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완봉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지하철이나 길거리에서 카메라등이용촬영죄(이하 카이촬죄) 혐의로 단속되거나 고소를 당해 조사를 받게 되는 상황을 상상해 보십시오. 당황스럽고 억울한 마음에 '나는 떳떳하니 다 확인해 보라'며 선뜻 스마트폰을 임의제출(수사기관에 자발적으로 물건을 내어놓는 것)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 이후에 발생합니다. 디지털 포렌식(스마트폰의 데이터를 복구하고 분석하는 과학 수사 기법)을 거치며, 당초 고소당한 사건과는 전혀 상관없는 수개월 전, 심지어 수년 전의 사적인 촬영물이나 전 연인과의 사진이 무더기로 복구되는 것입니다.
검찰은 이를 '여죄(남아 있는 다른 범죄)'라며 추가 기소하거나 공소사실에 포함시켰고, 피고인은 졸지에 상습범으로 몰려 실형을 선고받을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이미 포렌식으로 사진들이 다 나왔는데, 정말 방법이 없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방법이 있습니다. 우리 법원은 수사기관이 임의제출받은 휴대폰에서 당초 혐의와 무관한 증거를 수집하는 행위에 대해 매우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습니다. 법리적으로 치밀하게 파고든다면, 재판 단계에서도 추가된 촬영물들의 증거능력 자체를 무력화하여 무죄 판결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그 핵심 전략인 '위법수집증거 배제 법칙'과 '독수독과 원칙'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우리 형사소송법과 대법원 판례는 압수·수색이나 임의제출 시 '객관적 관련성'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객관적 관련성이란? 수사기관이 압수할 수 있는 범위는 오직 '임의제출의 동기가 된 구체적인 범죄 혐의'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정보에 한정된다는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2026년 5월 1일에 발생한 지하철 불법촬영 혐의로 임의제출한 휴대폰이라면, 원칙적으로 그날 그 장소에서 촬영된 영상만이 압수의 대상입니다.
검찰은 흔히 "카이촬죄는 성적 기호나 상습성이 작용하므로, 과거에 찍은 다른 사진들도 피고인의 성향을 증명하는 정황증거로서 관련성이 있다"고 주장하곤 합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다릅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21. 11. 18. 선고 2016도348): 단순히 동종 범죄라는 이유만으로 과거의 모든 촬영물에 관련성을 인정해 줄 수는 없다고 선언했습니다. 범죄 사실과 시간적·공간적으로 긴밀하게 밀착되어 있거나 인과관계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전혀 다른 날짜와 장소에서 촬영된 '별건의 촬영물'은 객관적 관련성이 부정됩니다.
임의제출된 스마트폰을 포렌식할 때, 수사기관은 반드시 피의자에게 참여권(포렌식 과정을 직접 보거나 참관할 권리)을 보장해야 하고, 완료 후에는 전자정보 압수 상세 목록(어떤 파일들을 추출했는지 보여주는 표)을 교부해야 합니다.
만약 포렌식 도중 원래 혐의와 무관한 과거의 촬영물을 발견했다면, 수사기관은 즉시 포렌식 탐색을 중단해야 합니다. 그리고 법원으로부터 '별도의 압수수색 영장'을 정식으로 발부받은 뒤에야 비로소 해당 사진을 수집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반하고 수집한 증거는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에 따라 법정에서 아무런 증거능력을 갖지 못합니다.
또한 '독수독과(毒樹毒果) 원칙'이 적용됩니다. '독이 든 나무에서 열린 열매도 독이 있다'는 뜻으로, 최초의 위법한 포렌식을 통해 얻은 단서를 바탕으로 나중에 적법하게 영장을 발부받았거나 피고인이 자백했더라도, 그 2차 증거들 역시 모두 증거로 쓸 수 없게 됩니다.
실제 대법원 판례(대법원 2023. 12. 14. 선고 2020도1669): 피해자가 임의제출한 피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원래 혐의와 무관한 불법촬영물을 발견했음에도 수사기관이 추가 영장 없이 그대로 수집했다가, 뒤늦게 휴대전화를 돌려주고 다시 영장을 받아 압수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최초의 수집 절차가 위법했기 때문에, 사후에 영장을 받아 다시 압수했더라도 인과관계가 단절되지 않아 증거능력이 전혀 없다며 최종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미 기소되어 법원에서 재판이 진행 중인 피고인이라면, 단순히 "억울하다"는 감정적 호소만으로는 위기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철저히 법리적으로 검사의 증거를 탄핵해야 합니다.
1단계: 포렌식 과정의 절차적 하자 분석
변호인을 통해 검찰이 보관 중인 '수사기록 열람·등사'를 신청해야 합니다. 특히 디지털분석 의뢰서, 포렌식 참관 여부 확인서, 전자정보 상세목록 교부 대장, 포렌식 진행 과정의 녹화 영상 등을 샅샅이 확인해야 합니다. 수사관이 임의로 추가 폴더를 탐색했는지, 피고인에게 참관 기회를 실질적으로 주지 않고 형식적인 서명만 받아냈는지 등을 철저히 분석합니다.
2단계: '증거의견' 제출 시 강력한 부동의 및 위수증 주장
첫 공판기일 전후로 법원에 제출하는 증거의견서에서, 추가 기소된 촬영물들에 대해 "위법수집증거이므로 증거능력에 부동의한다"는 취지를 명확히 밝히고, 구체적인 법리적 이유를 담은 '위법수집증거 배제 신청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3단계: 자백의 '보강증거' 자격 박탈
경찰이나 검찰 조사 단계에서 겁을 먹고 자백을 해버린 피고인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걱정하지 마십시오. 우리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자백만으로는 유죄를 선고할 수 없으며, 반드시 이를 뒷받침할 '보강증거'가 있어야 합니다(자백 보강법칙). 스마트폰에서 나온 다른 날짜의 사진들이 위법수집증거로 배제된다면, 자백을 보강할 증거가 남지 않게 됩니다. 따라서 자백을 했더라도 여죄 부분은 법적으로 무죄가 선고될 수밖에 없습니다.
Q1. 경찰 조사에서 이미 혐의를 인정하고 서명까지 했는데, 재판에서 뒤집을 수 있나요?
네, 가능합니다. 수사기관의 위법한 증거 수집 절차는 피고인의 사후 동의나 자백으로 치유되지 않습니다. 재판 단계에서 전문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절차적 하자를 입증하면 증거능력을 박탈할 수 있습니다.
Q2. 포렌식 참관 동의서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서명했는데도 참여권 침해를 주장할 수 있나요?
서류상 서명이 있더라도 실질적인 참여권이 보장되지 않았다면 탄핵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수사기관이 참관 포기를 사실상 유도했거나, 포렌식 도중 별건의 의심 파일을 발견했음에도 이를 고지하지 않은 경우, 참여권 침해로 인정되어 무죄가 선고된 하급심 판례들이 존재합니다.
Q3. 당초 혐의와 다른 날짜 촬영물의 날짜 차이가 불과 2~3일밖에 안 됩니다. 이 경우에도 관련성이 없다고 보나요?
날짜 차이가 짧다면 수사기관은 '동종 범행의 상습성'을 주장하며 관련성이 있다고 다툴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단지 이틀 전에 찍은 사진이라도 장소가 다르고 피해자가 전혀 다른 인물이라면, 대법원 판례의 엄격한 기준에 비추어 객관적 관련성이 부정될 여지가 큽니다. 사건의 구체적인 경위를 꼼꼼히 따져 변론해야 합니다.
Q4. 여죄 사진들이 증거에서 빠지게 되면, 재판 결과는 어떻게 달라지나요?
실형 위기에서 벗어나 집행유예나 벌금형 등으로 형량을 극적으로 낮출 수 있습니다. 수십·수백 장의 여죄 촬영물이 유죄로 인정되면 '상습성'이 인정되어 가중 처벌을 받기 쉽지만, 불법 수집된 여죄들이 배제되어 최초의 혐의 한 건만 남게 된다면 선처를 받을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아집니다.
디지털 성범죄 사건은 과학적 분석 기법이 동원되는 만큼, 법정에서의 공방 역시 고도의 법리적 지식과 정밀한 서류 분석이 필수적입니다. 단순한 감정적 호소나 막연한 자백은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뿐입니다.
현재 임의제출 또는 압수수색된 스마트폰에서 나온 다른 날짜의 촬영물로 인해 추가 기소되어 재판을 앞두고 계시거나 진행 중이시라면, 절대 포기하지 마시고 즉시 형사 공판 경험이 풍부한 법률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작성되었으며, 개별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수사 과정에 따라 법적 판단 및 재판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드시 정식 상담을 통해 대응 전략을 수립하시기 바랍니다.
법률사무소 완봉에서는 수사 단계의 포렌식 절차 분석부터 공판 단계의 위법수집증거 배제 전략까지, 디지털 성범죄 사건에 대한 전문 상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