하지 않은 신원보증계약은 성립한 날부터 2년까지만 효력을 가집니다. 기간을 정하더라도 2년을 초과할 수 없으며, 초과된 기간은 자동으로 2년으로 단축됩니다. 부모가 각서를 쓰고 2년이 지난 시점까지 돈을 다 갚지 않았다면, 보증인의 책임은 법적으로 소멸합니다.
사용자의 지체 없는 통지의무 (신원보증법 제4조)
직원이 불성실한 행위를 하여 신원보증인의 책임을 야기할 염려가 있다고 알게 된 경우, 사용자는 지체 없이 보증인에게 이를 알려야 합니다. 과거에 자잘한 공금 유용이 있었는데도 부모에게 알리지 않았다가 큰 횡령 사건이 터져 보증 책임을 묻는다면, 부모는 "통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책임을 면할 수 있습니다.
법원의 필수적 책임 제한 조항 (신원보증법 제6조)
기간 내에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법원은 고용주의 관리·감독 소홀을 강력하게 참작합니다. 실무상 법원은 신원보증인의 책임을 횡령 피해액의 20%~50% 수준으로 대폭 감액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1억 원의 횡령 피해를 입고도 부모에게 청구할 수 있는 돈이 수천만 원에 불과해지는 셈입니다.
이처럼 법 지식 없이 감정에 이끌려 작성한 연대보증서는 오히려 채권자에게 독이 되어 돌아옵니다.
부모의 재산을 확실하게 담보하고, 법원의 임의적인 감액 없이 피해금 전액을 회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답은 민법상 '중첩적(병존적) 채무인수' 계약을 체결하는 것입니다.
중첩적 채무인수란?
이미 발생한 직원의 구체적인 손해배상 채무(횡령금 반환 의무)를 부모가 '자신의 독립된 채무'로 공동 인수하여, 원래 채무자인 직원과 함께 책임을 지겠다고 약정하는 것입니다. 장래의 불확실한 사고를 담보하는 '신원보증'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입니다.
중첩적 채무인수 방식의 장점
계약서 제목을 '중첩적 채무인수 약정서'라고 쓴다고 해서 무조건 효력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의 실질이 신원보증으로 해석되지 않도록 치밀한 설계가 필요합니다.
[1단계] 계약서 문구 설계
계약서에 '보증', '신원보증', '재정보증'이라는 단어는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2단계] '채무변제계약 공정증서' 작성
계약서 작성에 그치지 않고, 부모와 함께 공증사무소에 방문하여 '채무변제계약 공정증서'를 작성하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공정증서 내에 "채무자가 약정한 기일까지 돈을 갚지 않을 경우 즉시 강제집행을 승낙한다"는 집행인낙 조항을 넣으면, 수개월이 걸리는 민사 소송 없이 공증서류만으로 즉시 부모의 부동산, 예금, 급여 등에 본압류 및 강제경매를 집행할 수 있습니다.
[3단계] 형사 고소 유예 조건과 강박 시비 차단
나중에 부모가 "고소하겠다는 협박에 못 이겨 억지로 도장을 찍었다"며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 취소(민법 제110조)를 주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부정한 이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단순히 횡령이라는 범죄 사실에 대해 형사 고소하겠다고 고지한 것은 위법한 강박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다만 폭언이나 협박조의 언행은 빌미를 줄 수 있으므로, 합의 과정은 객관적인 증거 자료를 토대로 차분하게 진행하고 가능하면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문서를 전달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Q1. 부모가 구두나 문자 메시지로만 보증을 약속했는데, 효력이 있나요?
민법 제428조의2에 따라 보증계약은 반드시 보증인의 자필서명이 들어간 서면으로 작성되어야만 법적 효력이 발생합니다. 구두 약속이나 단순 문자 메시지만으로는 보증 책임을 물을 수 없으므로, 반드시 정식 계약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중첩적 채무인수의 경우 보증법상 서면 요건이 엄격하게 적용되지 않을 여지가 있으나, 추후 입증과 분쟁 방지를 위해 인감도장이 날인된 서면 계약서 작성은 필수입니다.
Q2. 횡령 직원이 이미 퇴사한 후에 부모와 합의서를 썼는데, 신원보증법이 적용될 수 있나요?
신원보증법은 직원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손해를 장래에 대비해 담보하는 계약에 적용됩니다. 직원이 이미 퇴사한 상태에서 과거에 저지른 횡령이라는 '이미 발생한 특정 채무'를 부모가 변제하기로 합의한 것은 민사상 채무 변제 약정 또는 중첩적 채무인수로 해석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신원보증법의 제한에서 벗어나기에 훨씬 유리한 상황입니다.
Q3. 부모 명의의 재산이 없다고 버티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부모 명의의 부동산이나 예금 등 적극재산이 없다면 중첩적 채무인수 계약을 맺더라도 실제 집행할 대상이 없어 채권 회수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합의서 작성 전, 부모의 거주지 등기부등본을 열람하여 소유 관계를 확인하거나 법률 전문가를 통해 자산을 조회한 뒤, 실질적인 담보력이 있는 가족(예: 직장에 다니는 형제·자매 등)을 계약 당사자로 추가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합니다.
Q4. 변제 약정서를 쓰고 형사 고소를 취하했는데, 나중에 돈을 안 갚으면 다시 고소할 수 있나요?
업무상 횡령죄는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므로, 고소를 취소하더라도 처벌 자체를 막을 수 없으며 원칙적으로 재고소도 가능합니다. 다만 합의서가 제출된 사건에 대해 수사기관이 소극적으로 대응하거나 기소유예 처분을 내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합의서 작성 시 "약정한 변제 기일까지 송금이 완료되지 않을 경우, 본 합의 및 고소 유예는 즉시 소급하여 무효로 하며 채권자는 즉시 형사 고소 절차를 재개한다"는 기한이익 상실 및 고소 권리 보유 조항을 명확히 기재해 두어야 합니다.
본 블로그에 게재된 정보는 일반적인 법률 상식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직원 횡령 및 채무 변제 합의는 개별 사안의 구체적인 사실관계, 당시 작성된 합의 문구, 가해자 측의 대응 방식에 따라 법적 판단과 소송 결과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기 전, 반드시 전문 변호사와 직접 상담하시어 자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법률사무소 완봉에서는 경리 직원·내부 직원의 공금 횡령 사고 대응 및 채권 회수에 관한 전문 상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어설픈 각서 한 장으로 피 같은 회삿돈을 날리는 일이 없도록, 사안에 맞는 빈틈없는 법적 해결책을 함께 모색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