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완봉입니다.
새 건물을 짓기 위해 신축 공사를 준비하거나, 토지 매매 전 경계선이 미심쩍어 지적 측량을 해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측량 결과표를 받아보고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상황을 마주하곤 합니다. 분명 서류상 내 소유로 되어 있는 땅인데, 옆집의 콘크리트 담벼락이나 창고, 심지어 주택의 처마 일부가 내 땅을 침범해 들어와 있는 것입니다.
"내 땅이니까 당장 포크레인을 불러 부숴버리겠다"며 분노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절대로 홧김에 손을 대서는 안 됩니다. 내 소유 토지 위에 있는 물건이라 할지라도 법적 절차 없이 무단으로 철거하면 오히려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이웃의 경계 침범을 발견했을 때 무단 철거의 위험을 피하고, 합법적으로 소유권을 되찾는 구체적인 대응 방법을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이웃이 내 경계를 침범해 담장이나 가설 건축물을 지어놓은 상황에서 토지 소유자들이 가장 많이 저지르는 치명적인 실수가 바로 '무단 철거'입니다. "내 땅에 불법으로 서 있는 물건이니 치우는 것도 내 마음"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 법은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스스로 권리를 실현하는 '자력구제'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경계 분쟁 중 이웃이 설치한 석재 담장을 발로 차서 무너뜨리거나 인부들을 동원해 허물어버린 토지 소유자가 형법 제366조의 재물손괴죄로 기소되어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판례가 다수 존재합니다. 그 담장이 내 땅을 불법으로 침범한 구조물이라 하더라도, 이웃의 '점유' 하에 있는 재산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억울하고 답답하시더라도 반드시 법원의 판결(집행권원)을 받아 법원 집행관을 통해 합법적으로 철거(대체집행)해야 형사 피고인이 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습니다.
침범 사실을 알리고 철거를 요구하면 이웃들은 십중팔구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입니다. 이때 흔히 내세우는 법적 무기가 바로 민법 제245조 제1항의 '점유취득시효'입니다.
민법 제245조(점유로 인한 부동산소유권의 취득기간)
①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하는 자는 등기함으로써 그 소유권을 취득한다.
"20년이 넘도록 아무 문제 없이 담장을 쓰고 살았으니, 이제 와서 무슨 소리냐? 시효가 완성되었으니 이 땅은 법적으로 내 소유다"라는 주장입니다.
점유취득시효가 인정되려면 아래 세 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토지 소유자가 집중적으로 파고들어야 할 핵심은 세 번째 요건인 '소유의 의사(자주점유)' 여부입니다. 민법은 점유자가 소유의 의사로 점유한 것으로 일단 추정해 주는데, 토지 소유자는 이 추정을 뒤집어야만 땅을 온전히 되찾을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20년 넘게 점유했다고 해서 무조건 소유권을 넘겨주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무단점유에 대해 매우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95다28625)에 따르면, 점유자가 점유 개시 당시에 소유권 취득의 원인이 될 법률행위나 법률요건이 없고, 그러한 사실을 잘 알면서 타인 소유의 부동산을 무단점유한 것이 입증된다면 자주점유의 추정은 깨진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악의의 무단점유'라고 합니다.
2026년 2월 대법원 판결(2025다217605)에서도 건물 소유자가 약 65년간 대지를 점유했음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소유자라면 당연히 취했을 행동(재산세 납부, 소유권 이전등기 청구 등)을 하지 않은 점을 근거로 자주점유 추정을 깨뜨리고 토지 소유자의 손을 들어준 바 있습니다.
실무적으로 법원에 제시해야 할 구체적인 입증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측량 결과 이웃의 침범을 확인했다면 아래 절차를 차분하고 치밀하게 밟아 나가야 합니다.
사설 측량업체의 결과는 법원에서 공신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반드시 공식 기관에 경계복원측량을 신청하여 경계점 표지를 명확히 설치하고, 침범 면적과 형상을 도면으로 특정해야 합니다. 측량 당일에는 분쟁 방지를 위해 이웃을 입회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침범 사실과 철거 요구를 담은 내용증명을 발송합니다. 이는 이웃의 점유취득시효 완성을 저지하는 시효중단의 명확한 의사표시가 되며, 지속적으로 무단 점유할 경우 사용료(지료)를 청구하겠다는 경고를 통해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압박 수단이 됩니다.
이웃이 응하지 않는다면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이때 소송과 동시에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신청해 두는 것이 핵심입니다. 가처분 없이 소송을 진행하다가 이웃이 침범 구조물의 소유권이나 점유를 제3자에게 넘겨버리면,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판결문으로 집행할 수 없어 처음부터 다시 소송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가처분이 완료되면 법원에 아래의 청구를 동시에 진행합니다.
Q1. 이웃집 담장이 제 땅을 침범한 상태에서 옆집 주인이 제3자에게 집을 팔았습니다. 새 주인은 자기가 지은 게 아니라며 책임이 없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건물철거 및 토지인도 청구는 건물을 직접 축조한 사람이 아니라, 현재 그 구조물을 소유·지배하고 있는 사람을 상대로 제기해야 합니다. 따라서 침범을 유발한 전 주인이 아니라, 이를 매수하여 현재 소유하고 있는 새 주인을 상대로 철거와 인도를 청구하는 것이 맞습니다.
Q2. 침범된 면적이 1평 남짓으로 매우 작은데도 철거 소송에서 이길 수 있을까요?
A. 소유권 침해이므로 원칙적으로 철거 청구가 인용됩니다. 다만, 침범 면적이 극히 미미한데 오직 이웃에게 고통을 주려는 목적으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 명백하다면, 법원이 이를 '권리남용(민법 제2조)'으로 보아 철거 청구를 기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철거만 안 될 뿐, 침범 면적에 대한 지료(사용료)는 부당이득으로 당연히 청구하여 받아낼 수 있습니다.
Q3. 과거 무단 점유 기간에 대한 사용료도 소급해서 청구할 수 있나요?
A. 과거 무단 점유 기간 전체에 대해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부당이득반환청구권에는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므로 소송 제기 시점을 기준으로 역산하여 최대 과거 10년 치의 지료를 소급해 청구할 수 있습니다. 소송 종료 후 실제로 토지를 인도받는 날까지의 장래 지료도 함께 청구할 수 있습니다.
Q4. 이웃이 침범 사실을 인정하며 조만간 치워주겠다고 구두로 약속했습니다. 믿어도 될까요?
A. 구두 약속은 나중에 번복되기 쉽고, 시간이 흘러 상속 등으로 소유자가 바뀌면 입증하기 매우 곤란해집니다. 합의가 이루어졌다면 반드시 "경계 침범 사실을 인정하며, 소유자의 철거 요구 시 지체 없이 철거하고 토지를 인도하겠다"는 내용의 합의서(약정서)를 서면으로 작성하고 서명날인 및 공증을 받아 두어야 합니다.
이웃 간의 경계 침범 분쟁은 해묵은 감정이 얽혀 있어 대화만으로 해결하기 가장 어려운 분야 중 하나입니다. 순간적인 분노로 담벼락을 직접 철거했다가 오히려 형사 고소를 당하는 안타까운 상황도 생각보다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상대방의 점유취득시효 주장을 무력화하려면 소송 초기 단계부터 '악의의 무단점유'를 입증할 치밀한 법리 검토와 객관적 증거 수집이 필수적입니다.
법률사무소 완봉에서는 토지 경계 침범 분쟁, 건물철거 및 토지인도 청구, 지료 청구(부당이득반환) 등 부동산 분쟁 전반에 대한 상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내 소중한 재산권을 합법적이고 현명하게 지켜내고 싶으시다면 편하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 주의사항: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분쟁 발생 시에는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