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완봉입니다.
유통업이나 제조업처럼 외상대금 거래가 잦은 업계에서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수금 사고가 있습니다. 퇴사를 앞둔 영업 직원이 거래처에 "회사 수금 계좌가 바뀌었다"며 본인의 개인 통장을 알려주고 대금을 가로챈 뒤 잠적하는, 이른바 '수금액 먹튀' 사건입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거래처에 연락하면 대개 이런 답이 돌아옵니다.
"담당 직원이 알려준 대로 입금했으니 대금은 이미 낸 겁니다. 직원 관리를 못 한 건 본사 책임 아닌가요?"
과연 그럴까요? 직원이 돈을 들고 도망쳤으니 회사는 거래처에 한 푼도 청구할 수 없고, 연락 두절된 직원만 쫓아다녀야 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거래처에는 외상대금 이중변제를 정당하게 요구하고, 먹튀 직원에게는 사문서위조·사기·횡령죄를 엮어 합의금과 변제를 끌어내는 투트랙 법적 대응 전략을 안내해 드립니다.
많은 기업이 "어쨌든 우리 회사 담당자였으니 대금 청구권이 소멸한 것 아닌가" 하며 지레 포기합니다. 그러나 민법은 그렇게 허술하지 않습니다.
민법 제470조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가 이 상황에 적용됩니다.
기업 간 거래에서 수납 계좌를 갑자기 직원 개인 명의 통장으로 바꾸라는 요구는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본사나 대표이사에게 확인 한 번 하지 않고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개인 계좌로 덜컥 송금했다면, 법원은 거래처에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합니다.
따라서 그 송금은 회사에 대한 정당한 변제로 인정되지 않으며, 회사의 미수금 채권은 여전히 살아있습니다. 거래처에 "우리는 대금을 받은 사실이 없으니 공식 계좌로 다시 입금하라"고 당당히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중변제 요구를 받은 거래처는 대개 민법 제126조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를 주장하며 맞섭니다. "직원에게 계좌 변경 권한이 있다고 믿을 정당한 이유가 있었으니 회사가 책임져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그러나 표현대리가 성립하려면 그 믿음에 객관적으로 납득할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직원이 회사 명의 공문을 위조해 이메일로 보낸 경우라면, 회사가 그 외관을 만드는 데 기여한 바가 없는 한 표현대리는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거래처의 확인 의무 위반이 더 선명하게 드러나 우리 측에 유리한 상황이 됩니다.
"업무상 횡령 한 가지"로만 고소장을 작성하는 것은 실무적으로 아쉬운 대처입니다. 직원이 빠져나갈 구멍을 없애고 합의와 변제를 빠르게 끌어내려면 죄명을 촘촘히 엮어야 합니다.
1단계: 거래처에 내용증명 발송 (48시간 이내)
"본사는 계좌 변경을 지시하거나 통보한 사실이 없으며, 개인 계좌 수금은 당사 규정상 금지되어 있다. 따라서 해당 송금은 변제 효력이 없으므로 공식 계좌로 즉시 재입금하라"는 내용을 담아 발송합니다. 거래처가 자사 과실을 인식하고 직원을 직접 압박하게 만드는 첫 번째 단계입니다.
2단계: 직원 재산 가압류
직원이 대금을 탕진하거나 빼돌리기 전에 예금 계좌, 부동산, 자동차 등에 대한 가압류를 신속히 신청해야 합니다. "돈을 다 썼다, 배째라"는 상황을 예방하는 핵심 조치입니다.
3단계: 형사 고소장 접수
위조 공문, 이메일, 카카오톡 대화, 개인 계좌 거래 내역 등을 수집해 관할 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합니다. 사기·업무상 배임·횡령·사문서위조를 유기적으로 엮은 고소장이어야 수사기관이 사안의 심각성을 빠르게 파악합니다.
Q1. 거래처가 "회사 명의의 그럴듯한 계좌 변경 공문을 받았기 때문에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그래도 이중변제를 요구할 수 있나요?
충분히 요구할 수 있습니다. 위조 공문을 보낸 주체는 회사가 아닌 직원 개인입니다. 거래처는 발신자가 정당한 권한을 가진 법인인지, 계좌가 왜 법인 명의가 아닌 직원 개인 명의인지 대표 번호를 통해 확인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 확인 없이 개인 계좌로 송금한 것은 거래처의 과실이므로 변제 효력이 부정됩니다.
Q2. 직원이 가로챈 돈을 이미 다 탕진했다고 합니다. 회수 방법이 없나요?
거래처에 대한 미수금 채권이 살아있기 때문에 거래처로부터 대금을 온전히 회수할 수 있습니다. 법적으로 사기 피해자는 우리 회사가 아니라, 부주의하게 속아 돈을 보낸 '거래처'입니다. 거래처는 회사에 미수금을 변제한 뒤, 먹튀 직원에게 별도로 구상 청구하거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Q3. 수년간 신뢰 관계를 쌓은 거래처라 소송까지 가기가 껄끄럽습니다. 조율 방법이 있을까요?
거래처와의 파트너십을 고려해 공동으로 직원을 압박하는 협상안을 도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거래처가 미수금의 일부(예: 70%)를 먼저 변제하고, 나머지 30%는 공동 고소 및 가압류를 통해 먹튀 직원에게서 환수하는 방식입니다. 비즈니스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피해를 최소화하는 합의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유효합니다.
Q4. 직원이 무단결근 후 연락 두절입니다. 인적사항이 불분명해도 고소가 가능한가요?
근로계약서, 급여 이체 계좌번호, 주민등록 초본 중 하나만 있어도 경찰 수사 단계에서 사실조회를 통해 정확한 인적사항을 특정할 수 있습니다. 연락 두절 상태라도 형사 고소 절차는 바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직원의 수금액 먹튀 사고는 기업의 현금 흐름을 마비시키고 신뢰 관계를 무너뜨리는 치명적인 사건입니다. 잘못된 법리 판단으로 정당한 채권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사고 초기에 전문가의 조력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률사무소 완봉에서는 영업 직원의 대금 편취·횡령 사고에 대한 전문 상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거래처 대응 내용증명 작성부터 형사 고소, 재산 가압류까지 전 과정을 기업 재산범죄 및 채권회수 전담 변호사가 함께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사안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법적 판단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반드시 법률 전문가와 직접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