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그리던 내 집 마련을 앞두고, 잔금일을 불과 일주일 남겨둔 시점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된다면 어떨까요? 인테리어 공사를 위해 실측을 하러 갔다가 안방 앞 베란다가 새시와 패널로 무단 확장된 '불법 증축(위반건축물)' 상태라는 것을 알게 된 상황입니다.
관할 구청에 적발되면 매년 수백만 원의 이행강제금이 부과될 수 있고, 심지어 은행에서 위반건축물이라는 이유로 잔금 대출 연장이나 신규 대출을 거부할 수도 있습니다. 당황한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불법 부분을 철거해 주거나 매매대금을 깎아달라"고 요구하자, 매도인은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나옵니다.
"이미 계약서 다 써놓고 이제 와서 딴소리냐! 잔금일에 돈 안 입금하면 이행지체(계약 위반)로 계약 해지하고 계약금은 우리가 몰수하겠다! 하루 늦을 때마다 지연이자도 청구할 테니 알아서 해라!"
억울하고 불안한 마음에 매수인은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잔금을 다 치러야 할까요? 아닙니다. 매도인의 협박에 당당히 맞서며, 단 1원의 지연이자 부담 없이 잔금을 합법적으로 묶어두고 매도인을 압박할 수 있는 선제적 법적 방법이 존재합니다.
매매 계약을 체결할 때 건축물대장을 꼼꼼히 확인했더라도, 행정청에 아직 적발되지 않은 '숨은 위반건축물'은 대장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베란다를 무단으로 확장해 방이나 부엌으로 쓰거나, 테라스에 유리 벽과 지붕을 얹어 '선룸'을 만든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법원은 이러한 공법상 위반 사항이 존재하는 부동산을 매도한 경우, 당장 거주하는 데 지장이 없더라도 민법 제580조(하자담보책임)에서 말하는 '매매 목적물의 하자'로 판단합니다. 향후 적발 시 철거 및 원상복구 명령을 받거나 이행강제금이 부과될 위험이 있고, 대출 제한 등으로 정상적인 재산권 행사가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매도인은 매수인에게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법적 의무가 있습니다.
매도인은 약속된 날짜에 잔금을 받지 못하면 이행지체(채무불이행)라며 위약금과 지연이자를 요구하지만, 이는 법리를 잘못 이해한 주장입니다.
부동산 매매계약은 쌍무계약입니다. 즉, 매수인의 '잔금 지급 의무'와 매도인의 '하자 없는 완전한 소유권 이전 및 부동산 인도 의무'는 동시이행 관계에 있습니다. 하자가 있는 상태로 부동산을 넘겨주려는 매도인에게 매수인이 "하자를 해결해 주거나 대금을 깎아주기 전까진 잔금을 줄 수 없다"고 버티는 것은 민법 제536조의 동시이행 항변권을 정당하게 행사하는 것입니다.
동시이행 항변권을 행사하는 동안에는 잔금일이 지나더라도 매수인은 적법하게 지급을 거절하고 있는 것이므로 이행지체 상태가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매도인이 청구하는 지연이자는 단 1원도 발생하지 않으며, 계약금 몰수 역시 법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매수인들이 실무에서 가장 자주 범하는 실수가 "불법 증축이 발견되었으니 잔금 전체를 못 주겠다"며 전액 지급을 거부하는 것입니다.
대법원의 판단 기준 (신의칙과 형평의 원칙)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하자가 경미하고 보수 비용이 적은데도 잔금 전액의 지급을 거절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이 될 수 있습니다. 법원에서 권리남용으로 판단하면, 하자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잔금에 대해 매수인이 이행지체 책임을 지고 지연이자를 물어야 할 수 있습니다.
상황별 안전한 잔금 홀딩 범위
단순히 구두나 문자로만 "돈 못 준다"고 하면 매도인은 소유권이전등기 서류를 준비해 이행 제공의 외관을 갖추고 매수인을 이행지체로 몰아가려 할 것입니다. 반드시 잔금일 전에 매도인의 책임을 명확히 규정하고 매수인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선언하는 내용증명을 보내 기선을 제압해야 합니다.
[내용증명 필수 포함 항목]
1. 하자의 구체적 명시: 계약 당시 고지받지 못한 베란다 무단 증축 부분(위치·면적)이 건축법을 위반한 불법 구조물임을 명시합니다.
2. 법적 근거 제시: 민법 제580조(하자담보책임) 및 제536조(동시이행 항변권)에 기해 권리를 행사함을 명확히 밝힙니다.
3. 구체적 요구 사항: 잔금일 전까지 불법 증축 부분을 원상복구하거나, 예상 복구비용만큼 매매대금을 감액해 줄 것을 요구합니다.
4. 지급 거절 범위 고지: 감액 합의 또는 보수 완료 전까지 하자보수 상당액의 지급을 보류함을 선언합니다.
5. 이행 의사의 표명: "본인은 하자가 해결되는 즉시 잔금을 지급할 모든 준비가 완료되어 있다"는 문구를 반드시 포함하여, 매수인이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방어합니다.
Q1. 계약서에 "현 시설 상태대로 계약함"이라는 특약이 있는데도 하자를 문제 삼을 수 있나요?
네, 가능합니다. 법원은 "현 시설 상태대로"라는 문구를 도배·장판 교체 같은 사소한 보수에 한정된 합의로 해석합니다. 행정처분이나 철거 위험이 따르는 불법 증축 같은 중대한 법률적 하자까지 매수인이 용인하겠다는 뜻으로 보지 않습니다. 특히 매도인이 불법 사실을 알고도 숨겼다면 담보책임 면제 특약 자체가 무효가 됩니다.
Q2. 매도인과 도저히 협의가 안 되는데, 계약 자체를 파기하고 계약금 배액을 청구할 수 있나요?
불법 증축으로 인해 계약 본래의 목적(실거주 등)을 달성할 수 없을 정도로 손해가 막대하다면 계약 해제가 가능하고, 이미 지급한 계약금·중도금 전액 반환과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위반 사항이 경미해 쉽게 시정 가능한 수준이라면 계약 해제까지는 어렵고, 대금 감액이나 수리비 청구만 가능합니다.
Q3. 지연이자 책임 없이 잔금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방법이 있나요?
매도인이 감액 요구에 동의하지 않고 잔금 전액을 요구한다면, 하자에 따른 예상 피해액을 제외한 나머지 잔금을 법원에 변제공탁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공탁을 진행하면 매수인은 잔금 지급 의무를 적법하게 이행한 것으로 인정되어, 어떠한 경우에도 이행지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Q4. 잔금을 이미 다 치르고 소유권 이전까지 마쳤는데, 나중에 불법 증축임을 알게 되었다면 어떻게 하나요?
사후에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민법 제582조에 따라 하자를 안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손해배상이나 계약 해제를 청구해야 합니다. 소송으로 갈 경우 입증 책임이 매수인에게 있고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모되므로, 가급적 잔금을 치르기 전 이행 단계에서 협상을 마무리 짓는 것이 가장 유리합니다.
부동산 매매 과정에서 발견된 하자 분쟁은 계약서 작성 경위, 하자의 규모, 지역적 특성에 따라 동시이행 항변의 범위와 대금 감액 청구의 정당성이 전혀 다르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섣불리 잔금 전액을 지급 거절했다가 오히려 매수인이 이행지체 책임을 지게 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내용증명을 발송하기 전에 반드시 부동산 전문 변호사의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법률사무소 완봉에서는 불법 증축·위반건축물 관련 매매 계약 분쟁에 대한 전문 상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계약서 정밀 분석부터 내용증명 작성, 대금 감액 협상 및 소송까지 의뢰인의 재산과 권리를 지키기 위해 함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