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완봉입니다.
인터넷 맘카페, 아파트 입주민 단톡방, 혹은 블로그에 올린 후기나 의혹 제기 글 때문에 어느 날 갑자기 경찰서에서 전화를 받는 분들이 많습니다. "OO님,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이 접수되었으니 피의자 조사를 받으러 나오세요."라는 말을 듣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기 마련입니다.
대부분의 피의자는 경찰 첫 조사를 앞두고 "억울해서 쓴 글인데", "공익을 위해 쓴 글인데 왜 죄가 되느냐"라며 감정적인 호소에 그치곤 합니다. 하지만 수사기관은 단순히 "비방할 목적이 없었다"거나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였다"는 주장만으로는 쉽게 무혐의 처분을 내리지 않습니다.
온라인 명예훼손 사건에서 무혐의를 이끌어내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내가 작성한 글이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인 '사실의 적시'가 아니라 '주관적 의견이나 평가의 표명'에 불과하다는 점을 법리적으로 입증하는 것입니다.
사이버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하면 흔히 정보통신망법 제70조의 '비방할 목적'을 없애기 위해 "공익 목적이었다"는 주장을 먼저 내세웁니다. 물론 공익성 입증도 중요하지만, 이는 피의자의 '주관적 의도'를 증명해야 하므로 수사관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반면, 내가 쓴 글의 성격 자체가 '사실의 적시'가 아니라 '의견 표명' 임을 입증하는 것은 범죄의 구성요건 자체를 깨뜨리는 접근입니다. 범죄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수사는 그 단계에서 종결될 수 있습니다.
법리적으로 명예훼손이 성립하려면 적시된 내용이 '증거에 의해 참과 거짓을 증명할 수 있는 구체적 사실' 이어야 합니다. 반면 주관적 판단, 가치 평가, 의견 등은 애초에 참·거짓을 가릴 수 없기 때문에 명예훼손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이 경계를 명확히 구분하고 수사관에게 논리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첫 경찰 조사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대법원은 명예훼손죄에서 사실의 적시와 의견 표현을 구별할 때 다음 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판단할 진술이 사실인지 의견인지를 구별할 때에는 언어의 통상적 의미와 용법, 증명가능성, 문제 된 말이 사용된 문맥, 표현이 이루어진 사회적 상황 등 전체적 정황을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 (대법원 2022. 5. 13. 선고 2020도15642 판결)
글자 그대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글을 쓰게 된 맥락을 종합적으로 살피겠다는 의미입니다. 아래 예시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이유: 감염 사고 발생 여부, 일시, 인원 등은 병원 기록이나 역학조사를 통해 참·거짓을 명확히 증명할 수 있는 구체적 사실입니다.
의견 표명 (명예훼손 성립 불가): "A 병원에 가봤는데 인테리어도 낡고 의사 태도가 너무 불친절해서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
또한 대법원은 겉보기에 사실을 서술하는 형태를 취하더라도, 글의 전체적인 흐름에 비추어 실질적으로 의견을 강조하기 위한 수사적 표현에 불과하다면 사실의 적시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7. 5. 25. 선고 2016도19255 판결 참조).
아무런 준비 없이 경찰 조사에 임하면 유도신문에 말려 불리한 조서가 작성되기 쉽습니다. 수사관이 "상대방에게 타격을 주려고 쓴 거 맞죠?"라고 물을 때 현명하게 대처하는 3단계 실무 전략을 소개합니다.
자신이 쓴 글을 인쇄한 뒤 한 줄씩 분석해 보십시오.
조사 항목마다 "이 내용은 증거에 의해 참·거짓을 증명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닙니다"라는 점을 부각하십시오. 예를 들어, "이 업체의 서비스는 돈값을 못 한다"는 글에 대해 "돈값을 하는지 여부는 소비자의 주관적 만족도 영역이므로 참·거짓을 증명할 수 없는 솔직한 평가입니다"라고 명확히 진술하는 것입니다.
내가 터무니없는 허위사실을 지어낸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러한 의견이나 평가를 내릴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를 확보하십시오.
이러한 자료를 제출하며 "당시 이러한 객관적 정황을 바탕으로 소비자로서 정당한 의견과 의혹을 제기한 것일 뿐, 허구의 사실을 지어낸 적이 없습니다"라고 소명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Q1. 온라인 후기에 "이 업체 정말 최악이에요. 절대 가지 마세요"라고 썼는데 명예훼손인가요?
아닙니다. '최악이다', '가지 마라'는 전형적인 주관적 평가이자 의견 표명입니다. "이 업체가 손님 돈을 훔쳤다"거나 "상한 음식을 팔았다"는 식의 구체적이고 입증 가능한 사실을 기재하지 않았다면 명예훼손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Q2. 제가 쓴 의혹 제기 글에 일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허위사실 유포로 처벌받을 수 있나요?
대법원은 적시된 사실의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일치한다면, 세부적인 묘사에서 다소 과장이 있거나 미세한 차이가 있더라도 이를 '허위사실'로 보지 않습니다(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6도14678 판결 등). 본질적인 사실이 진실이고 약간의 오기가 주관적 평가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면 무혐의 소명이 충분히 가능합니다.
Q3. 경찰관이 "합의하면 쉽게 끝난다"며 합의를 권유하는데, 합의하는 게 좋을까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 따라서 피해자와 합의하면 사건이 종결됩니다. 그러나 내가 쓴 글이 정당한 의견 표명임에도 무작정 합의금을 지급하면, 향후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등 역공의 빌미가 될 수 있습니다. 변호사의 법리적 진단을 먼저 받은 뒤 합의 여부를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Q4. 경찰 첫 조사를 혼자 가도 괜찮을까요?
명예훼손 사건의 성패는 대부분 첫 조사에서 작성되는 피의자신문조서에 의해 결정됩니다.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조서에 불리하게 기재되면, 이후 기소 단계나 법정에서 이를 번복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조사 전 변호사와 심층 상담을 통해 진술 방향을 명확히 잡거나, 필요한 경우 변호사 동석 하에 조사를 받는 것을 강력히 권장합니다.
인터넷 카페나 단톡방에 올린 짧은 글 한 줄이 범죄 혐의로 돌아왔을 때의 막막함을 잘 압니다. 수사기관의 날카로운 질문 속에서 혼자 '의견 표명'과 '사실 적시'의 경계를 입증해내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법률사무소 완봉은 온라인 명예훼손 사건에서 게시글의 맥락을 언어적·법리적으로 면밀히 분석하여, 구성요건 조각을 통한 불송치(무혐의) 결정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경찰 조사 준비 단계부터 밀착 조력하고 있습니다. 억울하게 명예훼손 피의자가 되어 경찰 첫 조사를 앞두고 계신다면, 주저하지 말고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사건의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법적 판단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법률 전문가와 직접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