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완봉입니다.
회사를 운영하다 보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거나, 더 큰 성장을 위해 기업을 매각(M&A)하는 결정을 내리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수년간 공들여 쌓아온 비즈니스의 결실을 맺으려는 찰나,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나 계약 전체가 흔들리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 복병의 정체는 바로 계약서 구석에 숨어 있던 '경영권 변동(Change of Control, 이하 COC)' 조항입니다.
오늘은 우리 기업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 있는 COC 조항이 왜 독소조항으로 돌변하는지, 그리고 실무적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법률 용어로는 생소할 수 있지만, 실무에서는 '지배구조 변경 시 권리 행사 조항' 정도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영문으로는 'Change of Control'이라 부르며, 계약 당사자의 소유주가 바뀌었을 때 상대방이 "나는 바뀐 주인과는 거래하고 싶지 않다"라고 선언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조항입니다.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발동됩니다.
회사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기업 매각(Exit)이나 대규모 투자(Series B 이상) 를 준비할 때 이 조항은 강력한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됩니다.
사례를 통해 살펴볼까요?
2026년 초, 혁신적인 물류 IT 기술을 보유한 A사는 대기업 B사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았습니다. 인수 금액 조율까지 마친 상태에서 B사는 A사가 핵심 협력사인 C사와 맺은 계약서를 검토하다가 '경영권 변동 시 C사가 즉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COC 조항을 발견했습니다. C사와의 협력이 끊기면 A사의 기술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C사가 과도한 보상을 요구하며 동의를 거부하자, B사는 인수를 포기했고 A사 대표는 눈앞에서 수백억 원의 매각 기회를 잃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COC 조항은 인수 예정자에게는 '불확실성' 을, 기존 파트너사에게는 '강력한 협상 카드' 를 쥐여주어, 정작 회사의 주인인 대표자는 협상에서 소외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계약 체결 당시에는 "설마 회사를 팔겠어?"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도장을 찍지만, 비즈니스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습니다. 아래 세 가지 전략을 기억하세요.
가장 위험한 문구는 "경영권 변동 시 상대방의 사전 서면 동의를 얻어야 한다" 는 구절입니다. 상대방이 동의를 거부하면 그만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변동 후 30일 이내에 통보한다" 는 형태로 바꾸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만약 상대방이 해지권을 고수한다면, 적어도 '합리적인 이유 없이 동의를 거부할 수 없다'는 문구라도 추가해야 합니다.
단순히 '최대주주 변경'이라고 적지 말고, 구체적인 수치를 명시하세요. 예를 들어 "발행주식 총수의 50% 이상이 제3자에게 매각되는 경우"로 범위를 좁히는 방식입니다. 아울러 그룹 내 계열사 간의 지분 이동이나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FI)의 지분 변동은 COC 발동 조건에서 제외한다는 예외 조항을 반드시 삽입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경영권 변동 사실을 알고 나서 한참 뒤에 해지권을 행사한다면 회사는 상시 불안한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변동 사실을 통보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만 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그 기간이 지나면 권리는 소멸한다"는 제척기간(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법정 기간) 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 M&A 시장에서는 기업 실사(Due Diligence) 과정이 그 어느 때보다 꼼꼼해졌습니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이슈와 맞물려 해외 파트너사와의 계약 내 COC 조항 유무는 기업 가치 산정에 직결되는 요소로 부상했습니다. 지금 당장 매각 계획이 없더라도, 회사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계약서들을 지금 바로 다시 펼쳐보시기 바랍니다.
Q1. 이미 COC 조항이 포함된 계약서에 서명했습니다. 수정이 가능한가요?
네, 가능합니다. 계약 갱신 시점이나 추가 발주가 이루어지는 시점에 '부속 합의서'를 통해 해당 조항을 수정하거나 삭제하는 협상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납득할 수 있는 대안 조항을 준비하는 것이 핵심이며, 이 과정에서 기업 법무 전문가의 조력을 받는 것을 권장합니다.
Q2. 경영권 변동이 생겼는데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이는 명백한 계약 위반입니다. 상대방은 이를 근거로 계약 해지는 물론,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계약상 신뢰 관계를 중시하는 최근 법원 판결 추세를 고려할 때, 법률적 검토를 통해 정면으로 대응하는 것이 훨씬 안전합니다.
Q3. 투자자(VC)가 요구하는 COC 조항도 독소조항인가요?
투자 계약서에서의 COC는 성격이 다소 다릅니다. 투자자는 자신이 투자한 회사가 예상치 못한 곳에 매각되는 상황을 방지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사전 동의'권이 지나치게 강하게 설정되어 있으면, 후속 투자나 M&A 시 투자자가 과도한 프리미엄을 요구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Q4. 대표이사가 일시적으로 사임하고 전문 경영인을 선임하는 것도 경영권 변동에 해당하나요?
계약서의 문구에 따라 달라집니다. 단순히 '대표이사 변경'을 조건으로 명시했다면 해당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계약 협상 단계에서 발동 조건을 '실질적인 지배주주의 변경'으로 좁혀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비즈니스 계약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약속을 넘어, 회사의 미래 가치를 지키는 방어막이어야 합니다. 무심코 지나친 조항 하나가 훗날 수십억 원의 손실로 돌아오지 않도록, 전문가와 함께 면밀히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법률사무소 완봉에서는 계약서 내 독소조항 식별 및 M&A·투자 계약 관련 전문 상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대표님의 소중한 비즈니스 자산을 끝까지 지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