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완봉입니다.
스타트업이나 상장사의 등기이사·사외이사직을 수락할 때 "회사에서 임원배상책임보험(D&O)을 가입해 두었으니 책임 리스크에서 안전하다"는 말을 듣고 안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소액주주 연대나 행동주의 펀드로부터 수십억 원대의 주주대표소송을 당하는 순간, 믿었던 방패에 심각한 균열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소송장을 받고 보험사에 연락하면 돌아오는 답변은 허탈하기 짝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당 사안은 임원의 고의 또는 중과실에 의한 임무해태에 해당할 소지가 있어 약관상 면책 사유에 해당하므로, 보험금 지급 및 방어비용 선지급이 어렵습니다"라는 싸늘한 통보가 돌아오는 것입니다.
임원배상책임보험은 결코 자동으로 작동하는 만능 보호막이 아닙니다. 보험사는 어떻게든 면책 조항을 적용해 지급을 피하려 합니다. 소송 제기 직후 또는 지급 거절 통보를 받은 단계에서, 보험사의 '고의·중과실' 프레임을 어떻게 무력화하고 보험금을 정상적으로 받아낼 수 있는지 실무 소명 전략을 안내해 드립니다.
임원배상책임보험(D&O, Directors & Officers Liability Insurance)은 임원이 직무 수행 중 발생한 과실이나 의무 불이행으로 주주·제3자에게 손해를 입혔을 때 배상금과 소송 비용(방어비용)을 보장하는 제도입니다. 특히 주주들이 이사를 상대로 회사를 대신해 제기하는 주주대표소송(상법 제399조)에서 임원 개인이 기댈 수 있는 핵심적인 재정적 보루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보험금 지급 청구서가 접수되는 순간, 보험사는 철저하게 손실을 줄이려는 영리 기업의 시각으로 사건을 바라봅니다. 수십억 원에 달하는 배상금과 변호사 비용은 고스란히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에, 약관 구석구석의 면책 사유를 뒤져 지급을 거부할 명분을 찾는 것입니다.
이때 보험사가 전면에 내세우는 논리가 '고의적 임무해태' 및 '부정행위' 면책 조항입니다. 보험사들은 주주 측이 소장에 적어 낸 자극적인 주장(예: '피고 이사들은 고의로 선관의무를 위반하여 회사에 손실을 입혔다')을 그대로 인용하며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지급 보류 통보를 보냅니다.
이 프레임에 갇히면, 임원은 소송이 진행되는 수년 동안 수억 원에 달하는 변호사 비용을 자비로 부담해야 하는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보험사의 프레임을 깨뜨리기 위해서는 이사의 행위가 상법상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선관의무)를 다한 합리적인 업무 수행이었음을 논리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이때 가장 핵심적인 법적 무기가 '경영판단의 원칙(Business Judgment Rule)'입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이사의 경영적 결정이 사후에 실패하여 회사에 손실을 초래했더라도 아래 4가지 요건을 충족하면 이사에게 선관의무 위반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소송 제기 직후 또는 보험사의 거절 통보를 받은 단계에서 "우리의 의사결정은 사후 결과가 나빴을 뿐, 경영판단의 원칙에 부합하는 절차를 거친 결과물"임을 법리적으로 소명해야 합니다. 이 소명이 성공하면 보험사는 더 이상 '고의·중과실'을 이유로 면책을 주장할 근거를 잃게 되고, 막혀 있던 방어비용과 배상금의 물꼬가 트이게 됩니다.
많은 기업이 이사회 회의록을 "제1호 안건 가결, 전원 찬성"이라는 짤막한 결과만 남겨두는 형식으로 작성합니다. 그러나 이런 회의록은 보험사와의 분쟁에서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경영판단의 원칙을 입증하려면 의사결정 당시 이사회가 얼마나 신중하게 리스크를 검토했는지가 기록으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보험사의 면책 통보를 수동적으로 기다려서는 안 됩니다. 소송 사실을 보험사에 통지할 때부터 독립적인 제3자 로펌의 '법률 의견서'를 첨부하여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이 의견서에는 단순히 "우리는 잘못이 없다"는 주장이 아니라, 해당 의사결정이 상법 및 판례상 경영판단의 원칙 요건을 어떻게 충족하는지 구체적인 사실관계·수치·유사 판례를 엮어 논증해야 합니다. 신뢰성 있는 로펌의 정밀한 법률 의견서가 제출되면, 보험사 역시 무리하게 면책을 밀어붙이기 어려운 사법적 압박을 받게 됩니다.
D&O 보험 분쟁에서 가장 빈번한 실수는 임원이 독단적으로 변호사를 선임하고 비용을 지출한 뒤, 나중에 보험사에 청구하는 경우입니다.
대부분의 D&O 보험 약관에는 '보험사의 서면 동의 없이 지출한 방어비용은 보장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Q1. 주주대표소송이 제기되면 보험사에 바로 알려야 하나요?
네, 반드시 즉시 통지해야 합니다. 임원배상책임보험은 '배상청구기준(Claims-made)' 보험으로, 보험기간 중에 청구가 제기되고 그 사실이 보험사에 통지되어야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통지가 늦어지면 보험사는 '통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면책을 주장할 수 있으며, 지연 기간에 발생한 방어비용은 보장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Q2. 단순히 찬성표를 던진 사외이사나 감사도 개인 배상 책임을 지나요?
그렇습니다. 상법 제399조 제3항에 따르면 이사회 결의에 찬성한 이사는 그 결의에 따른 책임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의를 제기한 사실이 의사록에 기재되지 않은 이사는 찬성한 것으로 봅니다. 사외이사·감사라도 반대 의견을 적극적으로 남기지 않았다면 연대하여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으므로, 소송 피고로 지정되는 즉시 D&O 보험의 보호를 받기 위한 소명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Q3. 주주대표소송과 함께 형사 고발이 들어온 경우에도 보험금이 나오나요?
형사 판결로 유죄가 최종 확정된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면책됩니다. 다만 수사·재판이 진행 중인 단계에서는 무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되므로 변호사 비용 등 방어비용의 선지급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때도 보험사는 선지급을 거부하려 하므로, 형사 혐의가 '고의적 범죄'가 아닌 '경영 판단 과정의 과실'임을 초기부터 강력하게 소명해야 방어비용 지원이 끊기지 않습니다.
Q4. 회사가 부도나거나 협조하지 않으면 임원 개인이 직접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나요?
D&O 보험은 크게 회사가 임원의 손해를 먼저 보전한 뒤 청구하는 담보(Side B)와, 회사가 임원을 보호하지 못할 때 임원 개인이 직접 청구하는 담보(Side A)로 구성됩니다. 회사가 파산했거나 경영권 분쟁 등으로 협조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도, 임원 개인은 Side A 담보를 통해 보험사에 직접 보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임원 스스로 로펌을 선임해 독자적인 소명 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임원배상책임보험은 '가입해 두었다'는 사실만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소송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보험사와 치열한 법리 싸움을 벌여 쟁취해 내야 하는 복잡한 권리입니다.
법률사무소 완봉에서는 주주대표소송 대응 및 임원배상책임보험 관련 법률 상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사회 회의록 분석부터 경영판단의 원칙을 입증하는 법률 의견서 작성, 보험사와의 협상에 이르기까지 임원 여러분의 권리를 끝까지 지켜드리겠습니다.
지급 보류 통보를 받으셨거나 주주대표소송에 대비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시다면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본 블로그의 내용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실제 개별 사건의 사실관계 및 보험 약관의 세부 조항에 따라 법적 판단과 실무 대응책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법률 전문가의 개별 자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