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완봉입니다.
해외 시장 진출은 모든 기업의 꿈이지만, 계약서 한 장에 적힌 '딱 한 줄' 때문에 그 꿈이 악몽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공들여 체결한 수출 계약이나 기술 제휴 계약이 어긋났을 때, 만약 분쟁을 뉴욕이나 런던에서 해결해야 한다면 어떨까요? 언어 장벽은 차치하더라도, 현지 변호사 비용만 시간당 수백만 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중소·중견기업이 소송을 끝까지 이어가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오늘은 글로벌 비즈니스를 펼치는 우리 기업들이 해외 계약 시 반드시 걸러내야 할 독소조항과, 분쟁 발생 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전략적 대응법을 정리해 드립니다.
해외 기업과의 계약서 말미에는 보통 'Governing Law & Jurisdiction' 항목이 붙습니다. 많은 실무자가 이를 관례적인 문구로 여기고 넘기지만, 여기에는 큰 함정이 숨어 있습니다.
사례: 국내 A 소프트웨어 기업은 미국 기업 B사와 총액 10억 원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서에는 "본 계약과 관련된 모든 분쟁은 미국 뉴욕주 법원을 전속적 관할로 한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후 B사가 잔금 지급을 미루자 A사는 소송을 검토했지만, 뉴욕 현지 로펌의 수임료가 예상 청구액의 절반을 넘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결국 권리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체크포인트]
- 전속적 관할(Exclusive Jurisdiction): 특정 법원에서만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우리 기업에 압도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 비전속적 관할(Non-exclusive Jurisdiction): 여러 국가의 법원에서 소송을 시작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둡니다. 협상 시 최소한 이 수준으로는 방어해야 합니다.
준거법이란 계약서 문구가 모호할 때 어느 나라 법을 기준으로 해석할지를 정하는 것입니다. 국제 무역에서는 CISG(국제물품매매계약에 관한 유엔 협약)가 널리 쓰이지만, 개별 국가의 강행규정이 우선 적용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상대방이 자국 법만 고집한다면, 제3국 법(예: 싱가포르법, 영국법)을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도 유효한 전략입니다. 특히 싱가포르법은 아시아 비즈니스에서 중립적인 선택지로 자주 활용됩니다.
법원 소송은 3심제까지 이어지며 수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이를 대체하는 실무적 해법이 바로 상사중재(Arbitration)입니다.
실무 팁: 계약서에 "대한상사중재원(KCAB)의 중재 규칙에 따라 서울에서 중재를 진행한다"는 문구 하나만 넣어도, 분쟁의 주도권을 한국으로 가져올 수 있습니다.
Q1. 이미 상대방 국가 법원을 관할로 하는 계약서에 서명했습니다. 방법이 없을까요?
계약 이행 과정에서 별도 합의서를 작성하거나, 분쟁 발생 시 상대방과 협의하여 중재 합의를 새로 체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다만, 처음부터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Q2. 계약서에 재판관할에 대한 언급이 아예 없으면 어떻게 되나요?
국제사법 원칙에 따라 '피고의 주소지'나 '계약 이행지' 등 관련성이 높은 국가에서 재판이 진행됩니다. 예측 가능성이 크게 낮아지므로 반드시 명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Q3. 영문 계약서의 'Indemnification(면책)' 조항이 매우 긴데, 꼼꼼히 봐야 하나요?
반드시 살펴봐야 합니다. 상대방의 잘못으로 제3자가 우리 회사에 소송을 제기했을 때, 상대방이 모든 비용과 책임을 대신 부담하게 하는 방어막 역할을 합니다. 독소조항이 가장 자주 숨어드는 구간이기도 합니다.
Q4. 중소기업도 국제상사중재를 현실적으로 활용할 수 있나요?
네, 가능합니다. 대한상사중재원(KCAB)은 중소기업을 위한 간이절차를 운영하고 있으며, 소송에 비해 비용과 시간을 상당히 절약할 수 있습니다. 계약 단계에서 중재 조항을 미리 넣어두는 것이 핵심입니다.
Q5. CISG가 적용되면 한국 기업에 불리한가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CISG는 국제 물품매매 분야에서 비교적 중립적인 규범으로 평가받습니다. 다만, 특정 조항이 우리 기업의 상황과 맞지 않는다면 계약서에 CISG 적용을 명시적으로 배제하는 문구를 넣는 방법도 있습니다.
해외 계약은 영어 실력만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각국의 법 체계와 실무 관행, 분쟁 발생 시의 실익을 정확히 따질 수 있는 전문가의 시각이 필요합니다.
법률사무소 완봉에서는 해외 계약서 검토, 독소조항 분석, 국제 분쟁 대응 전략 수립에 대한 전문 상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귀사의 계약서가 시한폭탄이 아닌 든든한 방패가 될 수 있도록 꼼꼼하게 살펴드리겠습니다.
※ 주의사항: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계약 검토나 분쟁 대응은 반드시 전문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