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사무실이나 가게로 날아온 내용증명 한 통. '당사에서 저작권을 보유한 서체(폰트) 프로그램을 무단 사용하여 저작권법을 위반했으니, 수백만 원 상당의 폰트 패키지를 구매하거나 합의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형사 고소와 민사 소송을 진행하겠다'는 경고장입니다.
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완봉입니다.
하루하루 생업에 종사하느라 바쁜 소상공인, 프리랜서, 1인 창업가분들이 이런 우편물이나 경찰 연락을 받으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기 마련입니다. '나도 모르게 전과자가 되는 건 아닐까', '합의금을 당장 어디서 구해야 하나'라며 극심한 두려움에 휩싸이게 됩니다.
하지만 당황해서 고가의 패키지를 덜컥 구매하거나 무리한 합의금 요구에 응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최근 이른바 '기획 고소'라 불리는 저작권 단속 업체나 일부 법무법인의 무차별적인 고소 행태에 대해, 수사기관과 법원은 엄격한 법리 적용과 가이드라인을 통해 소상공인을 보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억울한 저작권법 위반 혐의에서 벗어나 불송치(혐의없음)나 기소유예를 이끌어낼 수 있는 실무 방어 전략을 구체적으로 안내해 드립니다.
기획 고소 대응의 첫걸음은 어떤 행위가 저작권 침해이고 어떤 행위가 침해가 아닌지 명확히 구분하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내 홈페이지에 그 글자체가 보이니까 무조건 저작권 침해다'라고 오해하십니다. 하지만 법은 그렇게 판단하지 않습니다.
폰트 도안(이미지) 자체는 저작물이 아닙니다 (대법원 판례)
글자 모양(서체 도안) 자체는 실생활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실용적인 도구에 불과하므로, 대법원은 이를 독자적인 저작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즉, 특정 글씨체로 표현된 이미지 결과물을 웹사이트에 올린 것 자체는 형사상 저작권 침해죄를 구성하지 않습니다.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것은 '폰트 파일(프로그램)'입니다
컴퓨터에 설치되어 글자를 출력하는 서체 파일(확장자 .ttf, .otf 등)은 컴퓨터 프로그램 저작물로 보호받습니다. 따라서 형사 처벌 대상은 '권한 없이 해당 폰트 프로그램을 무단으로 컴퓨터에 설치(복제)하거나 전송하는 행위' 에 한정됩니다.
외주업체에 비용을 지급하고 홈페이지나 전단지를 제작했고, 그 결과물에 특정 폰트가 사용된 것이라면, 여러분은 폰트 프로그램을 복제한 사실이 없으므로 저작권 침해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상대방이 고소장을 접수했거나 경찰 조사를 받으라는 연락이 왔다면, 다음 두 가지 법적 방어 논리를 반드시 검토해야 합니다.
저작권법 위반죄(단순 침해)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입니다(저작권법 제140조). 형사소송법 제230조에 따라 친고죄는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고소해야 합니다.
기획 고소 업체들은 자동화 프로그램(크롤러) 등으로 이미 오래전에 침해 사실과 피의자의 신원을 파악해 두고도, 합의금을 받아내기 위해 수개월이 지난 뒤 내용증명을 보내고 고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방이 침해 사실과 여러분의 신원을 인지한 지 6개월이 지난 시점에 고소를 제기했다면, 고소 자체가 부적법하므로 수사기관은 '공소권 없음' 으로 사건을 즉시 불송치(각하) 해야 합니다.
형사 처벌은 고의범을 처벌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저작권을 침해한다는 뚜렷한 인식과 고의가 있어야 처벌이 가능합니다.
대검찰청 및 문화체육관광부도 합의금을 목적으로 제도를 남용하는 기획 고소의 폐해를 인지하고 있습니다. 대검찰청 지침에 따르면 아래 기준을 충족할 경우 수사 없이 즉시 사건을 '각하' 처분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각하 사유에 완전히 부합하지 않더라도, 초범이고 과실에 가까운 경미한 침해라면 하루 동안 저작권 교육을 이수하는 조건으로 기소를 유예하는 '교육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아 전과 기록 없이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1단계: 섣부른 사과나 합의금 지급은 보류하기
당황하여 "죄송합니다, 합의해 주세요"라며 잘못을 전적으로 인정하는 각서를 쓰거나 통화 녹취를 남기지 마십시오. 이는 추후 고의성을 인정하는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2단계: 사용 경위 철저히 분석하기
문제가 된 폰트가 외주업체의 작업물인지, 직원이 단순 실수로 사용한 것인지, 무료 배포처에서 받아 설치한 것인지 구체적인 유입 경로와 설치 시점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3단계: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변호인 의견서 제출하기
경찰 조사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혼자 대응하기보다 저작권 분야 실무 경험이 풍부한 변호사와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기획 고소 정황, 친고죄 고소 기간 도과 여부, 침해 고의의 부존재 등을 논리적으로 담은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하면 수사 단계에서 불송치 결정을 받아낼 가능성이 크게 높아집니다.
Q1. 외주 제작업체에 돈을 주고 만든 홈페이지인데 제가 고소를 당했습니다. 처벌받나요?
처벌받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귀하는 결과물인 '폰트 이미지'를 단순히 이용한 것일 뿐, 서체 파일(프로그램)을 복제·설치한 주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수사 단계에서 외주 제작 계약서와 결과물 자료를 제출해 불송치(혐의없음) 처분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Q2. 무료 폰트라고 해서 다운로드했는데, 상업적 사용은 유료 규정이 적용된다며 고소하겠다고 합니다.
비상업용 무료 폰트를 상업적 용도로 오인해 사용한 것은 민사상 계약 위반의 영역입니다. 사용자는 적법하게 복제를 허락받은 후 사용 조건만 위반한 것이므로 형사상 저작권 침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의 태도입니다. 형사 고소는 무혐의 불송치로 방어할 수 있습니다.
Q3. 상대방 법무법인에서 "오늘까지만 150만 원으로 깎아줄 테니 즉시 입금하라"고 독촉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전형적인 합의금 유도 압박입니다. 성급하게 입금할 필요가 없습니다. 법원이 실제 손해액으로 산정하는 금액은 보통 폰트 1종 단품 가격인 수만 원~십수만 원 수준으로, 법무법인이 요구하는 금액과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전문가의 법리 검토를 먼저 받아보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Q4. 경찰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으러 오라고 하는데, 전과가 남을까 봐 두렵습니다.
경찰 조사 연락을 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전과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초범이고 침해 정도가 경미한 소상공인의 단순 과실 사안이라면, 변호인의 도움을 받아 '교육조건부 기소유예' 또는 '불송치(혐의없음/공소권 없음)' 처분으로 전과 기록 없이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저작권법은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지만, 일부 대리인들의 무차별적인 기획 고소는 성실하게 일하는 소상공인의 삶을 위협하는 도구로 변질되기도 합니다.
법률사무소 완봉은 폰트 저작권 기획 고소를 비롯한 저작권 분쟁 대응에 대한 전문 상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고소의 법리적 허점을 분석하고 불송치·기소유예 등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내도록 함께하겠습니다. 갑작스러운 내용증명이나 경찰 조사 연락으로 막막하신 분들은 편하게 문의해 주십시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사안에 대한 최종적인 법적 판단은 반드시 변호사와의 직접 상담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