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상담신청
오시는 길
법률 블로그
법률 정보
기업 법무 2026.06.26

대기업과 기술 미팅 전 NDA에 슬쩍 끼워 넣은 ‘잔존정보(Residuals) 조항’, 모르고 서명했다가 기술 탈취당해도 소송조차 못 하는 이유

NDA 잔존정보 조항 기술 탈취 방어 비밀유지계약서 검토 스타트업 법률자문 대기업 계약 독소조항

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완봉입니다.

대기업과의 기술 미팅을 앞두면 설렘과 긴장이 교차하기 마련입니다. '드디어 우리 기술력을 인정받아 크게 도약할 기회가 왔구나' 하는 기대감에 비밀유지계약서(NDA)를 꼼꼼히 읽지 않거나, '대기업 표준 양식이니 문제없겠지' 하며 서명부터 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계약서 한 구석에 교묘하게 숨겨진 단 한 줄의 조항 때문에, 피땀 흘려 개발한 핵심 기술을 빼앗기고도 소송 한 번 제대로 해보지 못하는 비극이 발생하곤 합니다. 바로 M&A, 오픈 이노베이션, 공동 개발 협업 미팅에서 대기업들이 자주 활용하는 독소조항인 '잔존정보(Residuals) 조항'입니다.


TL;DR (핵심 요약)

  • 잔존정보 조항은 상대방이 서류나 파일 없이 '머릿속에 남은 기억'만으로 기술을 재현해 사용하는 것을 면책해 주는 치명적인 독소조항입니다.
  • 이 조항에 동의하면 기술 탈취를 당하더라도 계약 위반이나 부정경쟁방지법상 기술유용으로 법적 책임을 묻기가 극도로 어려워집니다.
  • 기술 미팅 전 NDA에서 이 조항을 반드시 삭제하거나, 특허권 및 저작권 침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명시적인 예외 규정을 두어야 합니다.

1. 잔존정보(Residuals) 조항이란 무엇인가?

잔존정보 조항이란, 정보를 제공받은 측(수령인)의 임직원이 고의적인 도용 목적 없이 일상적인 업무 수행 과정에서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남아 있는 정보'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계약상 합의입니다.

쉽게 말해, "우리 직원이 미팅 때 들은 내용을 머릿속으로 기억해 냈다면, 그 기억을 바탕으로 유사한 기술이나 서비스를 개발해도 비밀유지의무 위반으로 보지 않겠다"는 선언입니다.

영문 NDA에서는 대개 다음과 같이 표현됩니다.

'The Receiving Party shall be free to use for any purpose the residuals resulting from access to Confidential Information...'

국문 계약서에서는 다음과 같이 슬그머니 삽입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 계약의 어떠한 규정도 피제공자가 정보제공자의 비밀정보를 접한 임직원의 무지원 기억(Unaided Memory)에 의존하여 보유하게 된 잔존정보를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지 아니하며, 이의 사용은 본 계약의 위반으로 보지 아니한다.'


2. 기술을 빼앗겨도 소송조차 못 하는 이유

"아무리 기억에 의존했다 해도 우리 기술을 그대로 베껴 똑같은 제품을 만들었는데 법이 가만히 있겠냐"고 억울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계약서에 이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면 법적으로 다음과 같은 거대한 장벽에 가로막히게 됩니다.

① 영업비밀 침해의 '무단성' 자체가 무너진다

부정경쟁방지법상 기술유용이나 영업비밀 침해가 성립하려면 상대방의 행위가 '무단'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런데 잔존정보 활용을 허용하는 조항에 서명했다면, 법원은 이를 "기술 제공자가 상대방의 기억 기반 사용을 사전에 허락한 것"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큽니다. 합의된 범위 내의 사용이 되어버리므로,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② 입증책임의 비대칭성

상대방이 문서나 소스코드를 물리적으로 복사하거나 이메일로 전송한 명백한 물증이 없다면, 침해를 당한 스타트업이 직접 증명해야 합니다. 대기업 측에서 "미팅에 참가했던 개발자의 기억과 자체 기술력을 결합해 독자적으로 개발했을 뿐"이라고 주장하면, 보이지 않는 머릿속 기억의 작동 과정을 법적으로 증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3. 대기업이 이 조항을 고집하는 이유와 그 허점

대기업과 협상하다 보면 흔히 이런 말을 듣게 됩니다.

"우리 회사는 수만 명의 개발자가 수십 개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합니다. 미팅에 참석한 개발자가 나중에 우연히 유사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될 때 발생할 수 있는 소송 리스크로부터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 조항은 필수적입니다."

언뜻 들으면 합리적인 리스크 관리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는 기술력이 약한 스타트업의 무기를 선제적으로 무장해제 시키는 협상 전술에 불과합니다. 대기업 내부의 인력 관리 리스크를, 아무런 잘못이 없는 스타트업이 기술 상실이라는 치명적인 대가로 대신 떠안아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4. 내 기술을 지키는 3단계 NDA 방어 전략

1단계: 조항 전체 삭제 요구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잔존정보 조항 전체를 삭제하는 것입니다. "우리 기술의 핵심 노하우는 미팅에서 제공되는 개념과 구조적 아이디어에 있으며, 기억하기 쉬운 형태이므로 이 조항이 유지되면 NDA 자체가 무력화됩니다"라고 명확하게 논리를 펼쳐야 합니다. 진정성 있는 협업 의지가 있다면, 이 정당한 요구를 거절하기 어렵습니다.

2단계: 지식재산권 예외 조항(Carve-out) 추가

조항 삭제를 끝내 거부한다면, '잔존정보 활용이 특허권·저작권 등 어떠한 지식재산권의 라이선스 허용도 의미하지 않는다'는 예외 조항을 반드시 추가해야 합니다.

'단, 본 잔존정보 조항은 정보제공자의 특허권, 상표권, 디자인권 또는 저작권 등 지식재산권에 따른 권리 행사를 제한하지 아니하며, 이에 대한 어떠한 명시적·묵시적 라이선스도 부여하지 않는다.'

이렇게 명시해 두면, 상대방이 기억에 기반해 기술을 재현하더라도 등록된 특허권이나 소프트웨어 저작권 침해에 대해서는 별도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3단계: 기술 정보 제공 이력 철저히 관리

미팅 전 제공하는 모든 자료에 'CONFIDENTIAL' 또는 '비밀 정보' 워터마크를 표시하고, 배포 자료의 수량과 수령인을 기록해 두어야 합니다. 미팅 이후에는 "오늘 미팅에서 이러한 기술 정보가 전달되었음"을 확인하는 이메일이나 회의록을 작성하고 상대방의 서면 회신을 받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추후 '기억에 의존한 사용'이라는 대기업의 주장을 깨트릴 강력한 정황 증거가 됩니다.


자주 하는 질문 (Q&A)

Q1. '그룹 표준 양식이라 한 글자도 고칠 수 없다'고 하는데, 협상을 포기해야 할까요?
아닙니다. 계약서 본문을 수정하는 대신 '특약 사항'이나 '별첨(Addendum)'을 활용하세요. "본 계약의 다른 조항에도 불구하고, 잔존정보 조항은 양사의 특허 및 등록된 핵심 기술 자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한 줄의 특약만으로도 충분한 법적 안전장치가 됩니다.

Q2. 특허 출원을 아직 안 한 아이디어 단계 기술인데, 이 NDA에 서명해도 될까요?
절대 안 됩니다. 등록 특허가 없는 상태에서 잔존정보 조항이 포함된 NDA에 서명하고 기술을 공개하는 것은, 사실상 "먼저 특허 출원해도 좋습니다"라고 허락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미팅 전에 핵심 기술에 대한 특허 출원(우선권 주장 번호 확보 등)을 최소한이라도 진행해 두시길 강력히 권장합니다.

Q3. '무지원 기억(Unaided Memory)'이란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가요?
메모, 녹음 파일 등 어떠한 물리적 보조 수단도 없이 순수하게 인간의 뇌에 저장된 기억만을 의미합니다. 이론적으로는 그렇지만, 상대방 개발자가 노트를 보며 베꼈는지 순수하게 기억에만 의존했는지를 소송 과정에서 증명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용어의 정의에 매몰되기보다 조항 자체의 효력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대응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Q4. 이미 이 NDA에 서명하고 미팅을 마쳤는데, 기술 탈취가 의심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지금이라도 상대방과 나눈 이메일, 메신저 대화, 미팅 시 제출한 자료를 시계열 순으로 정리하세요. 특히 상대방이 우리 기술을 접한 이후 단기간에 유사한 제품을 출시했다는 시간적 선후 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한 뒤, 기술 탈취 분쟁 경험이 풍부한 법률 전문가를 통해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 침해 또는 성과물 도용 행위에 해당하는지 즉시 검토받으시기 바랍니다.

Q5. 잔존정보 조항 삭제를 요구했더니 협업 자체를 거부하겠다고 합니다.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요?
역설적으로, 정당한 기술 보호 요구에 협업 거부로 맞서는 상대방이라면 처음부터 진정한 협업 의지가 없었을 가능성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단기적인 비즈니스 기회보다 기업의 핵심 자산을 지키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기술이 탈취된 이후에는 되돌릴 방법이 없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소중한 핵심 기술, 시작부터 지켜내야 합니다

대기업과의 협업은 스타트업에게 엄청난 도약의 기회이지만, 잘못 꿴 첫 단추는 기업의 도산으로 이어질 만큼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NDA는 단순히 "우리가 만났다는 비밀을 지키자"는 요식 행위가 아니라, 우리 회사의 가장 소중한 자산인 기술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핵심 계약서입니다.

법률사무소 완봉에서는 스타트업의 기술 보호 및 NDA 계약 검토에 대한 전문 상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대기업과의 중요한 미팅이나 협상을 앞두고 계신다면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전문가와 함께 철저히 대비하시기 바랍니다.

법률사무소 완봉 상담 안내
- 대표 번호: 02-6263-9093
- 찾아오시는 길: 서울 용산구 서빙고로 17 센트럴파크타워 12층 1202호


본 포스팅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실관계나 계약서의 세부 문구에 따라 법적 판단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계약 체결 전 반드시 법률 전문가와 개별 상담을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이진연 변호사 프로필 사진

이진연 변호사

대표변호사

  • 법무법인(유한) 대륜 형사전문그룹
  • 법무법인 수림
  • 채권추심변호사회 회원
  • 등기경매변호사회 회원
변호사 프로필 보기 ›
이태경 변호사 프로필 사진

이태경 변호사

대표변호사

  • 법무법인 수림
  • 채권추심변호사회 회원
  • 등기경매변호사회 회원
  • 법무법인 더앤
변호사 프로필 보기 ›

법률사무소 완봉

대표변호사가 직접 상담합니다

사건 초기 대응부터 종결까지, 대응 방향을 함께 점검하고 설계합니다.

상담 신청하기
목록으로 돌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