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완봉입니다.
새로운 출발을 꿈꾸며 프랜차이즈 디저트 카페 창업을 결심한 지영 씨(가명). 마음에 드는 상가를 찾아 임대차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부푼 마음으로 인테리어 업체를 불렀습니다. 그런데 인테리어 업체 사장님으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사장님, 이 상가 전기 용량이 기본 5kW밖에 안 돼요. 카페에서 에스프레소 머신, 제빙기, 오븐, 대형 냉난방기까지 돌리려면 적어도 20kW는 있어야 합니다. 전기 증설(승압) 공사를 안 하면 차단기가 계속 내려가서 장사를 못 해요. 건물 인입선까지 새로 깔아야 해서 공사비만 수백만 원 나옵니다."
당황한 지영 씨는 급히 건물주에게 연락해 전기 증설 비용을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건물주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무슨 소리예요? 장사는 임차인이 하는 건데 전기 증설 비용을 왜 제가 내야 합니까? 계약서 쓸 때 '인테리어 공사는 임차인이 알아서 한다'고 도장 찍었잖아요!"
계약서에 서명하자마자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나 수백만 원에서 천만 원에 달하는 설비 비용을 혼자 감당해야 할 위기에 처한 지영 씨. 과연 법적으로 이 비용은 누가 부담해야 할까요? 법률사무소 완봉과 함께 명확한 법적 기준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분쟁의 핵심은 민법 제623조(임대인의 의무)에 있습니다.
민법 제623조 (임대인의 의무)
"임대인은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고 계약존속 중 그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한다."
즉, 상가를 빌려주는 건물주는 임차인이 계약 목적대로 안전하고 정상적으로 상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건물 인프라를 유지해 줄 수선의무가 있습니다.
대법원 역시 "목적물에 장해가 생겨 임차인이 계약에 의하여 정해진 목적에 따라 사용·수익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면, 임대인은 그 수선의무를 부담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임대차 계약서에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운영' 또는 '일반음식점 경영' 등의 목적이 명확히 기재되어 있었음에도, 건물 자체의 전기 용량이 부족해 커피 머신 하나조차 제대로 가동할 수 없는 상태라면 이는 계약 목적에 따른 사용·수익이 불가능한 '구조적 결함'입니다. 따라서 이 결함을 보완하는 전기 증설 및 승압 공사 의무는 원칙적으로 임대인에게 있습니다.
다만, 설비의 성격과 공사 범위에 따라 책임 소재가 달라집니다.
전기 증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건물로 들어오는 전선(인입선)을 굵은 것으로 교체하거나, 건물 전체의 변압기 용량을 늘리는 대규모 공사입니다. 개별 상가 인테리어 차원을 넘어 건물 기본 인프라 자체의 용량을 키우는 작업으로, 건물의 객관적 가치를 높이는 성격이 강합니다. 특별한 약정이 없다면 건물 소유주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해당 점포 내부의 차단기를 교체하고, 주방 장비나 조명으로 이어지는 전선을 새로 까는 공사입니다. 임차인의 인테리어 설계와 기기 배치에 맞춰 진행되는 작업이므로, 임차인이 부담하는 것이 실무상 일반적입니다.
계약전력을 올릴 때 한국전력공사에 납부하는 행정 비용입니다. 임차인이 퇴거하더라도 건물에 그대로 남아 영구적인 설비 스펙이 되므로, '카페 운영'을 목적으로 계약했다면 임대인이 납부하는 것이 논리적입니다. 다만 임차인이 임의로 고용량 업종을 운영하기 위해 증설하는 경우라면 임차인이 부담하게 됩니다.
[의정부지방법원 2024. 6. 26. 선고 2023가합51823 판결]
상가 임차인 A씨는 컴퓨터용품점에서 아이스크림 판매업으로 업종을 변경하면서 기존 5kW 전력을 8kW로 증설하려 했으나, 건물주 B씨가 동의를 거부했습니다. 법원은 임대차 계약서에 업종 제한 조항이 없고, 임대인이 임대료 인상과 함께 계약을 연장해 준 것을 사실상 업종 변경 승인으로 보아, 임대인은 임차인의 계약 목적 달성을 위해 전력 증설 공사에 동의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이 판결은 임대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임차인의 필수적인 설비 보완 요구에 비협조적으로 일관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 사례입니다. 만약 임대인의 비협조로 개업이 지연되고 영업상 손해가 발생했다면, 임차인은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까지 검토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중개업자나 임대인의 말만 믿어서는 안 됩니다.
- 임대인에게 고객번호를 물어보거나, 상가 주소를 가지고 한국전력공사 고객센터(국번 없이 123)에 전화하세요.
- 현재 계약전력(kW)과 건물 여유 전력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 건물 전체 전력이 꽉 차 있다면, 변압기 교체 등 대규모 공사가 필요할 수 있으며 임대인이 거부할 경우 증설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인테리어 비용은 임차인이 부담한다'는 두루뭉술한 문구는 분쟁의 씨앗이 됩니다. 아래와 같이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실무 추천 특약 문구]
"본 임대차 계약의 목적물은 [프랜차이즈 디저트 카페] 영업을 위한 것으로, 임대인은 임차인의 개업일 전까지 계약전력을 최소 [20kW]로 증설하는 데 동의하고 적극 협조하기로 한다."
"전기 증설에 필요한 한전 표준시설부담금 및 건물 외선(인입선·인프라) 공사 비용은 임대인이 부담하며, 임차인 점포 내부의 내선 설비 공사 비용은 임차인이 부담한다."
"건물 구조상의 한계 또는 한전 심사 불허 등으로 약정된 전기 증설이 불가능할 경우, 임차인은 위약금 없이 본 계약을 즉시 해제할 수 있으며, 임대인은 기납부된 계약금 전액을 즉시 반환한다."
Q1. 계약서에 "시설 보완 비용은 모두 임차인이 부담한다"는 특약을 이미 썼습니다. 인입선 공사비까지 제가 다 내야 하나요?
A1. 판례에 따르면 변압기·외부 인입선 등 건물의 기본 설비 교체는 포괄적 특약이 있더라도 임대인이 부담해야 한다고 해석될 여지가 큽니다. 포괄적 특약은 통상적인 소규모 수리비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제한 해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분쟁 시 법적 다툼이 치열해질 수 있으므로, 계약서 작성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명시해 두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Q2. 업종 변경으로 인한 '하수도 원인자부담금'도 건물주가 저보고 내라고 합니다. 누가 내는 게 맞나요?
A2. 하수도법 제61조에 따르면 하수도 원인자부담금의 법적 납부 의무자는 건축물 소유자(임대인)입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특약으로 임차인에게 부담을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약으로 임차인 부담을 명시하지 않았다면 원칙적으로 소유자가 납부해야 하며, 계약 전에 부담 주체를 명확히 정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3. 건물주가 전기 증설 동의 서류 발급을 거부하고 연락을 피합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A3. 한전에 전기 증설을 신청할 때는 소유자의 동의서가 필수입니다. 임대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거부하는 것은 임대차 계약상 의무 위반입니다. 우선 법률 전문가를 통해 "기한 내에 증설 동의 절차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계약 해제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발송하여 강력히 촉구하시기 바랍니다. 이후에도 거부할 경우 '전기증설공사 동의절차 이행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법률사무소 완봉에서는 상가 임대차 설비 비용 분쟁에 대한 전문 상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계약서에 적힌 단어 하나, 오간 문자 메시지 한 통의 법적 해석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것이 부동산 임대차 분쟁입니다. 임대인의 부당한 비용 전가나 계약 불이행으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다면 언제든지 찾아주세요.
(본 글은 2026년 8월 현재 시행 중인 법령과 판례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계약 조항에 따라 실제 법적 판단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