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믿었던 파트너와 함께 스타트업을 창업했습니다. 밤낮없이 일하며 서비스를 궤도에 올려놓았는데, 어느 날부터 동업자가 출근을 하지 않더니 연락조차 잘 되지 않습니다. 회사 단체 대화방에서는 묵묵부답이고, 전화를 걸어도 신호음만 울릴 뿐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 동업자가 회사 지분을 30%, 40%씩 그대로 쥐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은 전혀 하지 않으면서 주주로서의 권리만 주장하거나, 심지어 이사회·주주총회 절차를 무시하고 회사 자금을 개인 계좌로 이체하는 등 '먹튀' 정황까지 포착되었다면 남아있는 공동대표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갈 수밖에 없습니다.
"나가달라"고 요구해도 연락을 피하며 버티는 동업자, 과연 어떻게 대응해야 회사를 살리고 경영권을 지킬 수 있을까요? 단순한 대여금 반환 청구를 넘어, 상법과 정관의 맹점을 파고드는 법인 전문 대응 전략을 공개합니다.
많은 스타트업 공동대표들이 동업자가 잠적했을 때 가장 먼저 "투자금을 돌려달라"는 민사소송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주식회사 구조에서는 이 방법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방은 "투자 실패에 따른 손실일 뿐이며, 주식은 정당하게 취득한 내 개인 재산"이라고 항변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식회사의 주주는 유한책임을 지므로, 사업이 어려워졌거나 본인이 일을 그만두었다는 이유만으로 주식을 강제로 반환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자동으로 생기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해결의 실마리는 '상법상 절차 위반'과 '주주간계약서의 의무 불이행'이라는 두 축에서 찾아야 합니다. 동업 관계의 파탄을 주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대방이 법인에 끼친 구체적인 법적 잘못을 파고들어 주식을 강제로 회수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잠적한 동업자 상당수는 연락이 두절되기 전후로 회사 자금을 임의로 사용한 흔적을 남깁니다. 대표이사나 사내이사 지위를 이용해 주주총회·이사회의 정당한 의사결정 없이 자금을 집행한 경우, 이는 단순한 계약 위반이 아니라 업무상 배임죄(형법 제356조) 또는 업무상 횡령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자본금 10억 원 미만의 소규모 법인은 상법 제383조에 따라 이사회를 구성하지 않고 사내이사 1~2인만 둘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 회사는 이사회가 없으니 내가 임의로 결정해서 돈을 써도 된다"고 착각하는 동업자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사회가 없는 소규모 회사라도 상법상 이사회 결의 사항은 주주총회 결의로 대체되어야 합니다. 주주인 귀하의 동의나 주총 의사록도 없이 회사 특허권을 개인 명의로 이전하거나, 개인 사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거나, 정관에 없는 과도한 보수를 셀프로 챙겼다면 업무상 배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형사 고소의 성패는 객관적인 자료에 달려 있습니다. 동업자가 눈치채기 전에 신속하게 아래 자료를 확보하십시오.
배임 혐의를 포착했다면,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할 조치가 있습니다. 바로 동업자가 보유한 비상장주식 가압류입니다.
소송이 시작되면 동업자는 지분을 제3자에게 헐값에 매각하거나 우호 세력에게 넘겨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또한 향후 승소하더라도 동업자 명의의 재산이 없으면 판결문은 종잇조각에 불과합니다.
비상장주식은 부동산처럼 등기부등본이 없기 때문에, 제3채무자인 해당 법인(우리 회사)에 가압류 결정문이 송달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동업자의 주식을 가압류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지분을 회수하거나 투자금을 돌려받는 소송을 진행해야 합니다. 이때 주주간계약서의 작성 여부에 따라 공격 경로가 달라집니다.
창업 시 주주간계약서에 의무 근무 조항(Vesting)과 위반 시 주식 무상 양도 또는 액면가 매수 청구권(Call Option)을 넣어두었다면 분쟁 해결이 수월합니다.
계약서 없이 구두 약속만으로 창업했다면 난이도가 높아집니다. 이 경우 상법 규정을 활용해야 합니다.
동업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주주명부에서 동업자의 주식을 임의로 삭제하거나, 동의 없이 유상증자를 진행해 지분율을 강제로 희석시키는 행위는 오히려 귀하가 사문서위조죄나 업무상 배임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반드시 법원의 가압류 결정과 판결을 거쳐 합법적인 절차로 지분을 정리하십시오.
Q1. 동업자가 잠적해서 주소도 모르고 연락도 안 되는데 소송이 가능한가요?
A1. 가능합니다. 동업자의 주민등록상 주소지로 소장을 송달하되, 송달이 불가능할 경우 법원에 공시송달을 신청하면 됩니다. 공시송달이란 송달할 서류를 법원에 보관하고 그 사유를 법원 게시판에 공고함으로써 송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로, 상대방 참여 없이도 재판을 진행하고 승소 판결을 받을 수 있습니다.
Q2. 비상장주식 가압류를 신청할 때 법원에 내야 하는 담보(공탁금)는 얼마나 되나요?
A2. 주식 가압류는 채무자의 재산권에 큰 제약을 가하므로 법원은 담보제공을 명령합니다. 통상 청구 금액의 20~40% 선에서 결정되며, 비상장주식의 경우 법원 허가를 받아 전액 보증보험증권(서울보증보험) 제출로 갈음할 수 있어 실제 현금 부담은 크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Q3. 주식 가압류를 해두면 상대방의 의결권 행사도 막을 수 있나요?
A3. 가압류는 주식의 '처분(매매, 증여 등)'을 제한하는 조치일 뿐, 주주로서의 의결권이나 배당청구권을 즉시 박탈하지는 않습니다. 동업자가 주주총회에 참석해 회사 운영을 방해할 우려가 크다면, 가압류와 동시에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을 별도로 신청해 판결 전까지 의결권 행사를 임시로 정지시켜야 합니다.
Q4. 동업자가 가져간 돈을 '대여금'으로 처리해서 소송을 걸면 더 빠르지 않나요?
A4. 차용증이나 명확한 이자 지급 내역 등 대여 관계를 입증할 객관적 증거가 없다면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동업자는 "동업 자금으로 정당하게 사용한 것"이라고 항변할 것이고, 입증 책임은 원고에게 있어 소송이 장기화되거나 패소할 위험이 있습니다. 법인 정관 위반과 상법상 절차 위반을 파고드는 배임죄 고소가 훨씬 강력하고 빠른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동업 분쟁은 단순한 민사 갈등이 아닙니다. 회사의 존폐가 걸려 있으며, 상법과 형법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고난도의 기업 법무 영역입니다. 한순간의 감정적 대응이나 절차적 실수가 되돌릴 수 없는 손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법률사무소 완봉에서는 스타트업 및 소규모 법인의 동업 분쟁에 관한 전문 상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동업자의 잠적이나 자금 유용 정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다면, 첫 단추를 채우기 전에 전문가와 먼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